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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타국가' 된 한국
산업 IT 2025.04.09 17:45:29‘인공지능(AI) 주요 3개국(G3)’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이 실제로는 공신력 있는 글로벌 통계에서 언급조차 안 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술 개발에 있어 먼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갔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난해부터 자체 AI 모델로 수조 원의 수익을 낸 반면 한국 기업들은 원천 기술 개발에 사실상 손을 놓으며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중국이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며 미중 2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과 정부 지원이 모두 부족한 한국 AI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인 에포크AI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픈AI는 ‘챗GPT’와 같은 자체 AI 모델 판매를 통해 23억 3000만 달러(약 3조 459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구글의 AI 연구 기업인 딥마인드와 앤스로픽 역시 같은 기간 독자 개발 AI 모델로 각각 4억 6200만 달러(약 6859억 원), 2억 9300만 달러(약 43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포크AI는 중국(딥시크·알리바바·바이트댄스), 프랑스(미스트랄AI), 심지어는 캐나다(코히어) 기업까지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자체 AI 모델 판매로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기업들의 경우 아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경우 올 1월 선보인 저비용·고효율의 모델 ‘R1’을 통해 올해 상반기 비(非)미국 기업 중 유일하게 1억 달러(약 1484억 원) 수준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AI에 대한 정책도 변화하는 등 연속성이 떨어지는 까닭에 국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며 “미국·중국에 비해 지원, 규제 수준, 정책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오픈AI 23억弗·딥시크 1억弗 벌 때…'이름'도 못 올린 韓기업
산업 IT 2025.04.09 17:41:12한국 기업들은 수익뿐만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에포크AI 보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에포크AI가 최근 업데이트한 국가별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통계에서 한국은 ‘기타’로 분류됐다. 웹상에서 설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국의 국가명이 나타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87개), 중국(58개)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에포크AI의 통계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매년 발간하는 ‘AI 인덱스’ 보고서에 원데이터로 사용될 정도로 공신력이 있는 자료다. 이러한 자료에서 언급이 안 된 것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정부가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꼽는다. 특히 AI와 같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의 경우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며 오히려 산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HAI가 이달 7일(현지 시간) 발간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민간 부문 AI 투자액은 13억 달러(약 1조 9256억 원)로 국가별로는 11위에 그쳤다. 2022년 6위, 2023년 9위에서 매년 순위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1091억 달러(약 161조 6316억 원)를 지출해 한국 대비 83배가 넘는 민간 AI 투자액을 기록했다. 2위인 중국 역시 93억 달러(약 13조 7779억 원)로 한국의 7배에 달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AI 산업은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해 그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2027년까지 민간 부문에서 65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도록 했으나 이 역시 현재 방향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기업조차 AI 원천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자체 생태계에 접목하는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수많은 비용·인력을 투자해 개발하던 자체 생성형 AI ‘코지피티(KoGPT) 2.0’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독자 기술 개발 경쟁력을 키우는 것 대신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네이버 역시 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했으나 자사 서비스에만 접목될 뿐 해외 기업 판매 등 외부로는 확장이 안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산업 지원을 하지 못하면서 관련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HAI에 따르면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AI 인재의 유입 또는 유출 여부를 보여주는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지난해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인도·헝가리·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국 5위다. 업계에서는 혁신 없이는 현재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장현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 발짝씩 늦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주도로 수학·통계학 등 AI 개발의 기본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데이터센터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AI서버 한대당 6억…최적 조합으로 구축비용 줄인다 [스케일업리포트]
산업 중기·벤처 2025.04.09 17:35:49생성형 인공지능(AI) 붐 이후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품귀 현상을 빚자 많은 기업들은 ‘묻지마 사재기’를 시작했다. 일단 확보해놓고 후에 고민해보자는 심리였다. GPU와 서버 구매량을 늘리다 보니 고민이 생긴 부분은 ‘투자 대비 회수’였다. GPU 8장이 들어가는 서버가 대당 5억~6억 원 정도인데 투자금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게 많은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이다. AI인프라 스타트업 텐은 이 같은 고민을 가진 기업들을 위해 최적의 AI 인프라 조합을 추천해준다. 뿐만 아니라 AI 모델이 학습을 할 때는 GPU를 하나로 묶어서 ‘최대 용량’으로 가동하고 추론 시에는 다시 이를 분할해 ‘최소 활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 경쟁사로는 유일하게 래블업이 언급되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AI인프라 스타트업은 드물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저희는 다양한 AI 인프라 구성을 표준화해서 최적의 레시피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고객별로 가장 좋은 레시피를 제안합니다.” 