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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쿵이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6 19:19:57최근 중국 대학생 사이에서 자학적인 ‘시체 졸업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졸업식 가운을 입은 채 얼굴을 땅에 늘어뜨리거나 난간·간판·의자 등에 시체처럼 매달린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졸업식이 내 장례식”이라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맞은 중국 ‘쿵이지(孔乙己)’ 세대의 한 단면이다. 쿵이지는 중국 근현대 작가 루쉰의 동명 소설 속 주인공이다. 청나라 말 과거시험에 급제하지 못해 좀도둑질로 생계 -
[만파식적] 노레이블스 ‘제3 후보론’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5 17:35:442015년 10월 정치 단체인 ‘노레이블스(No Labels)’가 미국 뉴햄프셔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조지프 최 씨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국이 대가 없이 한국을 수호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트럼프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트럼프는 “당신은 한국인이냐”고 물은 뒤 “미국이 지불하는 비용에 비하면 푼돈”이라고 쏘아붙 -
[만파식적] 美 ‘기울어진 대법원’ 논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4 18:00:58미국 연방대법원이 보수·우파 쪽에 가까운 판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기울어진 법원’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의 폐기를 시작으로 공공장소에서 총기 소지를 금지한 뉴욕주법에 대한 위헌 판결, 소수 인종 우대 정책 위헌 판결,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 무효화 등 민감한 사안마다 보수색을 강하게 드러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도 세입자 퇴거 유예와 -
[만파식적] 실로비키 균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3 18:06:15제1차 세계대전 초기인 1914년 러시아제국 군이 타넨베르크(현 폴란드 북부)에서 독일 군에 거의 섬멸됐다. 23만 명의 대군으로 15만 명의 독일 군에 비해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군 장성 간의 알력으로 어이없이 각개격파됐다. 타넨베르크 전투는 포위 섬멸전의 전형으로 고대 로마가 수적 우위에도 남부 이탈리아에서 카르타고의 한니발에 대패했던 칸나에 전투와 비견된다. 러시아제국이 1917년 3월 혁명으로 붕괴된 것은 이 당 -
[만파식적] ‘부머’의 한국행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7.02 19:36:242016년 11월 1일 이순진 당시 합참의장이 미 해군의 괌 기지를 방문했다. 마침 그곳에는 미 해군의 최강 전력인 전략핵잠수함(SSBN) ‘펜실베이니아함’이 전진 배치돼 있었다. 미 해군은 펜실베이니아함의 내부를 이 합참의장에게 전격 공개했다. 이 합참의장은 이 잠수함을 둘러본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멸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강력한 대북 메 -
[만파식적] 선택 기로에 선 팔라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9 18:01:29팔라우공화국은 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 서부 지역의 도서국으로 필리핀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약 460㎢로 경기도 남양주시 정도의 크기에 34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작은 나라다. ‘신들의 정원’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블루코너·블루홀·울롱채널 등 수많은 다이빙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어서 스쿠버다이버들에게는 ‘성지’로 통한다. 지 -
[만파식적] 라면 가격의 역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8 18:16:26삼양식품이 1963년 9월 15일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이었다. 생산을 위한 기계와 기술을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도입해 가능했다. 닭고기 수프를 포함한 라면 1봉지의 중량은 100g, 가격은 10원이었다. 당시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이 2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저렴한 것은 아니었다. 쌀 중심의 식생활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출시 초기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과 맞 -
[만파식적] 日 이즈모의 도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7 18:30:47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인 ‘고지키(古事記)’에 기록된 일본 건국 신화의 무대는 시마네현 동부의 작은 도시 이즈모(出雲)다.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천계에서 죄를 짓고 추방된 바다의 남신(男神) 스사노오가 이곳에 정착해 나라를 세웠다. 일본 고대사의 중심지답게 오늘날에도 한 해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인구 17만 명 규모의 이즈모시(市)를 찾는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神社)이자 인연을 맺어주는 신 -
[만파식적] 푸틴의 홍차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6 18:02:46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철수한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향후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형사처벌 면제를 약속했지만 권력 누수를 막기 위해서라도 프리고진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프리고진이 암살될 위험에 놓이면서 다시 소환된 용어가 ‘푸틴의 홍차’다. 원래 이 말은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었던 알렉 -
[만파식적] 대만 대선 지각변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5 17:44:03대만의 제2 야당인 민중당의 대선(총통 선거) 후보인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이 지난달 31일 진먼다오를 찾아 중국 푸젠성을 마주 보고 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섬에 와보니 중국 샤먼과 진짜 가깝다는 사실을 느꼈다”면서 샤먼과 이 섬을 연결하는 ‘진샤대교’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보름 뒤인 이달 14∼16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커 후보는 10%포인트의 격차로 선두를 달리던 라이칭더 민주 -
[만파식적] 헌터부츠의 몰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2 17:54:26장마 시즌이 다가오면 뜨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장화다. 장화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19세기 중반 고무 원료를 높은 온도로 가열한 후 유황을 첨가해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인 기업가 헨리 리 노리스가 관련 특허를 사들였다. 비가 자주 내리는 영국에서 이 기술로 비와 진흙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신발을 만들면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노리스는 이를 위해 1856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노 -
[만파식적] 대만산 번여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1 18:00:242021년 9월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번여지와 롄우 등 대만산 열대 과일에 대해 일방적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당국은 통관 과정에서 유해 생물이 나왔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외교가에서는 미국과 밀착해온 집권 민진당의 차이잉원 정권을 겨냥한 보복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만 외교 당국은 “중국이 군사적 위협에 이어 무역 무기화에 나섰다”고 주장하면서 국제무역 규범을 위반하는 적대적 조치를 -
[만파식적] ‘피크 차이나’의 허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20 18:05:32“2050년에는 중국에서 은퇴자 한 명을 부양할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가 두 명에 그칠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교수가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라는 공동 저서에서 ‘피크 차이나(Peak China·중국 정점론)’라는 개념을 내놓으면서 제시한 논거 중 하나다. 두 사람은 경직된 규제 탓에 중국의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이 정체 국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또 지정학적 긴 -
[만파식적] 죽음의 바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19 19:17:30이달 14일 새벽, 그리스 남부 해안에서 75㎞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대형 어선이 전복됐다. 리비아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던 이 배에는 100여 명의 아이들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시리아·이집트를 떠나온 최대 750명의 난민들이 타고 있었다. 생존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데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78명에 이르고 실종자는 500명이 넘는다. 2015년 4월 18일 리비아 해안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로 약 1100명의 난민 중 -
[만파식적] MICE 산업과 부산 엑스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6.18 17:57:24윤석열 대통령이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직접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등도 동참해 유치 운동에 나선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14일 출국해 열흘 가까이 파리에 머물면서 리야드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인다고 한다. 엑스포 유치 경쟁이 전 세계 국가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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