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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등 이슈 줄잇는 K바이오...잭팟? 폭탄?
산업 IT 2019.09.09 17:29:35‘인보사 사태’ ‘신라젠 쇼크’ 등으로 바이오업계를 향한 시장의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추석 이후 분위기를 바꿀 만한 대형 이슈들이 잇따라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K바이오 내의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며 자체 역량을 갖춘 회사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기업인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비롯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유전자 분석 결과 등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메지온의 희귀 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여부도 올해 내 가려질 예정이다. 오는 23일부터 27일 사이에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는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는 체내에서 간세포 성장인자(HGF)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해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유전자치료제다. 헬릭스미스 측은 엔젠시스 개발에 성공할 경우 10조원에 달하는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500명의 미국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7월까지 진행했다. 동아제약에서 스핀오프(회사분리)한 메지온은 오는 11월 16일 미국심장학회에서 희귀심장병 치료제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좌심실과 우심실 중 단 하나만 존재하는 선천성심장질환 치료제인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우심방-폐동맥 우회술)을 한 단심실환자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동아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의 성분명이기도 한 유데나필은 최근 임상 3상을 끝냈다. 지난 7월 상장 추진 안건을 가결한 SK바이오팜 역시 올 하반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FDA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앞서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서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FDA에 세노바메이트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오는 11월 21일까지 품목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사실상 품목허가는 확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월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5억3,000만달러(약 6,000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반환 의무가 없는 선계약금 1억달러(약 1,100억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SK바이오팜이 연내 예정된 상장을 거치면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4년을 끌어온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악연도 이달 중 정리될 예정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오는 20일 대웅제약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의 유전자 분석결과를 제출 받는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훔쳐갔다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라고 압박해왔다. 대웅제약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염기서열 공개를 거부해왔으나 ITC의 증거 개시 절차로 인해 강제로 제출하게 됐다. 앞서 진행했던 포자 분석에서 대웅제약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 대웅제약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이 우세하지만 메디톡스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와야 실제 균주 도용여부가 확인된다는 입장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주목!바이오벤처-닥터다이어리]"앱·이커머스서 카페까지...당뇨 전문 플랫폼 구축했죠"
산업 IT 2019.09.09 17:27:56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9명 중 1명이 걸리는 당뇨는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됐다. 국내 사망 원인 4위가 당뇨에서 오는 합병증이지만 당뇨를 바라보는 인식은 애매모호하다. 건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병 환자처럼 당장 생명이 위급하지도 않다. 류연지 닥터다이어리 공동대표는 고독할 수도 있고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마라톤과 같은 당뇨 관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닥터다이어리’를 창업했다. 닥터다이어리의 서비스는 다양하다. 다운로드 수 29만 건을 기록한 모바일 앱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환자 간 커뮤니티가 강점이다. ‘맛없을 것 같다’는 선입견을 깬 식단을 공유하고, 운동하는 모습을 찍어 올릴 수 있다. 매일 6회 이상 점검해야 하는 혈당을 체계적으로 기록할 수 있고, 체계적인 당뇨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당뇨 전문 쇼핑몰 ‘닥다몰’도 성황이다. 당 관리에 필요한 의료기기나 식단, 간식 등을 판매한다. 밥 속 탄수화물을 줄일 수 있는 ‘당뇨 특화 밥솥’, 바늘 대신 레이저로 간편하게 피를 뽑을 수 있는 채혈기도 구매할 수 있다. 서강대 인근의 커피숍 ‘무가당’은 ‘닥터다이어리’의 막내다. 지난 7월 창업한 무가당은 무밀가루·무설탕·저탄수화물 3원칙으로 제공되는 음료와 디저트를 살 수 있는 오프라인 카페다. 밀가루 대신 아몬드가루를 이용한 치즈케이크 등이 판매된다. 제품마다 첨가된 탄수화물 양을 적어놨는데, 그 수치가 50g를 넘는 게 없다. 류 대표는 “입소문이 조금씩 나며 당뇨 환자뿐 아니라 ‘저탄고지 다이어트(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체중감량법)’을 진행하고 계신 분들까지 찾는다”며 “조만간 대구에 2호점을 낼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모바일 앱부터 e커머스, 카페까지 얼핏 보면 전혀 다를 것 같은 사업을 ‘당뇨’라는 공통점으로 ‘닥터다이어리’의 12명 직원이 책임진다. 영양사와 제빵사도 합류해 새로운 디저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닥터다이어리는 강원창조혁신센터가 주관한 ‘2019 디지털 헬스케어 아이디어 공모전’에 최종 선정됐고, 뉴플라이트와 알펜루트자산운용으로부터 9억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사업 확대도 예정돼 있다. 기존 모바일 자가관리 시스템을 업데이트해 데이터 기반 맞춤 관리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등 고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당뇨를 넘어 암·비만 등 또 다른 만성질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도 세웠다. 류 대표는 “당뇨병도 여러 질환이 얽혀 있는 복합질환”이라며 “보다 정확한 맞춤 관리를 위해 질환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양날의 검 임상 3상...바이오벤처 왜 강행하나
