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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만 1100명인데…韓 AI전문교사 '0명'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4.14 17:28:08인공지능(AI)을 둘러싼 전 세계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인재 양성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초등학교 때부터 AI 전문 교원을 두고 천재 육성에 나선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교 AI 학과마저 법 규제에 가로막혀 증원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시는 최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 강화를 위해 AI 전문 교사 100명, 핵심 교사 1000명 등 총 1100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미 중국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대학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AI를 정규 교육과정에 통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AI 인재 양성 인프라가 세계 최후진국 수준으로 뒤처져 있다. 교육부는 기존 초중고 교사 32만 명을 대상으로 AI 연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AI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도 중국이 2020년부터 시행한 데 반해 한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과목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에 나선 수준이다. 대학 교육의 수준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 현재 중국에는 AI 학과가 535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나 베이징대에서는 AI 천재를 집중 육성하는 특수반이 개설돼 있고 이곳에서는 민간을 대표하는 석학들이 미래의 량원펑(딥시크 창업자)을 길러내고 있다. 한국은 정반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은 입학 정원이 1999년에 정해진 11만 7145명으로 26년간 묶여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도권 대학이 실제 선발하는 입학 정원은 그보다 적어 7000명 가까이 정원을 더 늘릴 수 있지만 교원 확보율 규제 등으로 AI 학과 정원 증가가 소폭에 그치고 있다. 2023년 이후 2년 동안 수도권이 늘린 AI 학과 증원 수는 205명에 그쳤다. -
"美中 무역전쟁 전례 없는 수준" 골드만삭스, 中 목표가 또 하향
증권 정책 2025.04.14 15:54:28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4일 중국 주요 주가지수 목표치를 내렸다. 이달 들어 두 번째 하향 조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킹거 라우 골드만삭스 중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이날 MSCI 중국 지수 12개월 목표치를 81에서 75로 낮췄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 12개월 목표치도 4500에서 4300으로 하향조정했다. 새로운 목표치는 현재 대비 각각 12%, 15% 높은 수준이다. 라우 수석 전략가는 이날 메모에서 미중 무역 긴장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으며 세계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하고 세계 최대 경제인 두 국가 사이의 위험을 디커플링하고 있다”며 목표치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그는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이 중국 증시의 랠리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2월 MSCI 중국 지수 목표치를 75에서 85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가 발효된 직후인 이달 6일에는 목표치를 81로 조정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날 중국 증시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3시 50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0.80%, CSI 300 지수는 0.36%, 홍콩 항셍지수는 2.19%,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97% 각각 오른 상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면서 관세율은 다음 주(한국 시간 이번 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상호 관세가 면제된 스마트폰, PC·노트북 등 전자 제품에 대한 관세가 반도체와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AI 공급 과잉? 아직 논할 때 아니다 [김세중의 여의도 커피챗]
증권 IB&Deal 2025.04.14 13:54:57대공황 당시를 연상시켰던 트럼프의 고율관세 집행이 90일간 유예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관된 기대를 하기 힘들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부분의 국가에 대한 10%의 기본관세 부과를 고집하고 있고, 중국에게는 대공황 당시에도 경험하지 못한 145% 관세로 협상 압박을 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의 높은 관세율이 실제로 집행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신자유주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 자유무역시대와 작별해야 할 지도 모른다. 대공황이 있었던 100년 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이다. 당시 스무트홀리(Smoot-Hawley Tariff Act)법에 의해서 미국은 캐나다, 유럽 등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최고 59%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금도 미국은 당시 유럽, 캐나다와 같은 경계대상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고 당시보다 훨씬 더 높은 145% 관세 부과를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ECB 총재 라가르드는 고율 관세와 대공황 연계성을 경고한 바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반응도 미국의 강한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고율관세 부과 발표 이후 주식시장은 미국 나스닥 중심으로 급락했고, 미국의 달러 인덱스는 이례적으로 하락했다. 상위소득자에 의해 편중적으로 소유된 미국 증시(상위 10% 가계가 전체 주식 및 뮤추얼펀드 자산의 89% 소유) 보다도 트럼프가 더욱 관심을 갖는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는 고율 관세가 불러올 물가상승 위험을 반영하여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고율 관세가 심각한 경기침체의 촉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것은 일방적 해석일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은 고율관세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결과에 가깝다. 당시 농업이든 제조업이든 산업내 심각하게 존재했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투입 등 적극적 노력이 필요했고, 그 효과가 반감되지 않도록 수입을 억제하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1930년대의 대공황은 직전인 1920년대에 있었던 미국 경제의 대호황이 만든 결과이다. 1920년대 미국은 신기술에 의해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당시 에디슨이 발견한 전기가 산업과 가정에 보급되었다. 자동차는 포드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공장에 적용되고, 자동차의 대량 생산에 의한 대중화 시대를 맞이했다. 라디오의 확산이 말하듯, 가전과 통신의 결합이 이루어졌다. 신기술 도입과 경제의 팽창을 경험한 10년이었다. 대개 신기술의 도입과 확산은 옆으로 누운 S자 커브의 궤적을 따라간다. 신기술 도입 초기에는 기술의 확산이 천천히 이루어진다. 