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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美中 반도체…'반도체 굴기' 이대로 끝날까?
산업 기업 2020.09.15 09:15:08美, AP설계까지 장악 ‘승기’...손발 묶인 中 반도체굴기 ‘휘청’ 반도체 기술패권 전쟁 <상> 희비 엇갈린 미중 반도체 엔비디아 ARM 인수로 美 글로벌시장 입김 더 세져 SMIC 제재까지 현실화땐 中 반도체산업 뿌리째 흔들 AP설계 활용 막으면 스마트폰 사업까지 무너질수도 “미중 반도체 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았고 중국의 반도체굴기는 앞으로 휘청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15일부터 강화되는 미국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제재와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의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간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화웨이 수출길이 15일부터 전면 차단되고 미국 엔비디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시장을 장악한 ARM을 품에 안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공룡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 제재로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 반도체 기술의 싹을 자르는 동시에 엔비디아를 통해 기존 GPU 시장 외에 모바일 AP 설계 시장까지 장악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굴기의 한 축을 담당하던 화웨이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고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반도체굴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화웨이는 15일부터 전 세계 반도체 업체로부터 미국의 소프트웨어·장비를 사용해 만든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그동안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를 설계하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생산을 맡겨 모바일 AP를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를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해 만들지 못하도록 하면서 TSMC는 화웨이 반도체의 생산을 접었다. 이에 화웨이는 TSMC 대신 대만 미디어텍으로 주문을 옮기는 한편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회전략을 모색했다. 화웨이의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임직원들을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UNISOC로 대거 이동시켜 UNISOC가 AP를 설계하고 이를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중국 칭화유니그룹도 미국의 장비와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된데다 삼성전자(005930)와 TSMC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져 화웨이에 공급할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마저 검토하고 있다. TSMC와 거래가 끊긴 화웨이가 자국 업체인 SMIC로 주문을 몰아줄 가능성이 있어서다. 14나노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SMIC는 내년 7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지만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하면 7나노 공정 진입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SMIC까지 제재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패권전쟁에서 승리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어느 정도의 강경책을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SMIC까지 제재한다면 중국의 파운드리 사업을 건드리는 것이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손발이 모두 묶여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 뒤 미국 정부가 ARM의 AP 설계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활용하지 못하게 할 경우 반도체는 물론 중국의 스마트폰 산업까지 무너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 퀄컴, 중국 하이실리콘 모두 ARM의 설계를 사용해 스마트폰용 AP를 만든다. 다만 삼성전자와 퀄컴은 ARM의 기본 설계에 자체 설계 기술을 추가해 독자적인 AP를 만드는 반면 하이실리콘은 ARM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차이가 있다. 하이실리콘의 AP 설계 능력이 삼성전자와 퀄컴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는 얘기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 후 중국 기업에 AP 설계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이를 자체 개발해야 하는데, 중국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ARM을 능가하는 AP 개발은 불가능하다”며 “화웨이가 자체 AP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다른 중국 기업까지 AP 공급이 끊기게 되면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용·전희윤기자 jylee@@sedaily.com 엔비디아, ARM 주인되나...‘메가딜’이지만 경쟁당국 심사가 변수 성사땐 단숨에 절대강자 부상 독과점 이유로 불발 가능성도 반도체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엔비디아와 ARM이 체결한 초대형 인수합병(M&A)은 요동치는 반도체 산업 지형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M&A에 대한 주요 정부의 기업결합 승인이 최대 고비로 남아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경쟁사인 엔비디아가 ARM을 손에 넣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대비에 나섰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 엔비디아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매각은 빠르면 오는 2022년 3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젠슨 황 엔디비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진행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래에는 인공지능(AI)으로 움직이는 수많은 컴퓨터가 오늘날의 인터넷보다 수천 배는 큰 사물인터넷(IoT)을 새롭게 창조할 것”이라며 두 회사의 결합이 시대에 걸맞은 기업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의 포부대로 업계에서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자랑하는 ARM의 노하우를 단박에 확보하게 된 엔비디아가 경쟁사인 인텔이나 삼성전자 등을 누르고 ‘절대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ARM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서 저전력 반도체 설계기술로 이름을 떨친 만큼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높은 AI·데이터센터·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힘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엔비디아는 게임시장을 겨냥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과 AI에 기반한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주력 매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와는 경쟁사(시스템반도체)이면서도 협력사(파운드리)인 복합적 관계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ARM 인수로 흔들리고 있다. 