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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신격호 회장 50년 지기 쇼 오쿠노 “신 회장 인생의 절정은 롯데월드 건설”
산업 생활 2020.01.21 16:36:31“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슈퍼맨이었다. 늘 세계 최고, 최초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등 롯데그룹의 주요 건물 설계를 담당하며 신 명예회장과 50년간 인연을 맺어온 일본 건축가 쇼 오쿠노는 2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을 이렇게 회상했다. 쇼는 한국의 반도호텔을 롯데호텔로 바꾸는 작업을 맡으며 롯데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그는 “처음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반도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바닥이 뚫려있을 정도로 낙후됐던 시절”이라면서 “(신 명예회장은) 그런 시대에 초고층, 1천실 호텔을 짓겠다고 하는 등 당시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의 구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쇼는 “롯데월드 역시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 프로젝트였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였다”면서 “지금이야 워낙 (그런 놀이공원이) 많아 롯데월드가 평범한 놀이공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로써는 그런 걸 짓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인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마 그때가 명예회장 인생에서 가장 절정기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쇼는 “신격호 회장은 항상 돈을 벌거나 수입 같은 것을 따지지 말고 항상 세계에서 최고, 최초를 만들어봐라, 구상해보라는 요구를 많이 하셨다”고 돌아보며 “미국 뉴욕에 롯데월드를 만들려고 했는데 이루지 못했고 도쿄에도 롯데월드를 지으려 했는데 중단된 상태”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故 신격호, 돈 따지지 않고 '세상이 놀랄 건축' 하고 싶어했다"
산업 기업 2020.01.21 16:32:34“고인이 되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항상 돈이나 수입을 따지지 말고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세계 최고의 것’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많이 했습니다.” 고인의 ‘50년 지기’인 오쿠노 쇼 오쿠노디자인연구소 회장은 21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 이같이 고인을 추억했다. 오쿠노 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등 롯데의 국내외 40개 프로젝트의 콘셉트 디자인을 담당하며 고인과 우정을 쌓았다. 오쿠노 회장은 “제가 생각하는 고인은 ‘슈퍼맨’”이라면서도 “인간적 친숙함과 따뜻함이 있어 50년이나 알고 지냈다”고 했다. 오쿠노 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추진했던 롯데의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롯데월드라고 하는 테마파크를 여러 건축물 사이에 끼워 넣는 획기적 발상으로 복합적인 개발 기법을 확립한 것이 고인의 가장 큰 성과”라며 “모두가 반대했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도전정신이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신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재계의 조문 행렬이 사흘째 이어졌다. 이명희 신세계(004170)그룹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오후 2시쯤 함께 빈소를 찾아 40분가량 머물렀다. 롯데그룹과의 인연을 묻자 이 회장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친구 사이”라며 “신동빈 롯데 회장을 참 좋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은 유통업계와 호텔업계를 일으키신 분”이라며 “유족에 고생 많으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도 함께 조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금춘수 한화 대표이사 부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범석 쿠팡 대표, 소진세 교촌에프엔비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사장 등도 다녀갔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고인의 한정후견 역할을 한 사단법인 선 이사장 자격으로 조문하고 돌아갔다. 야구선수 박찬호도 빈소를 찾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초창기부터 롯데호텔 홍보대사로 활동했다”며 “고인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항상 직접 배웅해주셨다”고 추억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故신격호 명예회장 빈소 찾은 박찬호·홍수환 “롯데 후원 받아...존경한다”
산업 생활 2020.01.21 16:03:36롯데 그룹의 후원을 받았던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박찬호와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홍수환이 2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조문을 마친 박찬호는 “미국 들어갔을 초창기부터 롯데호텔 홍보대사도 했다”며 “한국에 들어와 스케줄이 맞으면 차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신 명예회장이) 국가에 대한 애정을 저처럼 가졌다”면서 “도와주고 싶고 기쁘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에 이어 홍수환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홍 회장은 1976년부터 2년간 롯데의 후원을 받았다. 그는 “1977년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을 때 신 명예회장이 ‘이 작은 손으로 때려눕혔다’며 자랑스러워 했다”며 “당시 금일봉으로 100만엔을 주기도 했다”고 추억했다. 홍 회장은 “어느 분야이든 톱에 오르기 어렵다”며 “신 명예회장의 일생 전 과정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故신격호 빈소 찾은 신세계 이명희 회장 “신영자와 좋은 친구...신동빈 회장과 많은 얘기 나눠”