검증과 확신 단계를 거치면 신기술 제품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지지부지하던 시장침투율이 크게 치솟는다. 일종의 특이점(Singularity)을 지나면 실생활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미국 신기술은 1920년대 중반 특이점을 지나 후반에 대중들에게 광범위하게 침투했다. 문제는 신기술이 생산성 향상을 촉발하면서 경제가 팽창하지만, 대중화 진행 이후에는 공급은 증가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해 줄 수요가 부족해진다는 점이다. 주식시장도 생산성 향상과 기업수익 개선을 확인하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다가 기술에 대한 과잉 기대로 급상승하고 나면 급기야 버블이 터지고 만다. 버블이 터지고 나면 부족한 유효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 재정이 동원된다. 자국의 재정을 동원한 유효수요 창출이 대외요인에 의해 희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고율관세가 필요해진다. 과거 경험을 지금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우려와 달리 트럼프의 고율관세가 대공황 발생 위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920년대처럼 신기술에 의해 실물 팽창과정이 있고, 주식시장이 과잉 기대를 반영하여 버블을 만들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 신기술로 주목받는 분야는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며 대중에게 확산되고 있는 AI이다. AI 기술로 인해 급상승한 미국의 나스닥 지수를 주목함으로써, 현재 주식시장이 버블 상태인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AI가 특이점을 지나 대중화와 공급과잉 단계를 거치고 있는지, 주식시장 급락이 이를 반영한 결과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척도로 AI 공급과잉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데이터센터 투자 동향이 하나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대 도래를 예상하며 데이터센터 투자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왔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AI 작동에 필수적인 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고, 엔비디아 주가는 고점에서 25%가 물러나 있는 상태이다. 우려를 자극하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우려와 달리 AI의 확산이 특이점을 지나 팽창기를 지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딥시크 출범 이후 기존 AI 작동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발생하는 과도기적인 대응과정으로 본다. 딥시크 출현으로 AI 기술은 더욱 효율화될 것이고, 생활 속에서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AI방식이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형태의 매우 효율적인 방식으로 급격하게 전환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경제 대공황 발생 위험도 경계해야 하지만, AI 기술 변화의 과도기 속에서 어떻게 기술발전을 주도할 지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시대가 요구하는 AI 기술 발전을 위해서 민관역량 강화와 AI생태계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또 전략적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
미중 무역전쟁 맞닥뜨릴 새 대통령, '리턴 이니셔티브' 고민하길[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4.13 18:08:56최근 며칠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조변석개하는 증시를 보면서 허탈감이 밀려왔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반도체·스마트폰 관세 면제 소식에 지난 한 주간 전 세계 언론의 분석과 관측은 무의미해졌다. 8년 전에도 그는 트위터(현 X) 한 줄로 세상을 들었다 놓았다. 트위터가 ‘트루스소셜’로 바뀌었을 뿐,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하다. 어쩌면 스스로도 내일 어떤 말을 뱉을지 모를 수 있다. 다만 큰 틀에서 트럼프의 주 표적이 중국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1기 미중 무역전쟁 당시처럼 글로벌 공급망은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고래 싸움’ 속에서 한국은 새우일 뿐이다. 90일간 유예된 상호관세에 시장은 환호했으나 10%의 보편관세는 그대로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가 관세 면제 대상에 올랐으나 트럼프는 “14일에 구체적으로 답하겠다”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특별 적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무역장벽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래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과 투자 감소는 상수다. 그간 증시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이미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경기를 앞뒀을 때 최우선 삭감 대상은 당장 돈이 안 되는 미래 투자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펀딩도 벌써부터 얼어붙고 있다. 벤처캐피털(VC)들은 스타트업에 “당분간 최근 받은 투자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라”는 살벌한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불운만 탓할 수도 없다. 격변하는 시장에서는 지푸라기 같은 기회라도 잡아야 한다. 미국이 트럼프 1기 당시보다 더욱 강력한, 자해에 가까운 정책까지 동원해 중국을 억누르려 한다는 점에서는 기회 요인도 엿볼 수 있다. 미중이 소모전에 휘말려 AI 패권 강화와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부지리로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양대 수출품은 ‘달러’와 ‘학위’라는 말이 있다. 세계 각지의 뛰어난 인재들이 미국에서 학위를 받아 정착하면서 미국 기술 패권의 기틀을 이뤘다. 이런 흐름에 균열이 감지된다. 최근 네이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지성·이민 정책에 미국 과학자 75%가 ‘탈(脫)미국’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전했다. 미국에 인재를 빼앗기던 한국으로서는 기회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천인계획’ 등으로 인재 유턴에 나섰다. 딥시크 등장 전부터 주목받던 AI 스타트업 문샷AI, 링이완우 창업자는 모두 구글 출신이다. 한국도 ‘리턴 이니셔티브’를 고민해야 할 때다. 물론 선결 과제는 있다. 뛰어난 인재일수록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중시한다. 세계적인 고급 인재가 고국에 돌아와 활개 칠 수 있는 ‘판’부터 깔아줘야 한다. 한국의 AI 생태계는 너무 좁다. 최근 공개된 ‘스탠퍼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민간 투자는 13억 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000만 달러 줄었다. 미국 1090억 달러, 중국 92억 9000만 달러는 물론 오스트리아(15억 1000만 달러), 이스라엘(13억 6000만 달러)에도 밀린 11위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정책 확대가 절실하다.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게 된 배경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보화 혁명이 있었다. 덕분에 모바일 시대까지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미 현실로 온 AI 혁명에 올라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트럼프가 관세 유예 기간으로 언급한 90일 뒤에는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확정돼 있을 것이다. 새 대통령에게는 미중 2차 무역전쟁에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AI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다. 혹여 반시장·기업 기조로 투자 의지를 꺾거나 엘리트 배격으로 인재가 고국을 등지도록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여명] AI혁명의 대유행
