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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를 넘어서
오피니언 사설 2023.03.27 19:06:02반도체 황제 고든 무어가 94세를 일기로 최근 별세했다. 무어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쇼클리반도체연구소’에서 반도체 개발에 발을 들였다. 쇼클리반도체연구소는 진공관을 대체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가 세운 회사다. 무어는 이후 쇼클리의 독선적인 경영에 반대해 동료 7명과 함께 독립한다. 이것이 유명한 ‘8인의 배신자’ 사건 -
‘꽃 구경하고 연애하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6 18:00:00쓰촨성 청두의 4년제 대학인 서남항공직업학원이 4월 1일부터 7일까지 봄방학을 시행한다. 올해 봄방학 캐치프레이즈는 ‘나가서 꽃구경하고 연애하라’다. 쓰촨성 몐양항공직업학원 등도 같은 취지의 봄방학을 실시할 계획이다. 대학이 직접 연애를 권장할 정도로 중국 젊은 층의 결혼 기피와 그에 따른 저출산은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년보다 85만 명 줄어든 14억 1175만 명이었다. 61년 만의 첫 인구 감소다. 신 -
당헌 80조와 96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3 18:15:412015년 6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혁신적인 당헌 개정안을 내놓았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고 규정한 당헌 80조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만든 이 조항은 대표적인 개혁 방안으로 받아들여졌고 20대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
민스키 모멘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2 19:34:131997년 아시아에서 연쇄 외환위기 사태가 벌어지자 러시아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석유 등 원자재의 아시아 수출이 막히면서 외화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시 원자재는 러시아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했다. 러시아 정부는 채무 상환 능력을 잃자 결국 1998년 8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루블화의 가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고 물가상승률이 84%까지 치솟았다. 러시아 국채에 투자했던 미국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
중러 ‘대미 연합전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1 17:55:522019년 6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 시내의 한 동물원을 찾았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중국의 상징인 판다 두 마리를 선물로 건넨 뒤 볼쇼이극장에서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면서 “주요 국제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미중 패권 전 -
중국 ‘인지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20 18:08:472021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상대로 치밀한 '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을 펼쳤다. 5월 13일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인 가자지구에 군사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 이스라엘군이 트위터에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뉴스가 전해지자 하마스는 지상전 준비를 위해 지하에 은폐했던 무기를 이동시켰다. 무인정찰기를 통해 이를 포착 -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9 18:37:412015년 4월 미국 볼티모어에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을 쳐다본 뒤 도주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그레이는 이 과정에서 척추를 심하게 다쳐 일주일 뒤 사망했다. 경찰의 과잉 대응에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는 폭동으로 확산돼 볼티모어는 ‘무법 도시’로 변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 대응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slow-rolling crisis)”이라고 했다. -
한국형 IMEC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6 18:45:531982년 벨기에의 플랑드르 자치정부가 새 산업 전략을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등 과학기술을 통해 경제 구조를 혁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일명 ‘플랑드르의 3차 산업혁명’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등 첨단 연구 활성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1984년 루뱅가톨릭대의 전자공학 엔지니어들이 루뱅에 초소형 전자기술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오늘날 세계적인 반도체·나노기술 연구개발(R&D) 기관으로 자리 잡은 IMEC(Inter -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5 18:25:22‘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재임 때 즐겨 사용했던 경구다. 그는 백악관의 책상 위에도 이 구절이 적힌 팻말을 두고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삼았다. 이는 그가 원자폭탄 투하, 6·25 파병 등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는 고별사에서 “대통령이 하는 일 중 가장 큰 부분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다른 누구도 그를 대신해 결정할 수 없다고 -
강철 만리장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4 18:05:54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2021년 7월 1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회색 인민복 차림으로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랐다. 시 주석은 그 자리에서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누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외쳤다. 광장을 가득 -
리튬 카르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3 18:14:04미국의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2012년 자신의 저서인 ‘3차 산업혁명’을 통해 앞으로 40년 동안 전 세계 정치·경제가 신재생에너지를 원동력 삼아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에너지 대전환에서 배터리는 핵심 매개체다. 배터리를 생산하려면 핵심 광물인 리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리튬은 기존 배터리 속의 납보다 20배 이상 가벼워 전자제품과 전기차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
레가툼 번영지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12 18:43:03영국의 싱크탱크인 레가툼연구소(Legatum Institute)는 2007년부터 매년 국가별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행복이란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와 물질적 부, 삶의 만족도까지 포함해 국가별로 행복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연구소는 경제, 기업 환경, 국가 경영, 사회적 자본 등 12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북 -
‘홍두문건’ 시대 회귀하는 中
정치 대통령실 2023.03.09 18:16:391999년 7월 20일 오전 중국 공산당은 각 지역 성(省) 정부에 붉은 글씨로 ‘중요 문건’이라고 적힌 문서를 긴급 발송했다. 공산당 지도부의 지시 사항이 담긴 ‘홍두문건(紅頭文件)’이었다. 문서의 내용은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파룬궁은 불법 조직으로 오늘부터 활동을 금지한다”는 것이었다. 공산당의 의중을 간파한 지역 공안국은 이날 오후부터 파룬궁 관련자 검거에 나섰다. 홍두문건은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정부)이 각 -
미일 반도체협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08 18:04:37일본은 1970년대 오일 쇼크를 겪으며 첨단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 중화학 공업으로는 고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메모리반도체에 주목했다. 일본 정부는 막대한 보조금 지급과 저리 융자,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등으로 반도체 육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일본의 메모리 점유율은 1980년 25%에서 1987년 80%로 급등했다. 미국 언론은 일본의 메모리 장악을 ‘제2의 진주만 공습’이라고 부르며 경계했다. -
스티키 인플레이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3.07 18:37:23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합성어들이 쏟아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용어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일반 물가의 급등을 초래하는 현상을 뜻한다. 각각 우유와 설탕 원재료 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불러온다는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과 슈거플레이션(sugarflation)이 대표적 사례다. 피그플레이션·에그플레이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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