산업 생활 2020.01.21 15:02:51신세계(004170)그룹의 이명희 회장이 21일 오후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약 50분간 신 명예회장 빈소에 머무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신세계그룹 임원 20여명도 빈소로 함께 들어가 고인을 명복을 빌었다. 임원들은 조문을 금방 마치고 나왔지만 이 회장과 정 부회장은 약 50분간 머무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조문 후 기자들을 만나 “신영자 전 이사장과 오랜 친구”라며 “신동빈 회장을 참 좋아하고 (그와) 옛날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과 대학 동문으로 유통업계의 대모로 불린다. 한편 이날 ‘유통업계 맞수’의 만남으로 주목받은 정용진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후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서둘러 빈소를 떠났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故신격호 명예회장 빈소 사흘째 조문행렬...김범석 쿠팡 대표·소진세 교촌 회장 등 발길
산업 생활 2020.01.21 10:58:06지난 19일 별세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 사흘째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공동 상주를 맡아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도 20일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는 쿠팡의 김범석 대표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김 대표는 김영태 쿠팡 홍보부문 부사장, 윤혜영 쿠팡 리테일 부문 부사장, 김수혜 홍보 전무, 김상훈 홍보이사 등 임직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김 대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만 남긴 채 빈소를 빠져나갔다. 쿠팡이 이커머스 업계 1위이자 롯데와 같은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을 위기에 빠뜨린 강력한 경쟁자인 만큼 이날 조문은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오전 빈소에는 롯데 출신인 소진세 교촌그룹 회장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신 명예회장 별세 소식을 들은 직후 지난 19일에도 빈소로 달려 왔던 소 회장은 이날 한 시간 넘게 머무르며 신 회장 곁을 지켰다. 이밖에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도 아침 일찍 빈소에 들러 고인을 애도했으며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 이봉진 자라코리아 사장 등이 빈소에 들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신격호 별세] 황각규 “롯데, 절대 포기 말라 '도전DNA' 계승"
산업 기업 2020.01.20 16:55:30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대표이사는 20일 “고인의 도전정신과 ‘끝까지 해보자’는 DNA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창업 1세대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신 명예회장은 비슷한 사고 방식(멘탈)을 갖고 있다”며 “고인이 저한테 항상 했던 말도 ‘너 가봤어?’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003년 인도 제과회사 인수 과정을 떠올리며 “인도인들이 터프하고 교묘하기(tricky) 때문에 협상하기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인도시장에 장래성이 있다고 판단한 신 명예회장은 “끝까지 해보자, 잘할 수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적극 독려했다. 황 대표는 “그렇게 하고 나서는 잘 안 된 일에 대해 본인이 다 책임지셨다”며 “1998년 외환위기때 3,000억원을 기부했는데 지금 자산 가치로 따지면 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 역시 고인이 그렇게 밀어붙인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황 대표는 “저 스스로도 ‘100층 이상 올리면 경제성이 떨어지니 60층 정도의 아파트를 짓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고인은 역작을 남기고 싶은 꿈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소회했다. 이어 “명예회장이 원하는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잘 짓는 게 가장 소중한 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오늘날의 롯데월드타워가 탄생했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빈소에서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황 대표는 “옆에 나란히 앉아 있으니 교감하시지 않았겠냐”면서도 화해의 물꼬가 트였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고인의 재산 상속에 대해서는 “상속 받으신 분들끼리 의논해야 한다”며 “가족 분들과 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셨겠느냐”고 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이재현 CJ 회장, 신격호 회장 빈소 조문 “경제성장 기여한 거인 잃어”
산업 생활 2020.01.20 16:38:03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회장은 유가족을 조문하고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약 8분간 빈소에 머물다 함께 온 CJ그룹 경영진들과 돌아갔다. 이날 조문에는 박근희 CJ그룹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허민회 CJ ENM 대표가 함께했다./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
[신격호 별세] "韓경제 성장과 궤적 같이…'롯데 일군 의지' 유산될것" 애도 물결
산업 기업 2020.01.20 16:03:22“고인이 되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님의 생애와 한국 경제가 같은 궤적을 그렸던 시기가 있습니다. 빈손으로 일어나 고도성장을 이루고 기적 같은 성취를 한 것, 고인의 생애도 그러하고 한국 경제도 그러했습니다.”(이낙연 전 국무총리) “고인은 우리나라 많은 경영인들에게 모범을 보이신 분이라 생각합니다. 롯데월드타워를 지을 당시 그 연세에 그렇게 열심히 사업하시는 걸 보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2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유가족과 슬픔을 나누려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상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오전 일찍부터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38분 조화를 들고 조문한 뒤 10여분간 유족을 위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신 회장이 빈소 입구까지 나와 돌아가는 이 부회장을 배웅했다. 이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과 생전에 어떤 관계였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뒤를 이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0시18분 빈소를 방문했다. 김 전 의장은 부산 영도구 국회의원일 당시 신 명예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지이기도 한 부산은 롯데와 인연이 깊은 도시다. 