산업 IT 2019.08.10 17:14:15임상 3상은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성공했을 경우 천문학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실패하면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가 사용하는 연구개발(R&D) 비용보다 매출이 낮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사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연구개발에만 수천억원씩 투자하는 대형제약사들이 3상에 들어가기 전 기술수출을 택하는 이유다. 하지만 바이오벤처는 다르다. 수많은 벤처들이 임상 3상을 강행한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벤처가 무리를 해서라도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이유로 자체 3상 이후 상용화에 이를 경우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대감과 함께 주가 관리 측면에서 3상 강행이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신약 임상 3상에는 임상 2상의 10배에 달하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의 환자를 모아야 하기에 수십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에 비해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연간 2,000억원 안팎씩 R&D에 투자하는 대형제약사들도 임상 2상 이후 대부분 기술 수출을 택하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R&D 비용을 사용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체급과 차원이 다르다. 물론 자체 임상 3상을 종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어 블록버스터 신약을 출시하면 개발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많은 바이오벤처가 임상 3상 시험에 직접 뛰어든 이유다. 1987년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길리어드는 창업 이후 15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타미플루’라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며 매출 24조원의 글로벌 탑10 제약사로 거듭났다. 2002년 2,2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올해 100조원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임상 3상이 주가 관리에 대단히 효과적인 재료라는 점도 작용한다는 게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가 당장 드러나는 게 아닌 만큼 ‘기대심리’ 만으로도 주가는 급등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자금을 회수하면 상당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번에 파장을 일으킨 신라젠 역시 문은상 신라젠 대표와 그 인척들이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했고 한 임원은 무용성평가 결과 발표를 한달여 앞두고 9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임상시험 실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고위 임원들의 주식 처분은 이와 별개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상 3상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품목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상용화에 실패할 경우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 질 수 있다. 한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임상 3상 이후 신약 출시까지 성공했지만 별다른 판매 성과를 얻지 못한 이후 회사 자체가 그룹내 계열사에 흡수합병 된 사연은 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 바이오벤처는 최근 3년 간 벤처 붐을 타고 쏟아지는 투자로 임상 3상 진행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임상 3상에 ‘올인’하기보다는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 만약을 대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바이오벤처의 본분이 R&D라지만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며 “회사는 지나치게 기대를 조장하는 행태를 버려야 하고, 투자자들도 과도한 기대 대신 정확한 분석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기자의눈] 그래도 ‘K바이오’는 전진해야 한다
산업 IT 2019.08.08 17:19:23“투자자 의견을 듣지 않으면 어떡합니까. 기자들만 중요하고 주주 의견은 중요하지도 않은 겁니까.” 이달 4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신라젠의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주주들은 격앙돼 있었다. 욕설도 잇따랐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 2일 펙사벡의 임상 3상 중단 권고 후 신라젠의 주가는 4만5,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급락했다. 이 자리에서 신라젠은 펙사벡의 후속 파이프라인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 파이프라인이 후기 임상 1상에 불과하지만 희망 섞인 신라젠의 비전 제시에 주주들은 “왜 이런 좋은 내용들은 기사화되지 않는 것인가”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이렇게 그날 간담회는 주주들의 절박함과 그들을 달래야 하는 신라젠의 초조함이 뒤섞여 ‘그래도 펙사벡은 전진해야 한다’는 대동단결로 끝이 났다. 신약후보 물질이 신약으로 출시될 확률은 0.02%에 불과하다. ‘블록버스터’가 될 확률은 더욱 낮다. 모두가 아는 의약품도 초창기 매출은 신통치 않았던 경우가 많다. ‘타미플루’가 대표적이다.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매출은 신통치 못했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운명을 바꿨다. 2004년 2억2,500만달러였던 타미플루의 매출은 2009년 30억달러로 급등했고 개발사인 길리어드는 2000년 1억9,000만달러였던 매출이 지난해 224억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K바이오는 이제 걸음마 단계인 상황이다. 