오세진 텐 대표는 9일 서울 역삼동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텐의 역할을 이 같이 정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AI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라고 표현한다. 원하는 AI 모델의 사양과 활용 용도에 따라 필요한 하드웨어와 인프라의 조합을 추천하고 세팅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GPU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고성능 컴퓨팅(HPC)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IBM, 넷앱과 서버 OEM의 경우 휴렛패커드, 델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국내에서 이를 가장 먼저 써보고 최적의 조합을 마련한다. 텐의 고객군은 크게 두 종류다. 첫 번째는 이미 AI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쪽이다. 실무 부서가 계속 투자를 해달라고 해서 서버당 5억~6억 원을 호가하는 장비를 구입했지만 이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점검하기는 어려워 텐을 찾는 이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새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찾아오는 기업이다. 이를 테면 메타의 라마(Llama) 모델을 활용한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고 싶은데 트래픽이 얼마나 필요한지, 필요한 트래픽을 견디기 위해서 확보해야 하는 최소한의 인프라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려고 하는 고객이다. 텐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은 AI 모델 학습을 위해 여러 개의 GPU와 노드를 ‘묶어서’ 하나처럼 작동하게 해 최대한의 성능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AI 추론의 경우 적은 GPU 자원으로도 가능하도록 GPU를 분할해서 쓰게 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학습 단계에서는 GPU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 AI 추론·운영 단계에서는 최소로 인프라를 쓰게해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게 하는 것이다. 올 1월 중국의 딥시크가 AI 추론 영역에서 저비용으로도 좋은 성과를 낸 뒤로 AI 추론 모델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졌다. 특히 GPU 1개를 100분의 1 단위까지 분할해 사용할 수 있는 텐의 기술이 주목 받으면서 투자자들도 반응했다. 이를 테면 동시에 여러 그룹이 AI 추론 작업에 나선다고 하면 이들을 위해 GPU 1개당 100개의 블록을 나눠서 일정 구역을 우선순위, 중요도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GPU 분할 기능을 통해 서버 자원의 10분의 1만 활용해도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며 “비용을 최대 90%까지 감축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3년 11월에는 국방부 산하 최대 연구소인 한국국방과학연구소의 딥러닝 연산용 고밀도 GPU기반 클러스터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신뢰도를 검증 받았다. LG전자, KB국민카드, 한화시스템 등 기업을 비롯해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대학 고객도 확보했다. 텐은 이달 초 LG유플러스, KDB산업은행,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으로부터 7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오 대표가 AI모델이 아닌 AI인프라에 빠져든 것은 주변에서는 의외의 행보로 여겨졌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연세대 디지털신호처리·인공지능 연구실에서는 AI오디오 스타트업인 가우디오의 오현오 대표를 비롯해 많은 AI 연구자들을 배출됐다. 상당수가 AI 모델쪽을 택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달랐다.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던 2016년은 구글의 딥마인드가 만든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대국을 여러 차례 이기면서 AI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였다. 기업들에게 AI모델을 만들어 주는 시스템 통합(SI) 업체에서 근무하다 보니 AI 전공자라는 이유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됐다. 그는 “당시 라이나생명부터 LG전자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결국 좌초됐다”며 “AI 서비스를 통해 절감해줄 수 있는 비용은 일년에 5억 원 수준인데 인프라 구축에는 20억 원이 들다 보니 결국은 비용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때 그가 느낀 것은 좋은 AI모델 이상으로 이를 비용 효율적인 인프라로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감도 들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후 2020년 7월 텐을 창업할 때 주변에는 응원군보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왜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하려고 하느냐’ ‘AI 모델이 먼저다’ 등의 시각이었지만 5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AI인프라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이 분야의 인재 양성소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최근 엔비디아에 인수된 런AI 등 AI 인프라 회사는 몇 곳이 안 된다. 창업 후 5년 가까이 국내에서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 5년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려 세계 시장의 강자가 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오 대표는 “국내에도 에스넷시스템 등 19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국의 고객사들을 만나고 있다”며 “해외에도 저희만의 유통망, 교육 프로그램, 영업관리 등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바로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텐의 경우 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도구인 쿠버네티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오픈AI도 채택한 표준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높아 해외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텐의 목표는 최고의 AI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쪽에 가깝다. 이 때문에 주 고객사들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솔루션 수퍼팟(SuperPOD)을 구매해 직접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소수의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부터 중소, 중견 기업 등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이다. 오 대표는 “적은 비용으로도 AI를 빠르게 도입해 가치를 만들어내고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AI모델처럼 눈에 띄지는 않아도 ‘뒷단’에서 받쳐줄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맹추격하는 中 AI…한국 투자 규모는 ↓