김 전 의장은 “노후한 부산 영도다리의 전면 교체 비용을 전액 부담해준 고인에 대해 마음의 빚이 많다”며 “한 세기 동안 기업을 일궈낸 의지와 용기는 남은 한국인들에게도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시52분 빈소를 찾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재계 최고의 원로였던 고인이 이제는 우리에게 전설적인 기업인으로 남았다”면서 “국내에서 많은 기업을 일으켜 개인적으로 존경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상주인 신 회장에게는 “지난 1~2년간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지났으니 롯데에는 발전할 일만 남은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하지 않겠느냐”며 위로를 건넸다고 전했다. 11시에 빈소를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세대 창업주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왔다”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롯데를 일구며 얼마나 지난 한 과정을 겪었을지 생각하게 된다”고 조의를 표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고인은 부산의 유통구조를 현대화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한 분”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오전 11시20분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함께 조문했다. 이외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광수 농협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오전에 조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오후에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노영수 동화 대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오후 1시52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면서도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역 가운데 가장 오래 사셨던 어른이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오후 1시58분 지팡이를 짚고 빈소에 들어섰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거인’을 잃게 돼 안타깝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이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영인 SPC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도 오후에 조의를 표했다. 오후 6시께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고인의 한일 간 경제 가교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앞으로도 (롯데가) 한일 외교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처럼 기업가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고인의 도전적인 개척 정신과 열정 경영이 큰 울림으로 전달되지 않을까 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8시45분께 빈소를 함께 찾아 조문했다. 우연히 조문 시간이 겹치면서 두 사람은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빈소를 찾았다. 시차를 두고 들어갔다 먼저 나온 정 총리는 “고인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분”이라고 평가하며 “산업자원부 장관을 할 때 고인과 어떻게 기업을 일궜는지 대화를 나누고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정 총리는 이어 “고인은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궜다”면서 “다음 젊은 세대도 그런 의지로 미래 산업을 가꾸고 그 유지를 받들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떠난 뒤 빈소에서 나온 황 대표는 “고인이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를 살리려 애썼던 이야기를 유족들과 나누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며 “경제가 어려울 때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나라를 위해 큰 노력을 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양국 미래 관계에 개선이 있길 바라고 경제를 살리는 데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효정·허세민기자 jpark@@sedaily.com -
[사설]無에서 有 만든 신격호 회장 개척정신 기억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0.01.20 00:05:00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재계 5위 그룹으로 일군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에 사촌 형이 준 노잣돈 83엔을 들고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두 나라에서 거대 기업을 키워낸 개척정신의 상징이다. 그의 삶의 궤적에는 ‘기업보국(企業報國)’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일궈내겠다는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신 명예회장은 평생 신의를 생명처럼 여겼다. 해방 후 일본 내 한국인이 귀국하는 와중에도 ‘나를 믿고 돈을 빌려준 사람을 두고 갈 수 없다’며 비누와 크림 등을 팔아 5만엔의 빚을 모두 갚았다. 이후 시작한 사업이 바로 롯데의 뿌리인 껌이다. 신의에 대한 집착은 고객 제일주의와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의 철학으로 이어졌다. 관광 산업은 그의 인생을 관통한 정열과 선구자적 사업감각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던 신 명예회장은 1973년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을 건립한 데 이어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수 없지 않느냐”며 기어이 123층 잠실 롯데타워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서 드러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황제경영에 대한 비판은 그가 오롯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영진을 해임하는 모습과 난수표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순환출자의 고리는 되풀이돼서는 안 될 국내 대기업의 후진적 경영의 단면이고, 이는 후계자인 신동빈 회장이 반드시 바꿔나가야 할 숙제다. 정부 역시 그의 타계를 계기로 서비스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후진적 규제들을 털어낼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개발시대 제조업 위주의 한국 산업계에서 관광과 유통 등 서비스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그의 선도적 기업가정신은 이해집단에 휘둘려 오색 케이블카조차 만들지 못하는 오늘의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유산이다. -