실패가 당연하다. 다만 실패에서 배우는 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신라젠은 임상 3상 시험에서 ‘구제요법’ 때문에 데이터에 왜곡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상 참여자들도 생명 연장을 위해 다양한 신약을 투여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신라젠은 회사의 존립을 좌우할 임상시험에서 당연한 변수조차 고려하지 못했음을 시인한 꼴이 됐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는 K바이오의 현주소라고 자조한다. 바이오산업은 2016년 기준으로 세계시장 규모가 1조8,000억달러로 반도체 시장 규모 4,462억달러의 네 배에 달한다. 정부도 이 때문에 203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6% 확보를 약속하고 매년 4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K바이오는 1999년 대한민국 1호 신약 ‘선플라’ 개발 이후 불과 20년 만에 29개의 신약을 내놓았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기술 수출도 잇따른다. K바이오는 전진하고 있고 전진해야 한다. -
바이오벤처, 기술수출보다 '3상 올인' 왜
산업 IT 2019.08.05 17:29:50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실패 여파로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등 후유증이 짙어지는 가운데 다수 바이오 벤처들이 임상 3상에 ‘올인’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개발에만 수천억원씩 투자하는 대형제약사들도 3상에 들어가기 전 대부분 기술수출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체 3상 이후 상용화에 이를 경우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대감과 함께 주가 관리 측면에서 3상 강행이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제기되는 K바이오 위기론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독특한 연구개발(R&D) 관행과 투자 분위기가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신약 임상 3상에는 임상 2상의 10배에 달하는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연간 2,000억원 안팎씩 R&D에 투자하는 대형제약사들도 임상 2상 이후 대부분 기술 수출을 택하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R&D 비용을 사용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체급과 차원이 다르다. 물론 자체 임상 3상을 종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어 블록버스터 신약을 출시하면 개발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많은 바이오벤처가 임상 3상 시험에 직접 뛰어든 이유다. 1987년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길리어드는 창업 이후 15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타미플루’라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며 매출 24조원의 글로벌 탑10 제약사로 거듭났다. 2002년 2,2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올해 100조원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임상 3상이 주가 관리에 대단히 효과적인 재료라는 점도 작용한다는 게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가 당장 드러나는 게 아닌 만큼 ‘기대심리’ 만으로도 주가는 급등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자금을 회수하면 상당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번에 파장을 일으킨 신라젠 역시 문은상 신라젠 대표와 그 인척들이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했고 한 임원은 무용성평가 결과 발표를 한달여 앞두고 9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임상시험 실패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고위 임원들의 주식 처분은 이와 별개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상 3상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품목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상용화에 실패할 경우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워 질 수 있다. 한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임상 3상 이후 신약 출시까지 성공했지만 별다른 판매 성과를 얻지 못한 이후 회사 자체가 그룹내 계열사에 흡수합병 된 사연은 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 바이오벤처는 최근 3년 간 벤처 붐을 타고 쏟아지는 투자로 임상 3상 진행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임상 3상에 ‘올인’하기보다는 기술수출, 파이프라인 다각화 등 만약을 대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바이오벤처의 본분이 R&D라지만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며 “회사는 지나치게 기대를 조장하는 행태를 버려야 하고, 투자자들도 과도한 기대 대신 정확한 분석 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후속 K바이오는 '죽음의 계곡' 건널까
산업 IT 2019.08.02 17:28:13에이치엘비에 이어 신라젠의 ‘펙사벡’마저 임상 3상에서 사실상 실패하면서 후속 주자들의 신약개발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내 글로벌 임상 3상의 윤곽이 드러낼 국내 업체로는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와 메지온가 꼽힌다.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다음달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다. 탑라인은 임상 초기 결과에 따른 중간발표 성격이다. 500명을 대상으로 한 VM202의 임상 3상을 위해 헬릭스미스는 최근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메지온은 지난달 23일 선천성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임상 3상의 데이터 확인 및 취합을 확정하는 ‘데이터 룩업’을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발표될 탑라인 발표는 이달 초 예정됐지만 메지온 측이 미국국립보건원(NIH)와의 계약에 따라 NIH 측에서 먼저 학회 및 학술지에 발표해야 해 그 내용을 미리 공개할 수 없다며 설명해 늦춰지고 있다. 