산업 IT 2025.04.08 09:27:03지난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며 미국을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답보 상태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출시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는 15개로 나타났다. 미국은 40개로 중국과 차이가 25개로 나타났다. AI의 성능을 비교 평가하는 플랫폼 'LMSYS 챗봇 아레나'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고 AI 간 성능 차이는 올해 2월 1.7%로 나타났다. 이는 1년여 전인 지난해 1월 9.3%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대규모 멀티태스크 언어 이해 능력 평가(MMLU)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나라간 격차는 2023년 말 17.5%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0.3%로 줄어들었다. 중국 딥시크가 추격에 앞장서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해 5월 딥시크V2를 출시한 데 이어 올초 딥시크R1을 출시하며 격차를 줄였다. 보고서는 "딥시크의 R1 출시는 일반적으로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의 일부만을 사용해 해당 성능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이 발표해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며 "이는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AI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는 미국이 1099억 8000만 달러(161조 8000억 원)로 중국(92억 9000만 달러)의 10배를 넘었다. 미국의 투자는 전년(672억 달러)보다 63% 늘었고, 중국(72억 6000만 달러)은 28%가 늘면서 두 국가의 격차는 전년 9배에서 더 증가했다. 2023년 전 세계 컴퓨터 과학(CS) 분야 논문 중 중국의 논문 비중이 23.2%로 미국(9.20%)을 크게 앞질렀고, 중국은 지난해 전체 AI 특허의 69.7%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만한 모델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출시 모델이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정부는 "조사 대상에서 누락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스탠퍼드대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투자는 13억 3000만 달러로 전년(13억 9000만 달러)보다 다소 줄어들며 조사 대상 투자 규모 순위에서도 9번째에서 11번째로 떨어졌다. 한국은 2023년 이스라엘, 인도, 헝가리, 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많은 국가 5위를 기록했다. 다만 2023년 국가별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승인 건수는 한국이 17.27로 룩셈부르크 (15.31), 중국(6.31), 미국(5.20)보다 앞섰다. 한국은 2022년에도 10.26로 가장 높았다. -
트웰브랩스 영상 이해 AI, AWS 타고 글로벌 확산 속도 낸다
산업 IT 2025.04.07 23:07:19영상 이해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트웰브랩스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에 자사 멀티모달 AI 모델 '마렝고'(Marengo)와 '페가수스'(Pegasus)를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트웰브랩스의 모델들은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중 최초로 아마존 베드록에 탑재된다. 아마존 베드록은 단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다. 현재 아마존, 메타, 앤스로픽, 미스트랄 AI, 딥시크 등 기업의 초거대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트웰브랩스는 영상을 이해하는 데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인 영상 이해 AI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영상 이해 AI 모델 ‘마렝고’와 영상 언어 생성 AI 모델인 ‘페가수스’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동영상 시대의 시작을 알린 첫 피사체가 말(馬)인 만큼 영상 이해 시대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로 AI 모델에 말과 관련된 이름을 붙였다. 트웰브랩스의 영상 AI 모델들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해 영상 콘텐츠 검색, 분석 및 인사이트 생성 능력을 제공한다. 특히 이들 AI 모델은 영상 내 객체, 행동, 배경 음향 등 다양한 요소를 자연어로 검색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활용하기 어려웠던 영상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트웰브랩스의 마렝고와 페가수스는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의 베드록을 통해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확산될 것으로 분석된다. AWS 이용자는 API 하나로 영상 이해 능력을 갖춘 트웰브랩스 모델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는 "영상은 전 세계 데이터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대부분 검색이 불가능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들은 10년 전이나 10분 전에 수집된 영상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라이브러리에서 찾고자 하는 정확한 순간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미라 파나 바크티아르 AWS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게임 및 스포츠 총괄 매니저는 “기업들은 귀중한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별도의 인프라 관리 없이 엔터프라이즈 규모로 강력한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트웰브랩스와 AWS의 협업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트웰브랩스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하이팟을 활용해 AI 모델 학습 속도를 최대 10% 향상하고 학습 비용을 15%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
상승세 탄 中증시…기술주 이어 소비주까지 뛴다
증권 국내증시 2025.04.04 17:54:49올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등장으로 촉발된 기술주 중심의 중국 증시 상승세가 소비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며 내수 소비 활성화에 나서자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나란히 오름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글로벌 X 차이나 소비재(CHIQ)’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들어 15% 가까이 상승했다. CHIQ ETF는 상품명처럼 중국 소비재 기업들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알리바바·핀둬둬(PDD)·메이투안·징동닷컴·염차이나 등 중국 내수 소비 관련 기업 전반에 투자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소비 촉진을 위해 도입한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것으로 바꿀 때 구매 가격 일부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의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중국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2위 기업인 징동닷컴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와 34% 증가한 3470억 위안(약 68조 5672억 원)의 매출액과 105억 위안(약 2조 7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징동닷컴의 주가는 올 들어 13% 가까이 상승했다. 업계 1위인 알리바바는 호실적과 더불어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의 경영 복귀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올해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했다. 