산업 산업일반 2025.04.13 18:03:11힘들지 않은 시절은 없었겠지만 삶이 참 고달픈 시대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드니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이 지났지만 계속되고 있고 북한까지 뛰어들었다. 1차 관세전쟁으로 미국이 구축한 자유무역을 뒤흔든 도널드 트럼프는 4년 만에 귀환해 2차 관세전쟁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초토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급변하는 지정학적 정세를 뒤로하고 역사책에 묻힌 줄 알았던 ‘비상계엄’을 꺼내 든 대통령은 열흘 전 파면됐다. 세계사와 한국사에 묵직하게 한자리를 꿰찰 거대 사건들이 잇따르며 국가와 정권이 위태롭지만, 소시민이 진짜 고단한 것은 인공지능(AI)이 시나브로 삶과 세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AI 혁명이 산업혁명보다 더 광범위하게 지금 경제와 사회를 바꿔나가고 있는데 혁명기의 삶은 팬데믹처럼 체감도가 높지는 않다. 실제로 1760년대 영국에서 움튼 산업혁명은 기술 혁신과 대량생산으로 농업 사회를 산업화하는 데 유럽과 미국에서도 100년이 넘게 걸렸다. 혁명은 도도하고 거대하지만 느리다는 속설이 AI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3000년 바둑 역사에서 처음으로 인간보다 우위에 있음을 확인해 쇼크를 줬지만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는 챗GPT를 소개하며 AI를 잘 쓰면 삶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지 엿보게 했다. 수많은 직업을 대체하고 일자리 수백만 개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재 진행형이지만 AI는 그 막대한 능력으로 계속 진화하며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는 2년여 만에 최신 버전을 GPT-4o(옴니)까지 발전시켜 올 1분기 말 유료 회원 2000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GPT를 이용해 일본의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지브리’ 화풍으로 상상하는 그림을 만들거나 사진을 변형하는 것이 광풍을 일으켜 지난달에는 주간 사용자가 5억 명을 넘기도 했다. 오픈AI의 질주를 뒷짐 지고 구경만 할 리 없는 구글·메타 등 빅테크도 제미나이 2.5 플래시와 라마4 등 AI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해 개인과 기업 고객을 흡수하려 애쓰는 형국이다. 중국 역시 1월 하순 저비용·고성능 AI인 ‘딥시크-R1’을 선보이며 세계를 놀라게 해 AI 혁명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100세를 일기로 타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챗GPT에 대해 “인쇄술 이후 최대의 지적 혁명”이라며 미중 패권 경쟁도 핵무기가 아니라 결국 AI가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미중 전쟁은 관세보다 AI 혁명을 둘러싸고 훨씬 근본적이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구와 시장·자본의 한계로 전 세계 AI 플랫폼을 주도하기 쉽지 않은 한국 기업들도 자체 AI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반도체와 휴머노이드 기술을 발전시켜 AI 시대를 리드하려 애쓰고 있다. KT·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테크 기업들은 산업 각 분야의 AI 전환에 전도사를 자처하고, 삼성·SK·현대차·LG 등 대기업들은 AI 연관 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K팝을 대표하는 가수인 지드래곤은 AI를 활용해 만든 뮤직비디오로 ‘엔터 테크’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AI 혁명의 고단함에서 국민을 도와주고 AI의 물결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야 할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은 웬만해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넉 달의 탄핵 정국 속에 정쟁만 일삼아온 거대 양당은 서로 시급하다고 촉구했던 추가경정예산안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협의해 조속히 처리할지 어떠한 믿음도 주지 못하고 있다. 부처 이기주의와 자리보전에 급급한 고위 관료들은 정치권 눈치만 보며 추경 규모와 사용처를 소신 있게 밝히지 못해왔다. 추경 예산의 고작 10분의 1을 AI에 배정하려 한다는 본지 보도가 제발 ‘가짜뉴스’가 되기를 바란다. 혁명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지만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시련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변화에 발맞추기 어려운 저소득층 서민과 고령층,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게 고통은 배가된다. AI 혁명의 대유행을 안착시킬 정부와 정치권의 통 큰 협치를 기대한다. -
“전설의 서막”…그래픽카드 팔던 엔비디아, 반도체 정점 찍었다[biz-플러스]
산업 산업일반 2025.04.12 14:58:00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인텔과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반도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6559억 달러(약 952조 원)로 2023년(5421억 달러)보다 21.0% 증가했다. 기업별 실적을 보면 엔비디아가 AI 칩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120.1% 늘어난 767억 달러(약 11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등 메모리 가격 반등에 매출이 60.8% 증가한 657억 달러(약 95조 원)로 집계돼 2023년에 이어 2위를 지켰다. 반면 인텔은 매출이 0.8% 늘어난 498억 달러에 그쳐 반도체 왕좌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인텔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일부 투자를 미루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동맹 관계를 맺은 SK하이닉스(000660)는 4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역시 91.5%나 급증한 442억 달러(약 64조 원)를 기록했다. 퀄컴은 매출이 12.8% 늘어난 330억 달러였지만 업계 순위는 한 계단 떨어진 5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하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다. “또 당신입니까”…AI가 희비 갈랐다 한때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였던 엔비디아가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등극하고 전통의 강자 인텔이 3위로 추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두 계단이나 훌쩍 뛰어오른 4위를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가 2위 자리조차 불안해하는 것도 결국 AI의 물결에 올라탔는지 여부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AI 대응 능력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발표된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에는 AI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간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온 단골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으로 부상한 인텔과 모바일·컴퓨터 등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운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막을 연 생성형 AI 혁명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올라선 것이다. AI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컴퓨팅과 클러스터링 기술 등이 핵심 기술력이다. 