그간 중립을 유지해왔던 ARM이 엔비디아라는 주요 플레이어 아래로 들어가면 ARM의 설계에 기반한 삼성전자의 AP 기술이 유출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도 소프트뱅크가 4년 전 ARM을 인수했을 때와 달리 엔비디아는 현재 ARM 고객사들과 경쟁관계에 놓여 있어 사업적 충돌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미디어 콘퍼런스에서도 애플·퀄컴 등 기존 고객과의 관계설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황 CEO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바꿔놓을 엔비디아의 초대형 M&A는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넘어야 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나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두 회사의 결합이 독과점을 형성할지를 따져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 10월 반도체 계측장비 업체인 KLA텐코와 공정장비 업체인 램리서치 합병 당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시정조치를 내렸다. 반도체 설계·제조 단계를 고려할 때 수직적 결합에 가까운 엔비디아와 ARM의 M&A 역시 규제에 발목이 잡힐 여지가 있다. 이석준 법무법인 율촌 미국변호사는 “불승인 여부를 현시점에서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각국 정부가 반독점법 등을 이유로 기업결합에 제동을 건다면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기업결합으로 관련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제한받느냐에 따라 각국 당국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사법리스크에 묶여...‘ARM’ 군침만 삼킨 삼성 100조 훌쩍 넘는 실탄 쥐고도 관망만 하다 인수전 참여 못해 ARM이 삼성전자가 아닌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품에 안기자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밝히자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TSMC·퀄컴·인텔 등 기존 시스템반도체 강자들을 10년 안에 따라잡기 위해서는 M&A가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100조원을 훌쩍 넘는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실탄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결국 삼성전자 M&A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전장 반도체 기업 NXP를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쏙 들어갔다. 지난해 마무리될 줄 알았던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를 넘기며 M&A 추진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의 마지막 대형 M&A인 미국 전장 업체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 2016년 추진돼 2017년 마무리됐다. 이런 와중에 올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삼성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내 관망세로 돌아섰고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가중되며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M&A 결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당장 M&A보다는 파운드리사업부 등의 자체 경쟁력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형 M&A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8월 수출물가 4개월 만에 하락 전환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0.09.15 07:27:15우리나라 수출 제품의 가격 수준이 3개월 연속 오르다가 지난달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둔화된 가운데 반도체 가격이 소폭 하락한 영향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8월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6.8% 떨어지면서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환율 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6% 올랐다. 지난해 8월 대비로는 5.4% 하락했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제1차 금속제품과 석탄 및 석유제품이 올랐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내리면서 전월 대비 하락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플래시메모리(-4.8%), 디램(-1.0%) 등이 하락세를 보였고 가성소다(-9.5%), 자일렌(-1.3%) 등 화학제품도 떨어졌다. 반면 은괴는 30.5% 급등했고, 정제혼합용 원료유도 17.4%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 공급 애로와 수요 확대 요인이 겹치면서 은괴 등을 중심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며 “반도체 가격은 전반적으로 2·4분기 중에 재고축적 수요 둔화가 반영되면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1%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5%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는 광산품(-4.2%)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5% 하락했고, 중간재는 0.3% 떨어졌다./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엔비디아, ARM 인수…미·중 반도체 패권전쟁 앞날은
산업 산업일반 2020.09.14 18:02:04‘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반도체는 미래 성장동력인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의 기초라는 점에서 미중 간 본격 충돌은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강화된 제재가 15일부터 시작된다.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반도체 공급선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초강력 규제다.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0%, 통신설비 시장의 35%를 주무르는 공룡기업이자 중국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날 발표된 반도체 업계 역대 최대 인수합병(M&A)인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도 반도체 기술패권을 거머쥐려는 미국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시에 진행된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재편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촘촘하게 엮여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 기업들은 ‘빅바이어’인 화웨이가 떠난 10조원 규모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 급선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는 비상회의를 잇따라 열고 올 하반기 경영계획을 새로 손보고 있다. 회의주제는 화웨이를 대체할 거래선 확보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체 기술 개발과 우회공급, 영업망 구축을 통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데 골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물론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엔비디아의 ARM 인수 등 굵직한 대외변수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강력하다”며 “현재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기존에 작성했던 연간 경영계획과 사업계획을 큰 폭으로 수정하면서 상황을 시시각각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
美, AP설계까지 장악 '승기'...손발 묶인 中 반도체굴기 '휘청'