또 다른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PDD 주가도 올 들어 17.20% 상승하며 호조를 보였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전면적 정책 전환은 중화권 주식시장 재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 반등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외식 프렌차이즈 KFC, 피자헛, 타코벨의 중국 지역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염 차이나 홀딩스의 주가는 올 들어 9.26% 상승했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재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주)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7% 가까이 올랐다. 중국 소비 활성화에 ‘KIWOOM 차이나내수소비TOP CSI’ ETF는 올 들어 7.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잇달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중국 정부의 전면적인 정책 전환 기조에 주목하며 올 2분기 상해종합 지수가 최대 35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이는 이날 기준 상해종합 지수(3342.01포인트) 대비 10% 더 높은 수치다. 3일과 4일 트럼프 관세 여파로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해도 중국 시장은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에 투자 자금도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국 펀드 설정액은 5조 9291억 원으로 한 달 새 3593억 원 증가했다. 이에 운용 업계도 중국 ETF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거시·산업 정책을 ‘내수 자극’으로 집중시키고 있다"며 “소비 촉진을 통해 수입을 정상화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 시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딥시크처럼 반도체를 재정의할 것”…전 TSMC 부사장의 전망
국제 경제·마켓 2025.04.03 16:52:34미국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기술 자립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의 딥시크처럼 반도체 분야에서 기존 방법과는 다른 양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린 번젠 대만 칭화대 반도체 연구소 소장은 3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투자와 발명에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아마도 딥시크처럼 모두를 완전히 놀라게 할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TSMC의 전 연구개발(R&D) 부사장이자 ‘침지 리소그래피의 아버지’로 불리는 린 소장은 “중국을 계속해서 핍박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그들에겐 (발명에 나서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이 반도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딥시크와 비슷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이 반드시 7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5㎚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방식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린 소장은 “7nm 공정을 통해 동일한 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재료와 설계를 사용할 수도 있고, 기존의 첨단 공정 트랙에 진입해 5㎚ 또는 그보다 더 진보된 공정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할 필요 없이 딥시크처럼 기존의 경로를 따르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에서 3㎚로, 3㎚에서 2㎚로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증가한다”며 “달리 말해 5㎚ 기술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미래에 필요하게 될 일,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구조를 사용하는 일을 7㎚ 기술을 사용해서 할 수 있다면 기존에 필요했던 크기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 소장은 중국 본토가 반도체를 재정의할 수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외부 세계가 중국 본토에 R&D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도록 계속 강요한다면, 미래에는 ‘반도체 산업의 딥시크’가 탄생해 TSMC가 5nm, 2nm, 3nm를 만드는 데 들인 노력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다. 이 경우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본토의 가격은 낮고 시장은 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의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에 대해 폭스콘의 반도체 전략 책임자이자 TSMC의 전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치앙샹이는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현지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한눈에 드러날 것”이라며 “그러나 핵심은 반도체 자율성이 중국 본토의 확고한 발전 방향이며, 반도체 회사들은 필연적으로 자신들에게 적합한 생존 및 발전 모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치앙 전 COO는 인텔이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 TSMC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성숙한 공정 제조업체를 인수해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린 소장은 TSMC가 경쟁사들이 갖지 못한 장점을 지녀 “따라잡기 매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인텔과 삼성에 비해 TSMC가 수백 개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따라잡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중국 투자할 땐 'TIGER'…미래에셋운용 항생테크 ETF, 순자산 1조 돌파
증권 해외증시 2025.04.03 11:05:24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사 상품인 ‘TIGER 차이나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1조 원을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종가 기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 순자산은 1조 438억 원이다. 현재 국내 상장된 항셍테크 투자 ETF(레버리지 제외) 전체 순자산의 83.7%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 이후 중국 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이 재평가 받기 시작하며 해당 ETF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를 981억 원어치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5779억 원에서 3개월 만에 약 2배가량 성장했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중국 혁신 성장 산업을 대표하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에 투자한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테리픽10(Terrific10’ 종목에 투자 가능하다. 테리픽 10에는 샤오미, 알리바바, SMIC, 텐센트, 징동닷컴, 메이퇀, 넷이즈 등 중국 대표 기술주들이 포함돼 있다. 중국 테크 기업 주가 상승에 당국의 적극적인 부양 의지가 뒷받침되면서 갈수록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2일 기준 해당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0%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 본부장은 “지난달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AI+ 행동을 통해 혁신 테크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강조했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 5% 달성을 위한 하나의 축으로 첨단 테크 분야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며 중국 테크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中 주문 폭주하는데…엔비디아는 '딜레마'