엔비디아는 어떤 업체보다 AI 시대를 빠르게 예측해 AI 연구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GPU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또 멜라녹스 같은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여러 GPU를 통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내재화했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수많은 GPU와 서버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에서 막강한 능력을 드러내며 타사를 압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엔비디아 상승세에 SK하이닉스도 4위 껑충 SK하이닉스의 약진도 AI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액 성장률은 91.5%로 엔비디아(120.1%)를 제외하면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올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3위를 노릴 수 있다. 메모리 만년 2위로 불렸던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예측해 단기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HB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도 엔비디아는 최선단 HBM인 5세대 HBM(HBM3E)의 85% 이상을 가져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도 HBM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AI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인텔은 1위에 올라선 지 1년 만에 3위로 내려앉았다. 인텔 역시 가우디 시리즈라는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매출이 60.8%나 올랐지만 이는 HBM 등 미래 기술의 기여보다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던 2023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등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HBM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반도체 산업 역시 AI 흐름을 탄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AI 혁신은 언어 처리와 이미지 생성을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적인 응용처, 인간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등으로 확산 중이다. 이에 발맞춰 AI 연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딥시크의 R1, 메타의 라마4 신규 출시 등으로 값싸고 똑똑해진 모델은 AI 비용까지 낮추며 AI 확산을 자극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지난해 전 세계가 잘못 알았다”며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지난해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를 충당해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엔비디아밖에 없다”며 “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 등 AI 생태계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동안 굳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개발에 양자컴 쓴다는 중국…거세지는 양자굴기 [김윤수의 퀀텀점프]
산업 IT 2025.04.12 09:00:00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자국에서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통한 인공지능(AI) 모델의 파인튜닝(미세조정) 학습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후이 양자컴퓨팅공학연구센터는 자국 기업 ‘오리진퀀텀’의 72큐비트 양자컴퓨터 ‘오리진오공’을 활용해 1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모델의 학습 손실을 기존보다 15% 줄이고 수학적 추론 작업의 정확도를 65%에서 82%로 높였다고 합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 기업들도 양자컴퓨터를 다양한 분야에 이미 활용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의 기준과 진위 여부는 모호해보입니다만, 어쨌든 중국이 AI 모델 학습, 즉 AI 모델 개발에 양자컴퓨터를 쓸 정도로 상용화에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0억 매개변수는 빅테크들이 통상 소형언어모델(SLM)으로 부르는 상용 AI 모델 규모인데 이 정도 규모를 양자컴퓨터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또 여기에 쓰인 ‘양자 가중 텐서 혼합 매개변수 미세조정’이라는 오리진퀀텀 특유의 양자·AI 결합 기술은 앞선 편에서 소개했던 엔비디아의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떠올리게 합니다. ‘양자굴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양자기술을 두고도 미국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양자굴기를 좀더 체감해보겠습니다. AI 분야도 그렇지만 구글·IBM 등 민간이 주도하는 미국과 달리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로 중국과학원(CAS) 국가 연구기관들이 크게 활약하고 있죠. 물론 그 안에서도 딥시크 같은 민간 기업들이 존재하고 오리진퀀텀이 대표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오리진오공을 출시했는데요. 현재까지 139개국에서 2000만 건 이상 쓰였다고 특히 경쟁국인 미국의 사용자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설명입니다. 차세대 제품인 오리진오공2도 개발 막바지에 들어갔다고 전해집니다. 오리진퀀텀은 AI 학습뿐 아니라 바이오와 양자 간 결합도 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벙부의대와 함께 양자컴퓨터를 의학 연구에 활용하는 자국 최초의 연구기관 ‘허페이 양자컴퓨팅·데이터 의학연구소’를 출범했습니다. 방대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양자컴퓨터로 분석·관리하고 신약 연구 등에도 응용해 의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것이죠. 중국의 양자 분야 국가 연구개발(R&D) 수준은 미국 빅테크와 맞먹거나 일부 우위에 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는 중국 ‘양자과학의 아버지’ 판젠웨이 CAS 원사를 알아야 하는데요. 그는 양자인터넷의 근간인 양자전송 실험에 성공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의 제자라고 했죠. 귀국 후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위성 ‘묵자호’ 개발은 물론 최신 양자컴퓨터 칩 ‘주총즈 3.0’ 개발까지 주도해왔습니다. 우선 주총즈 3.0은 105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칩으로 최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그 성능이 공개됐습니다. 구글의 전 세대 양자칩 ‘시커모어’를 압도한다는 주장인데 이에 따르면 구글의 현 세대 제품 ‘윌로’와 맞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윌로가 공개되자 중국은 논문이 정식 게재되기 전 피어리뷰(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 논문 상태에서 주총즈 3.0을 공개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판 원사가 창업한 퀀텀시텍은 같은 달 504큐비트 양자칩 ‘샤오홍’과 이를 탑재한 ‘톈옌 504’를 선보이기도 했죠. 양자통신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계 최초 위성 묵자호에 이어 지난달 19일(현지시간)에는 네이처에 새로운 양자통신위성 ‘지난 1호’를 활용해 베이징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잇는 1만 2900㎞ 구간의 양자통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묵자호의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잇는 7600㎞를 뛰어넘는 세계 최장 기록인데요. 