메지온 측은 늦어도 올해 내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의 임상시험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임상 1상에서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부작용을 확인하고 임상 2상에서는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이어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실시한 뒤 각국 의약품 규제기관에 판매허가를 신청한다. 하지만 ‘죽음의 계곡’으로 흔히 불리는 임상 3상에선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조차도 만만치 않은 관문으로 꼽는다. 게다가 임상 3상 단계의 후보물질은 발굴부터 연구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투입됐던 만큼 좌절 시 개발사가 받는 충격은 더욱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상 3상의 성공확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실패 시 잃을 게 많은 만큼 글로벌 제약사도 가장 두려워하는 단계”라며 “임상 3상 실패 역시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마찬가지로 K바이오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주목!바이오벤처] 한성호 올리브헬스케어플랫폼 대표 "복부지방 측정기 '벨로' 美 등 해외 반응 폭발적"
산업 IT 2019.08.01 17:26:06“앞으로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조기에 비만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벨로’를 시작으로 글로벌 모바일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한성호 올리브헬스케어플랫폼 대표는 30일 “미국에서 비만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 450조원에 이르고 대사질환자의 비율도 오는 2030년이면 전체 환자의 절반에 이를 전망”이라며 “회사 창업 후 벨로를 첫 번째 제품으로 개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리브헬스케어플랫폼은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개인용 복부지방 측정기 벨로의 판매허가를 받아 국내 바이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르면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1위 유통업체 아마존과 입점 계약을 진행 중이고 10월에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전문기업 인디고고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 벨로 시제품을 살펴본 글로벌 헬스케어 관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제품 가격을 대당 350달러 안팎으로 책정할 계획인데 내년 목표는 3만대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벨로는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복부지방을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근적외선 기술을 활용해 10초 이내에 복부의 지방량을 계산한 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결과를 알려준다. 전용 모바일 앱을 활용하면 주기적으로 복부 지방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대사질환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 원리만 보면 단순하지만 벨로에는 각종 첨단 기술이 담겨 있다. 한 대표는 “벨로는 복부의 지방, 수분, 헤모글로빈을 종합해 뱃살의 정도를 측정하는데 정밀하게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도록 빛의 산란 효과를 제거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정확도 역시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전용 장비와 측정값을 비교했을 때 98% 수준에 이를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 암센터에서 근무했다. 이후 LG전자 연구원으로 일하다 2016년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에 유방암 진단기와 근육재활 진단기 개발에 주력하다 인허가와 임상시험 기간이 오래 걸리자 복부지방 측정기로 눈을 돌렸다. 혹시 모를 기술 유출에 대비해 벨로의 제조도 국내 중소기업에게 맡겼다. 한 대표는 “비만과 관련한 헬스케어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압도적인 기술력과 세련된 디자인을 발판으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는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의 애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신약 3상 발표 눈앞…K바이오 반전 부를까
산업 IT 2019.08.01 17:25:59인보사 사태 등 연이은 악재에 신음하던 K바이오가 다음달부터 K바이오의 성패를 가늠할 성과를 잇따라 내놓는다. 분위기 반전을 가늠할 임상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메지온 등이 이달부터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파이프라인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세 기업은 그동안 이른바 ‘바이오 열풍’을 주도해 온 기업인 만큼 이들 기업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암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신라젠은 이달 중순 쯤 무용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무용성평가는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를 입증하는 임상 3상 과정 중 하나다. 신라젠 측은 “펙사벡의 안전성, 종양 반응률 등을 검사해 상업화 가능성을 무용성 평가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며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한 중간 분석 결과는 내년 중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는 9월 말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다. 탑라인은 임상 초기 결과에 따른 중간발표 성격이다. VM202의 임상 3상 등록 환자 수는 500명에 육박하는데다 헬릭스미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최근 신약허가를 위한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최근 임상 3상 및 허가 신청을 위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메지온은 지난달 23일 선천성심장질환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임상 3상의 데이터 확인 및 취합을 확정하는 ‘데이터 룩업’을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발표될 탑라인 발표는 이달 초 예정됐지만 메지온 측이 미국국립보건원(NIH)와의 계약에 따라 NIH 측에서 먼저 학회 및 학술지에 발표해야 해 그 내용을 미리 공개할 수 없다며 설명해 늦춰지고 있다. 