산업 IT 2025.04.03 09:20:53엔비디아가 중국발(發) 인공지능(AI) 가속기 주문 폭주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제재가 강화될 경우 생산한 칩셋이 소용없어지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재무제표에 선반영된 거액의 매출 채권이 증발해 지지부진한 주가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일(현지 시간) 디인포메이션은 “올 1분기 엔비디아가 중국 전용 칩 H20을 160억 달러나 주문받았다”며 “횡재에도 미국이 대(對)중국 H20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지난 회계연도 중국 매출(170억 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딥시크가 중국 전용 칩셋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자 중국 기업들이 주문량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이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AI 가속기 중 최신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3년 전 H100의 중국 판매가 금지되자 전용 칩 H800을 냈고, 이마저 수출 길이 막히자 지난해 한 단계 성능을 낮춘 H20을 내놓았다.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의 주문이 쏟아지며 1년 치 중국 매출을 한 분기 만에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H20이 현 주력 칩셋인 ‘블랙웰’보다 15배 느리다는 데 있다. 중국 기업들 외에는 H20을 구매할 고객이 없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출을 막아선다면 재고를 떠안게 된다. 엔비디아 칩셋을 만들어내는 대만 TSMC의 반도체 생산량이 제한돼 있다는 점도 골치다. TSMC는 1분기 주문받은 H20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이 필요한 상태다. 디인포메이션은 “가용량을 늘릴 수는 있으나 이렇게 많은 양을 만들어내는 데는 6개월 이상이 걸려 배송이 일러야 올 4분기에나 이뤄질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라인을 예약한 후 수출 금지령이 발표되면 중국 밖에서 구매자를 찾아야 하고 재고 처리를 위해 가격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금지로 이미 주문받은 제품의 납품이 불가능하다면 엔비디아 회계에 반영된 미래 매출이 사라질 수도 있다. 엔비디아의 올 1월 말 기준 미수금은 230억 달러로 1년 새 2.3배 늘었다. 디인포메이션은 “매출보다 미수금 증가 속도가 빨라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너무 일찍 매출을 장부에 올렸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고객사는 칩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까지는 대금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M7' 지고 'T10' 뜬다…中 펀드, 한달 새 3600억 원 유입
증권 국내증시 2025.04.02 11:14:58지난해 한 해 동안 20% 넘게 오르며 주요국 내에서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했던 미국 증시가 주춤하자 대안으로 중국 증시가 부상하고 있다. 중국 대표 기술주인 ‘T10’이 미국의 ‘매그니피센트(M7)’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까지 줄곧 순매도를 보이던 중국 주식형 공모펀드에 올 들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중국 주식형 펀드에는 3587억 원이 순유입됐다. 지난달 말 설정액(7조 9278억 원) 대비 4.7%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2.6%)과 북미 주식형(4.1%)가 기록한 설정액 증가율을 모두 웃돈다. 한 달 순증분으로는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에 해당하는 수치기도 하다. 중국 펀드가 자금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13개월 만에 일이다. 중국 기술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대표 기술주 T10이 주목받고 있다. T10이란 ‘Terrific 10(대단한 10종목)’ 약자로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프리덤 주식 전략 책임자인 제프 웨니거((Jeff Weniger)가 미국 M7에 대응해 꼽은 중국 대표 기술 기업 10곳을 의미한다.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퇀, BYD, SMIC, 지리차, 바이두, 넷이즈, 징동닷컴 등이 포함돼 있다. 제프 웨니거는 올 2월 14일 X를 통해 “중국의 T10이 미국의 M7의 성과를 압도하고 있다”며 “미국의 M7이 그랬듯이 대중들이 이들 기업이 주도권을 깨닫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비용 인공지능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방적인 지원 의지까지 드러내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그간 자행했던 테크 기업 때리기를 중단하고 기술 자립을 선언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증시 자체 기초체력(펀더멘탈)도 좋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별 국채 발행 등 소비 진작 정책 실시도 장기 성장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당금 상향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독려하는 정부 주도의 중국판 밸류업 정책 강화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간주되고 있다.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주식 순매수에 나서면서 수급 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2020년 15%까지 늘렸던 글로벌펀드 내 중국 비중은 2023년 5%로 바닥을 찍고 지난해 말 6.3%로 높아졌다. 단기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표는 타국가 대비 매력적이다. 12개월 전망 주가수익비율(PER)은 11.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로 역사적 고점 대비는 낮은 수준에 있다. 중국 증시 호조에 관련 펀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설정액 500억 원 이상의 공모 중국 주식형 펀드를 기준으로 KCGI차이나펀드(설정액 1860억 원)가 최근 6개월 수익률 33.8%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89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당 펀드는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대만 등 범중국 기업에 투자한다. T10 주요 종목 등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면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내수 소비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바벨 전략이란 위험과 수익을 균형 있게 관리하기 위해 상반된 전술을 결합하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
낸드 값 또 10% 올라…메모리 바닥 찍었나 [biz-플러스]