당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GTC) 사상 첫 양자세션 ‘퀀텀데이’ 개최를 하루 앞두고 성과를 발표한 것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1호는 묵자호 대비 무게가 10분의 1인 23㎏에 불과하고 제작 비용도 45분의 1 수준인 마이크로(초소형) 위성으로 개발됐습니다. 지상국 규모도 1만 3000㎏에서 100㎏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는 초소형 위성을 대거 하늘에 올려 양자통신 위성망을 구축하는 이른바 ‘양자판 스타링크’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은 내년에 통신사 차이나텔레콤과 초소형 위성 4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입니다. 정부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은 2019~2023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전략으로 39억 달러(5조 6000억 원), 올해부터 2029년까지 18억 달러(2조 6000억 원)를 추가로 투입할 전망입니다. 중국의 정부 투자 규모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20년 제14차 5개년 국가과학기술혁신계획을 통해 누적 150억 달러(21조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국가 자연과학기금 조례’가 개정되면서 양자 분야도 지원 확대 전망도 나오고 있죠.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첨단바이오·인공지능(AI)·양자 글로벌 R&D 전략지도안’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할 때 2위인 중국은 35점에 그쳤습니다. 양자통신은 미국 84.8, 중국 82.5점으로 비등했고요. 지금은 중국이 2위지만 공격적 투자를 앞세운 양자굴기가 갈수록 거세진다면 향후 우열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어보입니다. -
'엔비디아 동맹' SK하이닉스도 매출 92% 급증…두 계단 점프 4위로
산업 산업일반 2025.04.11 18:22:45한때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였던 엔비디아가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등극하고 전통의 강자 인텔이 3위로 추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SK하이닉스(000660)가 두 계단이나 훌쩍 뛰어오른 4위를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005930)가 2위 자리조차 불안해하는 것도 결국 AI의 물결에 올라탔는지 여부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AI 대응 능력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가트너가 발표한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에는 AI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간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온 단골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으로 부상한 인텔과 모바일·컴퓨터 등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운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막을 연 생성형 AI 혁명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올라선 것이다. AI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컴퓨팅과 클러스터링 기술 등이 핵심 기술력이다. 엔비디아는 어떤 업체보다 AI 시대를 빠르게 예측해 AI 연구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GPU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또 멜라녹스 같은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여러 GPU를 통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내재화했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수많은 GPU와 서버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에서 막강한 능력을 드러내며 타사를 압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SK하이닉스의 약진도 AI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액 성장률은 91.5%로 엔비디아(120.1%)를 제외하면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올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3위를 노릴 수 있다. 메모리 만년 2위로 불렸던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예측해 단기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HB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도 엔비디아는 최선단 HBM인 5세대 HBM(HBM3E)의 85% 이상을 가져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도 HBM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AI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인텔은 1위에 올라선 지 1년 만에 3위로 내려앉았다. 인텔 역시 가우디 시리즈라는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매출이 60.8%나 올랐지만 이는 HBM 등 미래 기술의 기여보다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던 2023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등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HBM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반도체 산업 역시 AI 흐름을 탄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AI 혁신은 언어 처리와 이미지 생성을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적인 응용처, 인간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등으로 확산 중이다. 이에 발맞춰 AI 연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딥시크의 R1, 메타의 라마4 신규 출시 등으로 값싸고 똑똑해진 모델은 AI 비용까지 낮추며 AI 확산을 자극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지난해 전 세계가 잘못 알았다”며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지난해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를 충당해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엔비디아밖에 없다”며 “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 등 AI 생태계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동안 굳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中 치킨게임에 중학개미 등터진다…보유 홍콩주식 일주일 새 6000억 증발