메지온 측은 늦어도 올해 내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현재 상용화한 제품이 전무하지만 글로벌 임상 3상에 따른 기대감으로 차세대 K바이오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들 3개사의 주가수익비율이 전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3위, 헬릭스미스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4위, 메지온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21위다. 높은 시가총액의 배경에 대형 제약사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글로벌 임상 3상이 있는 만큼 이들 회사의 임상 3상 결과에 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약으로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최근 잇단 악재로 침체된 바이오업계의 분위기를 한방에 날려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K바이오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K바이오의 옥석이 제대로 가려질 것”이라며 “이들 3개 사는 사실상 K바이오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던 만큼 이들의 결과에 대해 모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바이오법이 통과 직전인 만큼 이들 3개 사의 결과가 좋으면 K바이오에 날개를 달 수 있는 반면, 첫 단계인 품목허가에서부터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인보사 사태로 역풍을 맞은 K바이오에 치명타를 날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광동제약, 차세대 바이오벤처 투자 시동
산업 IT 2019.07.29 11:16:54광동제약(009290)은 지난 5월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케이디인베스트먼트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여신전문금융회사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으로 케이디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접목된 차세대 성장산업, 바이오 벤처 기업을 주력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광동제약은 케이디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활동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장성 높은 사업자를 선별해 자금 조달과 경영 및 기술지도가 포함된 전문 경영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케이디인베스트먼트의 신임 대표에는 모과균(사진) 전 광동제약 관리본부 임원이 선임됐다. 신임 모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광동제약에서 기획과 재무를 담당해왔다. 광동제약 측은 모 대표가 광동제약의 상위제약사 안착에 기여한 것은 물론 다수의 바이오벤처에 성공적으로 투자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투자운영본부장에는 IMM인베스트먼트 벤처투자의 대표 펀드매니저로 재직했던 최재원 상무를 영입했다. 최 상무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 및 자문을 담당해 주목을 받았다./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
AI 올라탄 K바이오 '신약 개발' 속도
산업 IT 2019.07.24 17:21:10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속도가 생명인 신약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경우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데이터 확보, 개발 타당성 검토에 이르기까지 연구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4월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 투자아(twoXAR)와 비소세포폐암 치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투자아는 방대한 데이터 기반의 AI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다. 앞으로 투자아는 SK바이오팜이 구축한 인공지능 약물설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폐암 치료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사내 별도 AI 연구팀을 두고 특정 질환과 약물 간 연관성을 추적해 환자 맞춤형 후보 물질을 발굴해 왔다. 지난 1월에는 공학박사 등 AI 전문인력이 포함된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로 기존 조직을 확대 재편했다. 지난해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신약 개발 체계에 빅데이터와 AI 기술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네이버와 손잡고 AI 기술과 제약·병원 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벤처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의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는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조직, 유전자 정보 등을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보유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지금까지 클로버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 9종을 발굴했고, 이 가운데 3개는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부터 국내 AI 기반 신약발굴 업체 심플렉스와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심플렉스의 AI를 활용해 후보 물질 발굴을 진행해보니 회사가 자체 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고속대량약물검색(HTS) 시스템보다 정확도가 높아지고 효율성이 커졌다”며 “약효 성공률이 기존 5%에서 30%로 증가했고,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기간이 2~3년에서 1년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원 5명이 1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것에서 2~3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미약품, 보령제약, 신풍제약, 셀트리온, 메디톡스, SCM생명과학 등도 세계 최대 임상 데이터를 가진 업체로 꼽히는 미국 ‘메디데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AI 및 신약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6개 연구팀과 운영기관이 참여한 ‘AI 활용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258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지난 3월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AI 신약개발지원센터’의 문을 열고, 각 연구기관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합해 업체들의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잇달아 양해각서(MOU)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을 위해서는 제약회사, 병원, 정부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각 제약회사가 AI 업체와 1대 1 파트너십을 맺는 게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플랫폼을 구축해 이들을 업체의 협력을 상시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바이오벤처 사상최초 1조대 기술수출