산업 기업 2025.04.02 07:57:12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3개월 연속 오르며 메모리 ‘바닥론’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이동식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보다 9.61% 오른 2.51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 지난 1월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증가율은 2017년 3월(13.87%) 이후 8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PC용으로 쓰이는 DDR4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1.35달러 이후 5개월 째 보합세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 회복세는 업체들이 불황 속에 고용량 낸드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산업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일시적인 조정 후 올해 2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딥시크의 출시가 AI 애플리케이션 대중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해 기업용 SSD 등의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개인 소비자들의 AI 모바일 기기 구매가 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늘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지출이 지난해보다 76.4% 증가한 6440억 달러(약 9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체 지출의 80%를 AI 스마트폰·PC 등 IT 기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반등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체들도 칩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5일 가격 인상을 알리며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가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스크 역시 이번 달부터 낸드 값을 10% 이상 올렸고 중국 YMTC도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바닥 찍은 메모리…낸드값 또 10% 올라
산업 기업 2025.04.01 17:40:37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3개월 연속 오르며 메모리 ‘바닥론’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이동식저장장치(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보다 9.61% 오른 2.51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뒤 지난 1월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했다. 3월 증가율은 2017년 3월(13.87%) 이후 8년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PC용으로 쓰이는 DDR4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1.35달러 이후 5개월 째 보합세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 회복세는 업체들이 불황 속에 고용량 낸드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산업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일시적인 조정 후 올해 2분기에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 딥시크의 출시가 AI 애플리케이션 대중화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해 기업용 SSD 등의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개인 소비자들의 AI 모바일 기기 구매가 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 늘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생성형 AI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지출이 지난해보다 76.4% 증가한 6440억 달러(약 9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체 지출의 80%를 AI 스마트폰·PC 등 IT 기기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반등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업체들도 칩 가격을 인상하거나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달 25일 가격 인상을 알리며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가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스크 역시 이번 달부터 낸드 값을 10% 이상 올렸고 중국 YMTC도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오픈AI, 사상 최대 투자 유치에 무료 추론AI로 딥시크 대응
산업 IT 2025.04.01 12:26:07오픈AI가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400억 달러(약 59조 원)에 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반년만에 2배가 뛰어 3000억 달러(약 442조 원)에 달한다. 오픈AI는 거액의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오픈 웨이트’형 추론 인공지능(AI)의 무료 공개를 예고하며 일론 머스크의 비판과 딥시크 등 경쟁자에 대응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31일(현지 시간)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3000억 달러 기업가치로 400억 달러 규모의 새 자금 지원을 받았다”며 “혁신 기술을 확장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소프트뱅크그룹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오픈AI는 “AI 연구 경계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하고 매주 챗GPT를 사용하는 5억 명의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겠다”며 “모든 인류에게 이로운 일반인공지능(AGI)로 가는 길을 닦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규 자금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하는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쓰인다. 스타게이트에 예정된 금액은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 상당이다. 오픈AI가 유치한 금액은 단일 투자로 벤처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10월 1570억 달러이던 기업가치는 단번에 2배 상당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피치북의 ‘가장 가치 높은 벤처캐피탈(VC) 지원 기업 순위’에서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2200억 달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3500억 달러)가 유지 중이다. 투자에는 소프트뱅크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스라이브 캐피털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초기 단계에 75억 달러를 대고, MS 등 컨소시엄이 2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소프트뱅크가 225억 달러, 컨소시엄이 75억 달러를 각각 추가하는 구조다. 같은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오픈웨이트 추론 AI를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오픈웨이트란 프로그램 설계도가 완전 개방된 오픈소스와 달리 일부 코드와 AI 훈련의 가중치를 공개하는 형식이다. 사용자는 이를 무료로 내려받아 일부 수정해 사용할 수 있다. ‘인류를 위한 AGI 개발’을 목표로 설립한 오픈AI가 AI 소스를 공개하는 것은 2019년 GPT-2 이후 처음이다. 오픈AI의 결정 뒷편에는 “오픈소스로 AI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최초 사명을 배신했다”는 머스크의 공격과 오픈웨이트로 등장해 충격을 준 딥시크 추론모델 R1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물론 메타 ‘라마’ 등이 오픈소스 생태계를 장악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다. 올트먼은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유용성 여부를 기준에 따라 철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아직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남아 피드백을 모으고 초기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기 위해 개발자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