증권 증권일반 2025.04.10 17:50:44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전면전으로 돌입하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홍콩 주식 보관액이 최근 일주일 새 약 6000억 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개미들은 중국의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산업 성장 등 기대감에 지난달 말까지 계속해서 매수세를 확대해왔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며, 중국 당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 대응을 살펴볼 것을 권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보관금액은 20억 5011만 달러(약 2조 9819억 원)로 일주일 전(1일) 24억 4130만 달러(약 3조 5509억 원)에 비해 5690억 원가량 줄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17억 달러대에 불과했던 주식 보관액은 1월 20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 이후 급증한 바 있다. 이후 보관액은 지난달 19일 25억 7661만 달러(약 3조 7562억 원)까지 올라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주식 보관액이 크게 준 것은 항셍테크지수가 지난달 18일 연 고점 6105.50 대비 전날 4689.19까지 23.20% 급락해,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중학 개미는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3월 말까지 계속해서 순매수 행렬을 이어오다, 이달(2일, 4일, 8~9일) 들어서야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중국의 AI·전기차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세장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포착했지만, 주가는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이달(1~9일 기준) 중학 개미들의 순매도액 상위 종목은 BYD(183억 원), ESR케이먼(108억 원), 텐센트(97억 원) 순이었는데, 그마저도 매도 금액이 적었다. 하락 국면에서 적절한 시기에 손절하지 못하고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의미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국과 중국의 ‘치킨 게임’이 좀처럼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125% 대중국 관세 발표에 대해 보복관세를 84%까지 올리고, 방산·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2020년 미국의 중국 관세가 19.3%까지 올랐을 당시 중국의 수출은 3.0% 줄었다”며 “10% 관세가 추가 부과될 때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씩 떨어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샤오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 매출 비중은 45.4%, 비야디(BYD)와 알리바바가 각각 25.6%, 8.7%에 이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날 귀주모태·화룬전력 등 필수소비재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보유)’으로 상향한 반면, 정보기술(IT) 섹터는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경기 부양책 등이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불허한 행보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이달 말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내수 부양책을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뿐만 아니라 신생아 보조금 지원, 이구환신 등 소비 촉진을 위한 움직임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엔비디아 H20 中수출길 열렸다…삼성·SK, 일단 '안도'
산업 기업 2025.04.10 17:40:21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로 AI 칩과 결합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자적으로 중국에 수출할 수 없는 국내 반도체 회사들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AI 칩을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돼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H20에 관한 이번 조치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이후 이뤄졌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 AI 시장을 겨냥한 추가 수출규제를 준비해 왔으며 여기에 H20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 같은 추가 수출규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H20이 규제 리스트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H20은 트럼프 정부가 강도 높은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도 중국에 합법적으로 공급 가능한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낮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들이 올해 1∼3월 엔비디아의 AI 칩 H20을 160억 달러(23조 5000억 원) 이상 주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딥시크의 출현과 함께 중국 내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H20까지 미국이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섰던 것이다. 미국 정부가 H20 수출 규제를 철회하면서 국내 HBM 생산 업체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양대 메모리 회사들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AI 칩 바로 옆에 장착되는 HBM은 D램을 여러 겹으로 쌓아 만드는데 엔비디아는 전 세계 HBM의 60% 이상을 소비하는 AI 칩 회사인 만큼 HBM 제조사들에는 가장 중요한 고객사다. H20에는 최신 HBM 제품인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이 쓰인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H20에 들어가는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했지만 최근에는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재진입하기 위해 퀄(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중국에 HBM을 수출할 수는 없지만 미측 규제가 강화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전 대통령은 글로벌 메모리 회사들의 중국 HBM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곱밀리미터(㎟)당 초당 2GB를 넘는 HBM이 대상이어서 현재 출시된 모든 단일 HBM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었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패키징된 HBM’은 수출할 수 있다고 명시된 바 있다. 엔비디아·AMD 등 미국의 AI 칩 회사들이 만든 반도체와 결합한 HBM은 중국에 공급할 수 있도록 사잇길을 파놓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H20에 수출규제를 하지 않으면 이 같은 예외 조항 역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4세대 HBM(HBM3) 이하의 범용 제품을 중국에 상당량 판매하고 있었다”며 “중국 매출을 유지하려면 엔비디아 공급망에 빠르게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AI도 승자독식…오픈AI·구글 떼돈 벌 동안 한국은 통계 '0'