산업 IT 2019.07.18 17:28:18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가 1조5,200억원 규모 신약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브릿지바이오는 18일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 후보물질 ‘BBT-877’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11억 4,500만 유로(약 1조5,183억원)이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과 임상 1상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성공보수)이 4,500만 유로(약 600억원)다. 이는 상업화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로열티(경상기술료)는 제외한 금액이다. 로열티는 신약 매출의 1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BBT-877은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오토택신’의 활성을 저해해 특발성 폐섬유증을 치료한다. 희귀질환의 일종인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병이다. 현재 미국에서 BBT-877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 브릿지바이오는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설립된 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브릿지바이오가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수출 역사 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낸 비결로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브릿지바이오 고유의 ‘NRDO’ 전략이 꼽힌다. 이번에 기술수출한 BBT-877도 브릿지바이오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사들인 물질이다. 이에 따라 레고켐바이오 역시 브릿지바이오로부터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LG생명과학부터 인연을 맺어 온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가 브릿지바이오를 믿어줬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하지 않고 개발만 담당한다(No Research, Development Only)’는 의미인 브릿지바이오의 NRDO 전략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연구 단계를 건너뛰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소설책을 만들어낼 때,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내는 게 연구라면 이를 바탕으로 책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이 개발”이라며 “NRDO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도입해 해외에 기술수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외에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BT-401’, 폐암 치료제 ‘BBT-176’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임상 2상 중인 ‘BBT-401’은 지난해 대웅제약에 기술이전됐다. BBT-176은 내년에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브릿지바이오는 1년 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서 고배를 마신 브릿지바이오는 올 초 기술성 평가에 재도전했지만 또 다시 탈락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기술수출 계약과 맞물려 기업공개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1년 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주관사와 함께 성장성 특례, 기술특례상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가뜩이나 악재 많은데 ... '집안싸움'만 하는 K바이오
산업 IT 2019.07.15 17:22:12# 주름 개선과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어 ‘회춘의 명약’이라 불리는 국내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시장은 올 들어 국내 업체의 다툼으로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장 1위 업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톡신의 균주 출처가 수상하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후 양측의 공방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를 시작으로 국제적인 소송전으로 비화했고 결국 서로를 흠집 내기 바쁜 비방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산업이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와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임상3상 실패 논란, 한미약품의 비만·당뇨 치료제(HM12525A) 기술 수출 실패로 어수선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업체 간 분쟁이 잇따르면서 내우외환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하나로 뭉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안방에서의 갈등으로 ‘제 살 깎아먹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ITC는 최근 메디톡스를 상대로 대웅제약이 침해한 영업비밀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인지 밝히라며 명령문을 발송했다. 4년 가까이 끌어온 양측의 법정 공방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장기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미국과 별도로 국내에서도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다툼이 ‘승자 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국산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뢰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 보툴리눔톡신 신제품을 출시한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소송 제기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메디톡신’ 역시 갑자기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 의혹이 제기되면서 입지가 난처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놓고 양측이 소송전에 나섰지만 오히려 ‘K바이오’의 신뢰만 갉아먹고 있다”며 “감정싸움이 아닌 실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조기에 양측이 합의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주가는 4월16일 20만6,000원에서 이달 12일 15만4,000원으로, 메디톡스의 주가는 같은 기간 62만1,700원에서 41만4,700원으로 폭락했다. 2월에는 소비자직접의뢰유전자검사(DTC) 시장을 놓고 K바이오가 한 차례 내홍을 치렀다. 