[청론직설] “전력 못 끌어와 AI칩 있어도 쓰지 못해…연구 인프라 확충 절실”
산업 IT 2025.03.31 18:01:58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2022년 11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챗GPT’를 공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주더니 올해 1월에는 중국의 AI 스타트업이 그에 버금가는 성능의 ‘딥시크 R1’을 출시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기술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특훈교수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AI 연구 인프라와 인재는 미국·중국에 비해 양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AI용 반도체칩 총량이 미국 빅테크 한 곳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칩으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력 소모량이 매우 크므로 데이터센터에 전력 공급 시설을 함께 지어야 하는데 아직 미흡하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대학 연구소는 AI 연구를 위해 GPU를 구해놓고도 전력선을 끌어오지 못해 해당 AI 칩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기반 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알파고 등장 쇼크 이후 10년째에 접어들었다. 그간 AI 기술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알파고가 2016년 바둑계의 인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AI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졌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이 알파고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머신러닝의 일종인 딥러닝(심층 기계학습)과 강화 학습을 바탕으로 삼았다. 이 기술은 ‘언어모델’ 방식의 AI 개발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언어모델이란 어떤 단어들이 순차적으로 나열됐을 때 그다음에 무슨 단어가 나와야 가장 자연스러운 문장이 될지 추정하는 것이다. 언어모델 알고리즘에서 파라미터(매개변수)들을 엄청나게 늘려주면 AI가 더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과 대화하면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챗봇과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AI가 탄생했다. 근래에는 LLM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계획을 세워 작업하고 다른 AI들과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에이전트 AI’를 개발하는 데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딥시크 쇼크가 또 다른 기술 트렌드의 물꼬를 트는 것 같다. △그동안 기술 개발의 기본 추세는 AI가 더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학습용 데이터 투입량을 확대하고 알고리즘의 파라미터를 늘려가는 방식이었다. 이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병렬 연산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했다. 엔비디아의 GPU가 각광받았던 것은 병렬 연산 방식으로 많은 데이터를 고속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들이 사용했던 고성능 칩보다 성능이 낮은 저사양 칩을 사용해 고성능을 낸 것이어서 놀랍다. 개발사 측은 딥시크 개발에 불과 약 560만 달러만 들어갔다고 했다. 오픈AI가 챗GPT 등을 개발하는 데 1억 달러 이상을 들인 것을 감안할 때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의 10%도 안 되는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의 AI를 개발한 셈이다. -딥시크 개발은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들의 대용량인 AI와 달리 경량으로 설계됐다. 알고리즘 크기와 데이터양이 적기 때문에 성능이 낮은 반도체칩으로도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AI를 만들어낸 것이다. AI 개발의 물적·인적 인프라가 미국에 비해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도 고성능 AI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단순 비교는 쉽지 않지만 미국 스탠퍼드대가 발표하는 글로벌 AI 인덱스에서는 우리나라가 7위 정도 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잘하는 수준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1위 미국, 2위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국들의 기술은 올망졸망 수준이다. 영국·프랑스·캐나다·싱가포르에 이어 우리나라가 비슷한 수준에서 뒤따라가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AI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 기술 순위를 지금보다 더 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평가지표의 순위를 높이려고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술도 있고 저런 기술도 있다’면서 백화점식 연구개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순위를 떠나서 실질적으로 사회적·산업적으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해 선도해야 한다. -우리가 선도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원천 기술을 응용해 상용화 서비스로 개발하는 것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런 차별화된 분야에서 한국이 연구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령 우리나라는 의료 분야에서 의료보험을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많은 경험과 데이터, 물적 기반을 갖췄다. 이런 분야들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겨냥한다면 충분히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AI 연구 인력 부족이 심각한데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여건이 갖춰져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AI 연구 인력의 몸값이 많이 높아져서 쓸 만한 사람을 채용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분야 연구자에게 주는 연봉이 우리 대기업들의 평균 3~4배가량 된다. 우리가 그런 고액을 주고 외국인들을 데려온다고 해도 실제로 그가 몸값에 걸맞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우리 연구기관들이 미국뿐 아니라 인도에서도 공대 출신들을 데려오기 힘들어서 파키스탄 등에서 AI 전공자들을 수소문하기도 한다는데. △제3세계에서 2~3류 인재들을 데려와 머릿수를 늘린다고 인재 육성이 될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고 1류 인재들을 데려오기에는 우리의 정주 여건이 부족하다. 언어 장벽, 비자 문제 등 사회 여건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우리가 고급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중국은 딥시크를 외국인 투입 없이 순수 자국 인력만으로 개발했다. 