산업 기업 2020.09.14 17:49:21“미중 반도체 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았고 중국의 반도체굴기는 앞으로 휘청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15일부터 강화되는 미국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 제재와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의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간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화웨이 수출길이 15일부터 전면 차단되고 미국 엔비디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시장을 장악한 ARM을 품에 안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공룡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역사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화웨이 제재로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 반도체 기술의 싹을 자르는 동시에 엔비디아를 통해 기존 GPU 시장 외에 모바일 AP 설계 시장까지 장악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굴기의 한 축을 담당하던 화웨이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고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반도체굴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화웨이는 15일부터 전 세계 반도체 업체로부터 미국의 소프트웨어·장비를 사용해 만든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그동안 화웨이는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스마트폰의 두뇌인 AP를 설계하고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생산을 맡겨 모바일 AP를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를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해 만들지 못하도록 하면서 TSMC는 화웨이 반도체의 생산을 접었다. 이에 화웨이는 TSMC 대신 대만 미디어텍으로 주문을 옮기는 한편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회전략을 모색했다. 화웨이의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임직원들을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UNISOC로 대거 이동시켜 UNISOC가 AP를 설계하고 이를 칭화유니그룹의 반도체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중국 칭화유니그룹도 미국의 장비와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된데다 삼성전자와 TSMC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져 화웨이에 공급할 제품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마저 검토하고 있다. TSMC와 거래가 끊긴 화웨이가 자국 업체인 SMIC로 주문을 몰아줄 가능성이 있어서다. 14나노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SMIC는 내년 7나노 공정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지만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하면 7나노 공정 진입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SMIC까지 제재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패권전쟁에서 승리를 점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문제는 앞으로 미국이 어느 정도의 강경책을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만약 미국이 SMIC까지 제재한다면 중국의 파운드리 사업을 건드리는 것이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손발이 모두 묶여버리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 뒤 미국 정부가 ARM의 AP 설계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활용하지 못하게 할 경우 반도체는 물론 중국의 스마트폰 산업까지 무너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미국 퀄컴, 중국 하이실리콘 모두 ARM의 설계를 사용해 스마트폰용 AP를 만든다. 다만 삼성전자와 퀄컴은 ARM의 기본 설계에 자체 설계 기술을 추가해 독자적인 AP를 만드는 반면 하이실리콘은 ARM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차이가 있다. 하이실리콘의 AP 설계 능력이 삼성전자와 퀄컴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는 얘기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한 후 중국 기업에 AP 설계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이를 자체 개발해야 하는데, 중국의 기술력을 고려할 때 ARM을 능가하는 AP 개발은 불가능하다”며 “화웨이가 자체 AP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다른 중국 기업까지 AP 공급이 끊기게 되면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재용·전희윤기자 jylee@@sedaily.com -
엔비디아, 반도체 설계회사 ARM 47조원에 인수
국제 경제·마켓 2020.09.14 09:58:35미국 최대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400억달러(약 47조4,4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밝히며 “이번 계약이 인공지능(AI) 시대에 엄청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RM의 오픈 라이선스 모델을 계속 운영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엔비디아의 ARM 설계 독점 사용 의혹을 일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인수가 반도체 업계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계약금 20억달러와 주식 215억달러, 현금 120억달러를 ARM에 지급해야 한다. ARM 직원들에게도 엔비디아 주식 15억달러어치가 주어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이번 거래로 활짝 웃었다. 2016년 손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314억달러를 주고 ARM의 지분 100%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며 손 회장은 4년 만에 86억달러에 가까운 차익을 거두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매각 이후 ARM 지분 10% 미만을 보유하게 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합병이 영국,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후 최소 18개월 후에야 최종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ARM의 본사가 있는 영국에서 이번 거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칼럼을 통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ARM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핵심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회사였다. 소프트뱅크는 ARM 인수 이후에도 여전히 본사를 케임브리지에 뒀지만, 엔비디아는 오히려 이들 엔지니어를 미국 본사로 흡수시켜 본사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속보]엔비디아 마침내 ARM 품었다...'반도체 공룡' 탄생
산업 기업 2020.09.14 09:15:43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는 13일(현지 시각) 소프트뱅크와 세계 최대 반도체설계회사 ARM을 400억달러(4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 금액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AI는 우리 시대 가장 강력한 기술력으로 새로운 컴퓨팅 바람을 일으켰다”며 “ARM과 엔비디아 조합은 AI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인수 소감을 밝혔다 2016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총 320억달러(38조원)를 주고 ARM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엔비디아와 ARM의 몸집은 비슷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몸집을 10배 이상 빠르게 늘리면서 어느새 TSMC,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세계 3위 반도체 회사로 급성장했다. 엔비디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게임과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 확대로 수혜를 봤다.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에도 GPU 탑재량이 늘며 미래 전망도 밝다. 