차세대 헬스케어 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DTC는 개인의 유전자가 담긴 혈액·침·머리카락 등을 분석 업체에 보내면 건강상태와 질병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규제에 묶여 탈모나 비만 같이 건강과 관련한 12개의 항목만 이용할 수 있어 규제 완화 목소리가 잇따랐고 일부 업체는 협회를 탈퇴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부가 DTC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논란이 본격화됐다. 보건복지부가 DTC 전문기업 단체인 유전체기업협의회와 규제 완화를 협의하는 도중에 업계 1위이자 회장사인 마크로젠이 단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업계 유일한 1호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마크로젠의 독단적인 행보를 둘러싸고 비난이 잇따랐다. 업체 간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정부 부처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K바이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놓고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부처 칸막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장 DTC 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도 복지부는 불허했지만 산업부가 2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와 식약처의 마찰도 잦다.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나 의료기기가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등재 심사 과정에서 좌절되는 경우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일례로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국산 24호 신약 ‘시벡스트로’는 식약처뿐 아니라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까지 받았지만 심평원이 미국 가격의 33%에 불과한 수가를 제시해 국내 출시가 무산됐다. 5월 발표된 ‘바이오 산업 혁신전략’을 앞두고도 불협화음이 재연됐다. 정책 발표를 앞두고 같은 바이오벤처에 산업부·복지부 등이 제각기 정부 건의사항을 요구했다. 당시 건의사항을 제출했던 업체 관계자는 “똑같은 내용을 거의 비슷한 날짜에 세 기관에 동시에 보내며 황당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K바이오를 비메모리 반도체와 미래형 자동차를 잇는 한국의 3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상황에서 안방에서 소모적인 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기업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송전과 비방전을 중단하고 정부도 부처 칸막이를 허물어 K바이오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산업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에 그 어느 분야보다 민간과 정부의 호흡이 필수적인 분야”라며 “내부적인 갈등으로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1조달러가 넘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상생과 협력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5개 대학병원, 바이오벤처 위한 ‘개방형 실험실’ 만든다
산업 기업 2019.07.08 13:52:16국내 5개 대학병원에 바이오벤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실험실’이 문을 연다. 보건복지부는 아주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에 바이오·헬스 분야 창업기업을 위한 개방형 실험실을 구축한다고 8일 밝혔다. 개방형 실험실 구축은 바이오·헬스 분야 창업기업이 병원에 구축된 연구기반시설을 활용하고, 병원과 벤처기업 간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바이오벤처 기업은 고가의 연구시설 및 실험 장비를 구비할 여력이 부족하고 의료진에게도 접근하기 어려워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난항을 겪어왔다. 개방형 실험실은 오는 9일 아주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나머지 4개 병원도 이달 말까지 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병원은 10개 기업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실험실 및 기술고도화 등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입주기업에 전담 임상 의사 맞춤 연결을 통한 공동연구 등 협업을 진행한다. 첫 번째로 문을 여는 아주대병원의 개방형 실험실은 544㎡ 규모에 1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과 공용실험장비 15점, 실험대 36점 등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입주기업이 실험동물연구센터, 의료정보 빅데이터센터, 바이오뱅크(Bio-Bank·인체유전자 자원센터) 등 병원이 보유한 의료자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주대병원 개방형 실험실에 입주하는 바이오벤처 에이템스의 김영직 이사는 “입주를 통해 병원의 연구자원 기반시설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전담 의사와 수시로 만나 앞으로의 임상시험에 대해 의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개방형 실험실 운영으로 벤처기업·병원의 협업이 가능해져 신의료기술·신약 개발 및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주목! 바이오벤처] "소리로 건강상태 알려주는 앱 만들것"