투입된 인력 규모는 미국의 어지간한 빅테크 대비 9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국내에서 전문 인력들을 잘 육성하면 중국처럼 미국 기술을 따라갈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주요 대학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대학원 10곳을 설립했다. 젊은 과학자를 키우는 ‘스타펠로우십’ 사업과 인공지능센터 건립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다만 무조건 AI 분야 인력을 양적으로 늘린다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재 AI 기술 판도는 상위 1% 이내의 인재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점을 감안해 인재 육성 정책을 투트랙으로 짜야 한다. 핵심 선도 기술을 연구하는 소수 정예 엘리트를 길러내는 트랙, 그리고 AI 기술을 응용해 이용자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트랙으로 나누어 교육과 평가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물적 인프라 여건이 어떤지 궁금하다. △미국의 상위 빅테크들이 보유한 GPU 칩은 회사별로 최대 수십만 장에서 수만 장에 달한다. 우리 정부도 매년 국내 기업·기관들의 GPU 보유 현황을 조사하는데 보유량이 미국 빅테크 1개 회사만큼도 안 된다고 한다. 그나마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이 많이 보유한 편인데도 각각 수천 장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주요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은 각각 10여 장 정도 보유하고 있다. 물량으로 보면 미국에 비해 중과부적이다. 전력망 공급도 아직 미흡하다. GPU 한 장당 가격이 보통 4만 달러 이상인데 점차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 앞으로는 다소 사정이 나아질 수는 있겠다. -엔비디아의 비싼 GPU 외에 국산 칩이나 다른 반도체를 AI 칩으로 쓸 수 없는가. △엔비디아 이외에도 AI 칩을 개발·제조하는 회사들이 있지만 아직은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래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리벨리온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GPU를 대체할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NPU는 주로 추론 기능에 특화돼 있다 보니 GPU 기능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앞으로 AI 개발에서 추론 기능이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만이라도 우리가 1등을 점유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해야 한다. -AI 기술 연구 과정의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는 방안은. △고성능의 AI를 개발하려면 방대한 학습용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미국보다 높아 연구자들에게 제약이 되고 있다. 최근 만들어진 인공지능기본법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AI 관련 제도는 주로 유럽의 법 체계를 참조했다. 유럽은 미국보다 규제 장벽이 높아 AI 기술이 뒤처져 있다. 정부가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해 법적 제한에 관한 특례를 주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AI에 대해서는 이 같은 특례를 좀 더 광범위하게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 기술 기반 창업의 길을 터줘야 한다. ◆He is…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에서 신경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의 ATR 인간정보통신연구소 연구원과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방문교수를 지냈다. 연세대에서는 인지과학연구소장과 인공지능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 회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기술분과위원장을 맡았다. -
[투자의 창] 외면해서는 안될 중국시장
증권 국내증시 2025.03.31 17:29:262020년 11월 3일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과 홍콩에 동시 상장 예정이었던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업체 알리페이의 공모주 스케줄이 상장 바로 이틀 전날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다.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약 51조 48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던 빅딜이 정부의 급작스러운 규제로 무산됐다. 이로 인해 당시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순식간에 20% 이상 급락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불공정 조사와 제재 시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내 플랫폼 기업들의 독점 거래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발표됐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50만 위안(약 1억 116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2021년 7월에는 국무원의 반독점 위원회가 플랫폼 경제 반독점 지침서를 발표했고 이후 데이터·네트워크 보안법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당시 항셍기술 지수는 고점 대비 40% 전후로 폭락했다. 2020년 11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7월까지도 국내 투자자들에게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은 극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들이 포진돼 있는 홍콩 항셍 기술 지수는 20% 넘게 상승하며 다른 주요국 증시를 압도했다. 중국 증시 활황에 대한 여러가지 배경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올 1월 하순 공개된 중국의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이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는 중국과 미국 기업 간 AI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는 인식이 피어났다. 뒤바뀐 중국 당국의 기조도 기대감을 키웠다. 올 2월 중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들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는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로 중국 정부는 기술 기업, 특히 민간기업에 대한 국가적 통제 관련 정책기조를 바꾸겠다는 뜻을 시장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지원 신호에 화답이라도 하듯 중국 민간 기술 기업들의 비전 발표가 이어졌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분야에 3년간 약 75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밝혔는데 이는 알리바바의 지난 10년 간 총투자액을 뛰어넘는 수치다. 다수의 회사가 합작해 추진 중인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투자규모가 150조 원 수준인데 그 절반을 단일 회사가 투자하는 셈이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미중 패권 갈등은 물론 부동산 문제, 내수 침체 등에 대한 개선 신호도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드러난 이후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역사적 평균의 30%이상 할인된 가격과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20% 가까운 저평가 구간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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