반면 ARM은 매출이 그대로인데다 소프트뱅크가 연이은 스타트업 투자 실패를 겪으며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번 400억달러 매매가 공식화하면서 손 회장은 4년 만에 약 80억달러(9조5,000억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두게 됐다.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 공룡의 탄생에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ARM은 반도체 업체에 CPU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AP, 서버용반도체, AI 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군을 망라한다. 지난해에만 ARM 설계도를 활용해 만들어진 반도체가 230억개다. 누적으론 1600억개를 자랑한다. 엔비디아가 이런 ARM을 인수하며 CPU와 GPU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 것이다. 마치 과거의 인텔이 누린 지위를 가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 애플, 퀄컴 등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대한 영향은 어떨까. ARM은 그동안 반도체 설계 외엔 제조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중립성’ 덕분에 그 많은 제품 설계들을 수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조능력이 있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며 향후 삼성, 애플, 퀄컴 등 고객사들에겐 약간 껄끄러운 존재가 됐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최신 GPU 물량을 삼성전자에 맡기면서 적에서 협업관계로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이긴 해도 업계 큰 손인 만큼 향후 이 관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필요한 제품들이 다양해지면서 반도체 회사들이 영위하는 사업군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서 내놔야 하는 필요가 커 서로 합종연횡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ARM '경영난 소뱅' 품 떠난다…내주 400억弗에 엔비디아로
국제 기업 2020.09.13 10:14:17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영국 반도체설계 업체 ARM홀딩스 매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인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 간 ARM 매각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르면 다음주 초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며 매각금액은 40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는 대신 엔비디아의 지분을 인수해 주주가 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해 향후 가치가 높아지면 소프트뱅크로의 지분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최근 위워크 투자 실패 등으로 소프트뱅크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ARM을 비롯해 알리바바·T모바일 등 투자했던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이번에 ARM을 인수하는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반도체 기업 중 시총 순위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2·4분기 매출액이 38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데이터센터 제품 판매호조 덕분이다. 엔비디아의 2·4분기 데이터센터 제품 매출은 17억5,200만달러로 전년동기(6억5,500만달러) 대비 167.5%나 늘었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최근 재택근무 확산과 이에 따른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ARM 인수까지 마무리되면 반도체 업계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PU뿐 아니라 CPU 기술까지 확보하면서 미래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韓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美상무부에 화웨이 수출허용 공식 요청
산업 기업 2020.09.10 17:38:12삼성·LG·SK그룹이 미국 정부에 중국 화웨이에 대한 부품 수출을 계속할 수 있게 허용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034220) 등은 미 상무부에 부품 수출 허용을 공식 요청했거나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에도 협상에 나서달라고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 상무부에 대(對) 화웨이 수출 관련 특별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연간 출하량의 10% 정도(1조5,000억~2조원 규모)를 화웨이에 납품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승인 신청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수출 허용을 정식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빅바이어인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중단될 경우 한국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3%, SK하이닉스는 12%가량을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요청이 수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후 자국 기업의 기술이 적용돼 생산되는 반도체와 관련 기술을 화웨이에 공급하려면 자국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
차세대반도체 개발에 1조 투입…민관 드림팀 출범
경제 · 금융 정책 2020.09.10 14:05:3310년간 총 1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민관으로 구성된 사업단이 이번 사업을 이끄는 구심점을 맡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경기 성남 판교에 있는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단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은 양 부처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위해 단일 법인으로 구성된 기관으로, 반도체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고 공공·민간 협력의 다리 역할을 맡는다. 미래 수요에 대응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향후 10년간 총사업비는 1조96억원이고, 올해에는 103개 기업·32개 대학·12개 연구소가 82개 과제에 참여한다.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와 ‘반도체 주요기업·기관 간 연대와 협력 MOU’ 등 두 건을 체결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 MOU는 부처와 핵심기관 간 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 상용화와 공급 안정성 확대를 목표로 한다. 반도체 주요 기업·기관 간 연대 협력 MOU는 반도체 수요·후원·개발 기업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기관은 개발된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시제품 제작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성 장관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계기업-파운드리-수요기업 간 연대와 협력을 제고하고, 이를 뒷받침할 소재·장비 산업 등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
엔비디아 ARM 인수 추진...삼성 타격받나
