이달 중순께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공개할 예정인 정부가 도심에 위치한 군부대 축소·이전을 통해 주택 공급용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 주요지역의 군부대는 자치구마다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는 만큼 주택공급지로 활용하더라도 갈등 요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군부대 이전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만큼 서울의료원·용산국제업무지구처럼 개발의 방향성을 두고 정부의 대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다. 토지 보상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 만큼 신속한 주택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4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 금천구와 금천구 소재 공군부대 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금천구청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공군부대를 축소하고 이를 통해 확보하는 부지에 4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주택 공급 대책의 하나로 국토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와 금천구는 현재 군부대가 사용하는 용지 중 부대 용지를 기존의 25%로 축소하고 나머지 75%를 아파트와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천구는 용적률 500%를 적용해 4000가구를 신규로 공급할 방침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국토부가 공간혁신선도 사업으로 추진하게 되면 용적률 제한이 없다”며 “500%의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4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천구는 국토부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마포구에서도 합정동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부대를 이전해 주택공급지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마포구청은 지난해 11월 마포구와 접한 8.2㎞의 한강변 개발을 일컫는 ‘마포강변 8.2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합정 군부대 이전을 추진해 한강 조망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지역 기반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해 주민 1만 4000여 명의 서명을 근거로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대 이전 민원을 제출한 바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군부대의 대체부지 등과 관련해 정부와 논의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역의 숙원사업인 만큼 소통을 원활하게 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안양·의왕·의정부시의 군부대 역시 유력한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안양시는 만안구 박달동 일대 328만㎡ 군부대의 대규모 탄약시설을 지하화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종전부지를 양도받아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인 ‘박달스마트시티’를 추진 중이다. 박달스마트시티에는 1000여 가구의 주택 공급이 추진된다. 안양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을 위해 국토부·경기도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의왕시 역시 13만 4096㎡ 규모의 내손동 호계예비군훈련장의 이전을 국방부와 협의 중이다. 호계예비군훈련장 부지는 아파트 단지 반도보라빌리지1·2단지와 인접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역시 사격 훈련 소음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이어지면서 의왕시가 2009년 국방부에 정식 이전을 요청한 바 있다. 호계예비군훈련장 이전 부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다면 반도보라빌리지 1·2단지보다 많은 2000~3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부동산업계는 이 같은 군부대 이전을 통한 주택공급이 공공기관 유휴부지 활용보다 갈등 요인이 적다고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용산정비창은 주택공급지 활용 발표 이후에도 서울시와 용산구 등의 반대로 공회전했다. 서울시와 용산구 등은 주택공급 규모를 축소하고 국제업무지구 개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서울의료원 역시 강남구에서 공공주택 공급지로 부적합하며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연계해 업무지구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발표 당시 3000가구 공급이 목표였지만 강남구 등의 반대로 800가구 규모로 축소하는 방안과 업무지구로의 개발 등 아직 방향성을 정하지 못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군부대 용지는 국방부와 협의 없이 이전이 어려운 만큼 지자체가 개발의 방향을 두고 많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기초 지자체 간 갈등이 없다면 신속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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