[신격호 별세]21세때 83엔 들고 日로… '껌 기적' 일구고 韓 재계5위 '우뚝'
산업 기업 2020.01.19 18:56:1219일 별세한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지난 1942년 수중에는 단돈 83엔(당시 면서기 두 달치 월급)뿐이었다. 우유와 신문 배달로 고학하고 껌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신 명예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롯데를 재계 5위 그룹으로 일궈낸 ‘천생 기업인’이었다. ◇일본에서 이룩한 ‘껌 신화’=청년 신격호는 일본 전당포 주인이었던 60대의 ‘하나미쓰’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하나미쓰는 고학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신 명예회장의 성실함을 믿고 군수용 커팅오일 제조공장을 차릴 것을 제안했다. 소요 자금 5만엔은 하나미쓰가 전액 출자하겠다고 했다. 하나미쓰의 제의를 받아들인 신 명예회장은 일본 도쿄 오모리에 공장을 임차해 사업에 착수했으나 가동하기도 전에 미군의 포격을 받아 파괴되고 말았다. 새로 마련해 1년 동안 운영하던 공장도 또 한 번의 포격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신 명예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히키리 특수연구소’라는 간판 아래 비누와 포마드 등 유지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일본 내 생필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1년이 되지 않아 적지 않은 돈이 들어왔다. 공장 운영 1년 반 만에 신 명예회장은 하나미쓰에게 빌린 차입금을 전부 상환하고 이자로 집 한 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의 사업가 기질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껌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미군 주둔 이후 일본에서 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자 신 명예회장은 1947년 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자본금 100만엔, 종업원 10명의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 ‘샤롯데’의 이름을 따왔다. 신 명예회장은 껌의 소비층이 어린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풍선껌을 장난감처럼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껌 포장에 당첨 시 1,000만엔을 주는 추첨권을 넣는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1961년에는 유럽 기술자들을 초빙해 일본 내에서도 제조가 힘들다고 평가받던 초콜릿 시장에 뛰어들어 일본 내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기업보국’=일본에서 상사·부동산·편의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10대 기업 반열에 오른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던 박정희 정권의 기조에 호응하는 한편 한일 국교 정상화에 따른 수익 창출을 기대하며 1966년 롯데알미늄, 1967년 롯데제과(280360)를 설립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조국을 장시일 떠나 있었던 관계로 서투른 점도 허다하겠지만 성심성의, 가진 역량을 경주하겠다”며 “소생의 기업 이념은 품질본위와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쥬시후레쉬·스피아민트·빠다쿠키 등 히트 상품을 앞세워 급성장했고 음료·빙과는 물론 호텔·쇼핑 등 유통과 관광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또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011170))과 평화건업사(현 롯데건설) 등을 인수해 국가 기간산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화학 부문은 롯데그룹의 캐시카우가 됐고 롯데건설이 건설한 ‘롯데타워’는 한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후 1980년 한국후지필름, 1982년 롯데캐논·대홍기획 등을 설립하며 계속 사업 영역을 넓혔다. 고속 성장기를 맞은 1980년대 신 명예회장은 연이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롯데를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신 명예회장은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롯데호텔·롯데월드·롯데면세점 등 관광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 공로로 1995년 관광 산업 분야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현해탄 오가며 ‘셔틀경영’=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그룹의 현안을 챙긴 ‘셔틀경영’ ‘현해탄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홀수 달은 한국에,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물며 양국 사회의 장점을 모두 취하려는 경영 방식이었다. 홀수 달에 신 명예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마련된 집무실 겸 숙소에서 지내며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로부터 지난 한 달 간의 경영 상황을 보고받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고 2013년 신 명예회장의 건강이 악화하기까지 이러한 ‘셔틀경영’은 30년 동안 이어졌다. 롯데그룹을 이어받은 신동빈 회장도 이러한 경영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신 회장은 2018년 출소한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일본 현지 임직원·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신격호 별세]전경련 "신 회장 타계는 우리 경제의 큰 아픔이자 손실"