산업 IT 2025.04.10 06:30:00전 세계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공신력 있는 글로벌 통계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 개발에 있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갔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난해부터 자체 AI 모델로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원천 기술 개발에 사실상 손을 놓으며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승자독식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주요 3개국(G3)’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AI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인 에포크AI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픈AI는 ‘챗GPT’와 같은 자체 AI 모델 판매를 통해 23억 3000만 달러(약 3조 459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구글의 AI 연구 기업인 딥마인드와 앤스로픽 역시 같은 기간 독자 개발 AI 모델로 각각 4억 6200만 달러(약 6859억 원), 2억 9300만 달러(약 43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포크AI는 중국(딥시크·알리바바·바이트댄스), 프랑스(미스트랄AI), 심지어는 캐나다(코히어) 기업까지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자체 AI 모델 판매로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기업들의 경우 아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경우 올 1월 선보인 저비용·고효율의 모델 ‘R1’을 통해 올해 상반기 비(非)미국 기업 중 유일하게 1억 달러(약 1484억 원) 수준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은 수익뿐만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에포크AI 보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에포크AI가 최근 업데이트한 국가별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통계에서 한국은 ‘기타’로 분류됐다. 웹상에서 설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국의 국가명이 나타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87개), 중국(58개)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에포크AI의 통계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매년 발간하는 ‘AI 인덱스’ 보고서에 원데이터로 사용될 정도로 공신력이 있는 자료다. 이러한 자료에서 언급이 안 된 것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정부가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꼽는다. 특히 AI와 같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의 경우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며 오히려 산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HAI가 이달 7일(현지 시간) 발간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민간 부문 AI 투자액은 13억 달러(약 1조 9256억 원)로 국가별로는 11위에 그쳤다. 2022년 6위, 2023년 9위에서 매년 순위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1091억 달러(약 161조 6316억 원)를 지출해 한국 대비 83배가 넘는 민간 AI 투자액을 기록했다. 2위인 중국 역시 93억 달러(약 13조 7779억 원)로 한국의 7배에 달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AI 산업은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해 그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2027년까지 민간 부문에서 65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도록 했으나 이 역시 현재 방향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기업조차 AI 원천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자체 생태계에 접목하는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수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개발하던 자체 생성형 AI ‘코지피티(KoGPT) 2.0’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독자 기술 개발 경쟁력을 키우는 것 대신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네이버 역시 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했으나 자사 서비스에만 접목될 뿐 해외 기업 판매 등 외부로는 확장이 안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이후 오픈소스 AI 모델이 주목받고는 있으나 자체 개발력이 부족하면 후발주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산업 지원을 하지 못하면서 관련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HAI에 따르면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AI 인재의 유입 또는 유출 여부를 보여주는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지난해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인도·헝가리·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국 5위다. 업계에서는 혁신 없이는 현재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장현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 발짝씩 늦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주도로 수학·통계학 등 AI 개발의 기본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데이터센터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촌놈들" 美 부통령 비하 발언에 中 발끈…"시장 혼란 경악할 만"
국제 정치·사회 2025.04.10 01:30:00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세 폭탄으로 미·중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중국인 비하 발언이 외교적 마찰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8일 "시장 혼란 속 미국 관료들의 중국 관련 발언이 미국 네티즌을 경악하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밴스 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달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중국 촌놈들(peasants)에게서 돈을 빌려 물건을 산다"고 발언했다. 그는 글로벌화의 폐해를 설명하며 "채무와 수입품에 의존하는 경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peasants'는 시골 소작농과 농노를 낮춰 부르던 용어로, 공식 자리에서 '중국인' 대신 비하성 표현을 사용해 파문이 일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백악관 고위 관료의 충격적 발언이 미국의 전방위적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뉴스 매체 버즈피드는 "밴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미국을 세계적으로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최근 주식시장 폭락 원인으로 트럼프 관세가 아닌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 출현을 언급해 현실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 사회과학원 뤼샹 연구원은 "이런 발언은 미국 정치인들의 두려움과 무능을 드러낼 뿐"이라며 "미국 경제 문제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미중 무역갈등을 심화시켰다. 이번 발언으로 양국 간 외교·경제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
10배 빠른 괴물칩 공개한 구글, 삼성과 동맹도 강화한다