산업 IT 2019.07.04 17:39:58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막을 내린 글로벌 바이오 전시회 ‘2019 바이오 USA’에서 한국 바이오기업들은 각종 신약 개발 현황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부대행사로 진행된 투자 콘퍼런스 ‘RESI’ 이노베이션 챌린지 부문에서 한국 벤처기업이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소변 소리를 녹음해 전립선 이상이나 과민성 방광 등을 진단하는 사운더블헬스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35개 벤처기업과 경합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 송지영(41·사진) 사운더블헬스 대표는 “배뇨는 잴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고 증상이 미묘해 진단마저 쉽지 않은데 각종 센서가 달려있는 스마트폰과 빅데이터를 결합하면 집에서도 측정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며 “병원에서 측정하는 방식과 비교했을 때도 상관계수(R값: 0~1까지 범위를 가지는데 통상 0.7 이상이면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뜻함)가 0.9 이상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소리로 방광 및 전립선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을까. 병원에서 전립선 검사를 할 때 저울이 장착된 변기에 소변을 보며 시간 당 소변의 양을 측정한다. 전립선에 이상이 있으면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아 시간 당 소변의 양이 적게 나온다. 부산과학고와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는 저울 대신 소리로 시간 당 소변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송 대표가 첫번째 모델로 소변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했다. 매일 몇 번씩 수행하는 기초적인 대사인데다 주변에 전립선 비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전문적으로 이를 측정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저렴했다. 송 대표는 “수면무호흡 검사는 하룻밤 측정하는데 90만원 가까이 든다”며 “소변으로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후 폐음, 심장박동음, 기침에서 정신건강까지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소변의 유속만 확인할 수 있는 웰니스 앱으로 분류돼 있는 사운더블헬스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과민성 방광일 수 있다’ ‘병원에 가야 한다’ 등의 간단한 진단까지 할 수 있는 의료기기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 수술이나 약물 치료 전 수행하는 행동치료 관련 사항들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송 대표는 최근 법인을 실리콘밸리로 옮기고 미국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궁극적으로 소리로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국토 면적이 넓어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미국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관적인 증상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주목!바이오벤처-휴이노] "심전도 실시간 측정·전송..환자 불편 줄일 것"
산업 IT 2019.05.30 17:31:08“심전도 측정은 1분 봐서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부정맥은 말 그대로 언제 심장 박동에 이상이 오는지 모르는 현상이니까요. 휴이노의 메모워치는 정기적으로 환자의 심장박동 정보를 병원에 전송하는 원리라 진단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애플워치 4’보다 3년 빠른 지난 2015년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 ‘메모워치’를 개발한 국내 업체 휴이노는 규제 샌드박스 1호 업체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대안암병원의 의사가 메모워치를 착용한 환자로부터 전송받은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 내원 안내 등을 하는 내용의 실증특례를 허용받았다. 길영준 휴이노 대표는 서울경제와 만나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 장치보다 더 편리한 패치형 심전도 측정 장치도 개발 중”이라며 “패치형은 24시간 연속 측정이 가능한 만큼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심전도 검사를 하려면 심전도 측정 장치를 몸 곳곳에 부착하고 하루 종일 생활하며 심장 박동 상태를 확인하는 ‘홀터 심전도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휴이노의 심전도 측정 장치는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면서도 검사 정확도가 99.1%에 달한다고 길 대표는 밝혔다. 그는 “삼성·애플 등에 휴이노의 기술을 판매할 수도 있다”며 “애플워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을 당시 하드웨어 애플워치가 아닌 애플의 분석 소프트웨어만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는 만큼 실증특례를 통해 메모워치의 기술력만 입증되면 판매망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워치를 개발하는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3년부터 창업을 준비한 길 대표는 “의료기기 관련 규제와 법규가 이렇게 복잡한 줄 당시에는 몰랐다”며 “처음 창업을 준비할 때에는 3년 뒤 허가받고 5년 뒤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상은 허가받는데 6년 걸렸고,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 실제 시장에 내놓으려면 5년은 더 남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해외 진출을 먼저 하라고 하는데, 국내에서 허가받지 못한 의료기기를 수출한다고 할 때 좋아할 나라는 그 어느 곳에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원격의료’ 논란에도 반박했다. 길 대표는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 모니터링일 뿐”이라며 “휴이노는 의료라는 행위의 결과인 처방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메모워치’가 오히려 1차 병원을 위한 서비스라며 “현재 지역 의원에서는 고가의 홀트 심전도장치가 없어서 3차병원으로 환자를 보내고 있는데, 우리 기술을 토해 3차병원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시장은 우리가 먼저 바꾸느냐, 아니면 해외 선진국에 의해 억지로 바뀜을 당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서둘러 준비해야 합니다. 2000년대 중반 휴대폰 시장에서 격화되던 특허 경쟁 시대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심사만 전담하는 특허정보원을 신설해 심사 기간을 줄여준 바 있습니다. 식약처도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담당하는 별도 기구를 따로 만들면 심사기간은 단축하면서도 더 철저한 검증이 되리라 봅니다.”/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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