산업 기업 2020.01.19 18:42:00경제단체에서도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고인이 강조한 ‘기업보국’ 정신의 뜻을 기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신격호 회장 별세 관련 논평’을 통해 “우리 경제계는 반세기 넘게 한국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헌신해 오신 신격호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신격호 회장님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선구자셨다”며 “창업 1세대 기업인으로서 선구적인 안목과 헌신을 통해 롯데를 국내 최고의 유통·식품 회사로 성장시키셨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관광·석유화학 분야까지 사업의 범위를 넓히며 다양한 영역에서 대한민국 산업의 기틀을 닦으셨다”며 “기업보국의 신념을 바탕으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 아낌없이 투자하신 회장님의 헌신은 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초석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경련은 지난해부터 이어 온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어려운 와중에 신 명예회장의 별세가 한층 안타깝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대한해협의 경영자’라는 별칭만큼 한일 양국간 경제 교류에 힘써주신 회장님의 타계는 우리 경제의 큰 아픔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우리 경제계는 고인이 평생 강조하신 ‘기업보국’과 ‘도전의 DNA’ 정신을 이어받아 기업가 정신을 높이고 우리 경제와 국가 발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신격호 별세]경영복귀 꿈꿨던 신동주.. 일말의 희망도 사라지나
산업 기업 2020.01.19 18:27:32신격호 명예회장의 사망으로 롯데 그룹의 향후 경영권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재계 여론을 종합해 보면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2015년부터 수년간 지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형제의 난’으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평가를 받는데다 경영능력 등 다방면에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그룹 내에서도 ‘왕자의 난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확고해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이후에도 신동빈 ‘원톱’ 체재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19일 신 명예회장이 사망한 후 15분여만인 16시 45분께 홍보대행사를 통해 롯데그룹 출입기자 일부에 부고 소식을 알렸다.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그룹 창업주 이신 신격호 명예회장님의 부고를 알려 드린다”며 “신격호 명예회장님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하신 후, 고령으로 인한 여러 증세를 치료하시던 중 1월 19일 오후 4시 29분 숙환으로 별세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장례절차 등이 확정되지 않아서 아버님의 별세 소식만 먼저 전한다”며 “추후 장례절차가 정해지면 다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 측은 신 명예회장의 병환 소식이 알려질때마다 본인의 병문안 사실 및 신 명예회장의 상태 등을 매번 언론을 통해 알리며 ‘신 명예회장의 장남은 신동주’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8년 말에는 기자와 별도로 만나 “동생(신동빈 회장)과 화해를 하고 싶다”며 일본 롯데로의 경영 복귀를 꾀하기도 했다. 당시 신동주 회장은 “본인의 경영 능력 등을 발휘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 롯데는 물론 일본 롯데에서도 지금까지 호응이 없다. 특히 국정농단 재판 등으로 수감됐던 신동빈 회장이 2018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디지털 롯데’로의 전환에 힘을 싣고 있어 경영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는 해당 제안에 묵묵부답으로 대응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법원 또한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내려 신동주 회장 측이 기대했던 ‘경영공백’ 등의 우려도 사실상 없다. 재계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2018년 인사에서 롯데그룹내 ‘올드보이’ 퇴진 인사를 단행한데다 지난해 인사에서도 계열사 22곳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롯데그룹=신동빈’ 이라는 공식이 확고해졌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국내 기업인 중 최초로 미국 백악관에서 단독으로 만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신 회장을 방한 당시 추어올리는 등 해외에서도 경영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신격호 별세]'관광보국' 외친 유통 거인 잠들다...신격호 회장 별세
산업 기업 2020.01.19 18:02:58‘유통 거인(巨人)’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4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99세. ‘한강의 기적’을 만든 대한민국 재계의 1세대 창업자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생존자였던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창업 1세대’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가족들도 치료를 받던 서울아산병원에 모여 신 명예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18일 영양공급 관련 치료를 목적으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지만 노환으로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명예회장은 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유통·석유화학·호텔관광 산업의 씨를 뿌리고 수확까지 하며 국가 경쟁력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21년 열아홉 살에 밀항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너 굴지의 대기업을 일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 샤롯데처럼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회사 이름을 ‘롯데’로 지었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신 명예회장은 고국 투자로 눈을 돌렸고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세웠다. 신 명예회장은 이후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1995년에는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신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2녀를 뒀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장남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남이다. 동주·동빈 형제는 신 명예회장이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한 시게미쓰 하쓰코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신 명예회장이 도일(渡日) 전 열여덟에 결혼한 고 노순화씨 소생이다. 막내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1970년대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씨와의 사이에서 낳았다. 신 총괄회장은 ‘거인’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좋아했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구단 이름도 신 총괄회장이 직접 지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신격호 별세] 회장 지위 이미 굳힌 신동빈…한일 '원톱'·지배구조 개편 과제