산업 IT 2025.04.09 21:31:06구글이 전 세대보다 10배 빨라진 추론 최적화 인공지능(AI) 가속기 ‘아이언우드’로 AI 클라우드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선다. 구글은 ‘아이언우드’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을 6배 늘리는 한편 가정용 로봇 ‘볼리’에 제미나이를 이식해 피지컬 AI 시대 삼성전자(005930)와의 긴밀한 공조도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 제미나이 2.5 플래시, 클라우드 광역네트워크(WAN)를 비롯한 ‘AI 클라우드’ 전략을 공개했다. 아이언우드는 전 세대인 ‘트릴리움’ 대비 총성능이 10배 개선됐다. 트릴리움의 성능 개선 폭이 4.7배였다는 점에 미뤄볼 때 급속한 발전이다. 전력 대 성능비 또한 1년 새 2배 개선돼 2018년 선보였던 1세대 TPU보다 30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BM3E가 192GB(기가바이트)로 6배 늘어난 점이 성능 향상의 원동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구글이 HBM 구매를 2배 이상 늘려 엔비디아에 이은 두 번째 수요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언우드는 엔비디아 H100을 넘어서는 4614TFLOPS(테라플롭스·초당 1조 회 연산)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 최대 9216개 칩을 엮어 제공할 때는 42.5EFLOPS(엑사플롭스·초당 100경 회 연산)에 달하는 연산력으로 세계 최대 슈퍼컴 ‘엘 카피탄’보다 24배 빠르다. 클라우드 ‘원가’인 AI 칩셋 비용 감소는 곧 AI 가성비 향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글로벌 200여 개 지역에 산재해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망이 ‘클라우드 WAN’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된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오픈AI GPT-4o의 24배, 딥시크 R1보다 5배 높은 가성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미래로 주목받는 ‘피지컬 AI’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인 가정용 로봇 ‘볼리’에 구글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볼리에 삼성 AI와 제미나이의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며 상호작용하는 맞춤형 AI 동반자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
10배 빠른 괴물칩 공개한 구글, 삼성과 동맹도 강화한다
산업 IT 2025.04.09 21:00:00구글이 전 세대보다 10배 빨라진 추론 최적화 인공지능(AI) 가속기 ‘아이언우드’로 AI 클라우드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선다. 자체 칩에 구글 서비스용 인프라를 동원해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제미나이’ 가성비를 딥시크 이상으로 끌어 높여 클라우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구글은 ‘아이언우드’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을 6배 늘리는 한편, 가정용 로봇 ‘볼리’에 제미나이를 이식해 피지컬 AI 시대 삼성전자(005930)와의 긴밀한 공조도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현지 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 제미나이 2.5 플래시, 클라우드 광역네트워크(WAN)를 비롯한 ‘AI 클라우드’ 전략을 공개했다. 아이언우드는 전 세대인 ‘트릴리움’ 대비 총 성능이 10배 개선됐다. 트릴리움의 성능 개선폭이 4.7배였다는 점에 미뤄볼 때 급속한 발전이다. 전력 대 성능비 또한 1년새 2배 개선돼, 2018년 선보였던 1세대 TPU보다 30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BM3E가 192GB(기가바이트)로 6배 늘어난 점이 성능 향상의 원동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구글이 HBM 구매를 2배 이상 늘려 엔비디아에 이은 두번째 수요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TPU는 애매한 성능과 범용성 탓에 구글 내부용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이언우드는 엔비디아 H100을 넘어서는 4614테라플롭스(TFLOPS·초당 1조회 연산)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 최대 9216개 칩을 엮어 제공할 땐 42.5엑사플롭스(EFLOPS·초당 100경회 연산)에 달하는 연산력으로 세계 최대 슈퍼컴 ‘엘 카피탄’보다 24배 빠르다. AWS, MS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이 추진 중인 자체 칩 기반 ‘탈(脫) 엔비디아’ 전략에서 구글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 셈이다. 클라우드 ‘원가’인 AI 칩셋 비용 감소는 곧 AI 가성비 향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글로벌 200여 개 지역에 산재해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망이 ‘클라우드 WAN’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비용은 40% 줄이고 속도는 40% 높일 수 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수십억 사용자가 이용하는 구글 네트워크가 제로에 가까운 지연 시간으로 제공된다”며 “구글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오픈AI GPT-4o의 24배, 딥시크 R1보다 5배 높은 가성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미래로 주목 받는 ‘피지컬 AI’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인 가정용 로봇 ‘볼리’에 구글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제미나이 라이브의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뿐 아니라 시각·환경 데이터 등도 AI가 인식하고 이해해 사람과 유사한 반응을 내놓을 수 있다. 단순히 명령을 따른 것을 넘어서 사용자 착장을 인식하고 분석해 목적에 맞는 의상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볼리에 삼성 AI와 제미나이의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며 상호작용하는 맞춤형 AI 동반자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
"AI로 당첨번호 예측" 기승에…특허 시도 차단
산업 IT 2025.04.09 20:40:34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로또 번호를 예측한다는 사기 수법이 성행하자 특허당국이 특허 무효 등 엄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로또 번호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특허청이 로또를 비롯한 당첨번호 예측 시스템에 대한 특허 2건에 대해 제기한 특허 무효 청구를 받아들이고 심판 결과를 지난 3일 각각 확정했다. 제기된 특허 무효 심판은 모두 AI 기술로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복권의 당첨 번호를 예측·추천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다. 특허청은 이 같은 특허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산업적 이용이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례의 경우 특허 출원인들이 거절 결정에 불복해 심판까지 거쳐 특허를 등록했는데, 특허청은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무효 심판을 제기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특허심판원은 L사의 로또 당첨번호 예측 서비스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로또 당첨번호는 회차 간 독립 사건이어서 과거 당첨번호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고, 과거 데이터를 아무리 학습해도 다음 회차 당첨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다. 기술적 효과를 실현할 수 없는 만큼 산업적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AI를 활용해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준다며 소비자를 속이는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 감언이설에 속아 서비스에 가입해도 로또 당첨 가능성은 전혀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사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딥시크를 이용해 복권에 당첨됐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AI가 복권 번호를 알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로또 번호를 기술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술적 진보에 대한 환상을 이용한 사기”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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