산업 기업 2020.08.02 17:27:45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인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업체 1위인 영국 ARM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ARM은 삼성전자(005930)·퀄컴·애플·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 등에 모바일용 반도체의 기초 설계도라 할 수 있는 명령어아키텍처(ISA)를 판매해 수익을 내며 스마트폰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90% 이상이 ARM의 ISA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시도할 경우 독과점 우려로 각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다 매각가가 최소 연 매출의 20배 이상 될 것이라는 점은 매각에 걸림돌이다. ARM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삼성전자로서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 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 AP 설계도의 ARM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나 ARM에는 무시할 수 없는 고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악의 경우 기존 ARM의 특허를 활용하지 않은 독자 반도체 설계에 나서거나 외부 AP 조달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2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소프트뱅크와 ARM 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ARM 매각작업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9,615억엔(약 11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금 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ARM 지분은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320억달러를 들여 ARM을 인수했으며 당시에도 연 매출의 18배가량 되는 몸값을 지불해 “거품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GPU를 병렬로 배치해 연산처리 능력을 극대화한 ‘GPGPU’ 기술 보급 확대 이후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인텔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가 ARM 인수로 CPU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AI 등 미래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보다 앞서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ARM은 반도체 설계 명령어를 여타 CPU 업체보다 단순화한 저전력 반도체 설계 기술로 스마트폰 시장 도래 이후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RM 인수에 성공하면 관련 특허를 폐쇄적으로 운영하거나 특허료를 높게 받는 등의 정책을 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부문 1위를 목표로 ‘엑시노스’ 같은 모바일 AP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모바일용 CPU 자체 개발 프로젝트인 ‘몽구스’를 중단하고 ARM 기반 CPU 개발로 전략을 선회했으며 모바일용 GPU는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와 손잡고 기술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로서는 오픈소스 기반의 반도체 설계구조인 ‘RISC-V(5)’를 활용해 자체 AP 제작에 나서거나 최악의 경우 타사 AP를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RISC-V를 활용해 5세대(5G) 통신칩(RFIC)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종합반도체업체(IDM)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타 팹리스들은 지금껏 합리적인 가격에 ARM의 특허를 이용할 수 있어 ARM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AP 생태계 유지가 가능했다”며 “보안이나 각종 버그 수정 등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RISC-V 진영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ARM 인수 이후 ‘특허 갑질’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ARM의 지난해 매출(18억9,800만달러) 대비 4년 전 인수가(320억달러)가 지나치게 높은데다 2018년 퀄컴의 NXP 인수 시도가 중국 당국의 불허로 실패했듯이 각국 정부의 독과점 견제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반도체 사상 최대 거래…"소프트뱅크, 엔비디아와 ARM 매각협상"
산업 기업 2020.08.01 13:35:4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매물로 내놓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협상이 성사되면 세계 반도체 산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로와 ARM 인수를 논의 중”이라면서 “매각 협상 성사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인수 예상 가격은 320억달러(약 38조원) 규모로, 5년 전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한 금액과 비슷하거나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현재 ARM 지분 75%는 소프트뱅크가, 25%는 자회사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ARM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핵심 원천기술인 반도체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퀄컴·애플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세계 스마트폰 AP(중앙처리장치) 95%가 ARM의 설계도를 활용하고 있다. ARM 인수를 추진하는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제조사로, 최근 인텔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하며 “바둑으로 치면 50수(手) 앞을 내다보고 인생 최대의 베팅을 했다”며 “미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10년 후엔 ‘싸게 샀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결국 매각에 나섰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은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kr)’ 등 스타트업 투자 실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FT에 따르면 헤르만 하우저 ARM 공동 창립자는 “이번 인수합병은 영국이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을 최고의 입찰자에게 매각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자금 마련, 정부 당국의 결합 승인 문제 등 과제도 산적해있다. 앞서 삼성전자의 입찰 여부가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위험부담을 감안해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엔비디아, 인텔 제쳤다... 美 반도체 시총 1위 등극
국제 기업 2020.07.09 10:32:54그래픽처리장치(GPU) 선두 기업 엔비디아가 전통적인 반도체 거물 인텔을 누르고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 자리에 올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종가는 전날 대비 3.49% 오른 408.64달러를 기록해 시가총액이 2,513억달러(약 299조6,501억원)로 늘었다. 인텔의 시가총액(2,481억달러)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주가가 68% 급등하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유일하게 대기업에 편입되지 않은 GPU 독립 제조사다. 통신은 엔비디아의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가 이 같은 성과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게임 산업을 공략한 GPU 생산에 앞장선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라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유수 자동차 회사의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확대된 원격근무에 따른 GPU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 7일 구글 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최초의 클라우드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투자자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큰 폭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여전히 인텔의 극히 일부에 머물 전망이다. 통신에 따르면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엔비디아의 올해 매출이 146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인텔의 매출 전망치 738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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