산업 기업 2020.01.19 17:58:00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지만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명예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 이미 완승했기 때문이다. 경영능력 등 다방면에서 신 회장에 대한 한일 주주들의 지지도 압도적이다. 롯데그룹 내외에서도 ‘왕자의 난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고해 신 명예회장 별세 이후에도 신동빈 ‘원톱’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것은 신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통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미 80% 이상 신 회장 중심으로 개편됐다. 별세한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0.4%에 불과하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지주회(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대주주인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임원지주회가 모두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경영권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우호세력의 지분 총합(53.9%)에 신 회장 본인의 지분을 합하면 57.9%에 달한다. 현실적으로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복귀는 어렵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신 회장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6월 열린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되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반면 지난 2018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신동빈, 쓰쿠다 다카유키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쓰쿠다 사장 등 일본 현지 경영자들이 롯데 경영권의 키를 쥐고 있다는 점을 변수로 꼽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19.07%)인데다 롯데홀딩스가 100% 지배하는 L투자회사의 지분까지 합치면 99%를 가졌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케미칼(12.68%), 롯데물산(31.13%), 롯데알미늄(25.04%), 롯데상사(34.64%), 롯데캐피탈(26.60%), 롯데지알에스(18.77%)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를 장악한 쓰쿠다 사장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철회할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별세했다고 일본 현지 경영인들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원톱 체제’에 쐐기를 박을 카드로 꼽힌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일본의 투자지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국내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이봉철 롯데지주(004990) 사장에게 호텔·서비스 BU장을 맡기며 상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신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롯데지주 3.09%, 롯데칠성음료 1.3%, 롯데쇼핑 0.93%, 롯데제과 4.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비상장사로는 롯데물산 지분 6.87%를 가지고 있다. 또 4,500억원대로 추정되는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 골프장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 0.83%, 롯데홀딩스 0.45%, 패밀리 지분 10%, 롯데그린서비스 9.26%, LSI 1.71%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상속 절차는 한정후견인과 유족들이 상의해 진행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m -
[신격호 별세] 45년간 마을잔치…사재 570억으로 지역재단도 세워
산업 기업 2020.01.19 17:57:19지난해 10월31일 백수(白壽·99세)를 맞은 신격호 명예회장은 거주하던 서울 소공동 롯데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에서 가족들의 인사를 받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과거처럼 롯데호텔 신관의 프랑스 레스토랑 ‘피에르가니에르’에서 식사를 하거나 호텔 케이터링 서비스로 생일상을 받지도 않았다. 다만 4년 만에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방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까지 직접 축하인사를 했지만 2016년부터는 검찰 수사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해외 출장 등으로 신 명예회장의 생일 때 찾아오지 못했다. 별세한 신 명예회장이 백수 생일에 가장 바랐던 일은 ‘고향잔치’였을 것이라고 롯데 관계자들은 전한다. 45년간 신 명예회장은 매년 5월에 고향잔치를 열 정도로 고향 울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1941년 밀항으로 고향을 떠난 신 명예회장은 1970년 울산공단 용수 공급을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며 고향 둔기마을이 물에 잠기자 울산에 롯데별장을 만들었다. 별장 옆 부지에 잔디밭과 수도시설·철망 등을 설치해 1971년부터 고향 사람들과 함께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만든 뒤 매년 5월이면 마을잔치를 열었다. 2013년의 43번째 마을잔치에도 직접 참석했다. 2014년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잔치를 열지 않았다. 이듬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은 참석자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 등으로 민원이 발생한다며 마을잔치를 중단했다. 마을잔치가 열린 별장은 인근 국유지 불법점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롯데삼동복지재단은 2009년 12월 신 명예회장이 사재 57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지역 복지재단으로 지금도 울산지역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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