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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정통합안, 돈 뿌리기·졸속 비판 자초해선 안 된다

김민석(가운데) 국무총리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새로 출범할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에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약속하며 4년간 최대 4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질적 수도권 집중 해소 등을 명분으로 앞세우며 파격적인 유인책을 내놓은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해 국정과제 중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정통합을 독려하기 위해 재정 지원, 위상 강화와 함께 공공기관 우선 이전, 입주 기업 고용보조금 제공 및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 보따리도 풀겠다고 예고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광역 단위 통합은 세계적인 흐름이기는 하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이 부동산 급등과 교육의 불평등, 지역 소멸 등 여러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일본 등 주요국의 경우 지역 거점 도시를 육성해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성과를 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미 한계 수준을 넘어섰다. 인구는 물론 자본과 일자리,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은 현상 유지는커녕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은 일정 규모를 넘는 광역자치단체를 키워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기초자치단체의 통합 사례는 일부 있었으나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의 통합은 새 지자체 명칭, 행정기관 배치 및 재정 배분 등을 놓고 갈등이 커지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행정통합안은 국가의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방향은 맞지만 문제는 타이밍과 내용이다. 무엇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 표심을 위한 돈 풀기 정책과 졸속적인 행정통합 정책에 속도를 낸다는 비판을 자초해서는 곤란하다. 비틀린 정치 논리는 통합을 가로막고 되레 갈등의 불씨만 키우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행정통합이 수도권 집중 해소를 앞당기는 결실을 맺게 하려면 정교한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은 물론 선거구 획정 및 행정체계 개편 등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과 국민의 동의도 필요하다. 충분한 공론화와 세밀한 계획 없이 정치 논리에 함몰돼 서두르다가는 백년대계의 국가적 과제를 그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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