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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UGC에 검색·커머스 연결한 'AI SNS'…구글·메타와 정면대결
산업 IT 2025.07.20 18:03:27“네이버는 사용자제작콘텐츠(UGC)와 검색·상거래 연계를 통해 구글과 차별화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AI)에서도 네이버만이 지닌 UGC·상거래 데이터의 힘을 믿습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 특파원단과 만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북미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도 사용자 데이터와 상거래”라고 강조했다. 챗GPT 등 기초 AI 모델로 빅테크와 경쟁하기는 힘들더라도 UGC·상거래 빅데이터만 확보한다면 네이버가 26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더해 특화 AI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네이버가 준비 중인 북미 특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싱스북(ThingsBook)’은 현지 UGC 데이터 확보를 위한 무기다. 19일(현지 시간) 실리콘밸리 테크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싱스북을 “화려한 사진과 팔로어 숫자에 집중하는 기존 SNS와는 다른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개인 박물관’”이라며 “물건과 경험을 수집하고 정리해 블로그처럼 기록하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네이버 블로그처럼 ‘깊이 있는 콘텐츠’를 나눌 수 있는 SNS라는 의미다. 실제 싱스북은 네이버 블로그를 인스타그램 같은 시각 특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한듯한 사용자경험(UX)을 보여준다. 팔로·팔로어 수 대신 게시물·좋아요·댓글 수가 나타나는 점도 블로그를 연상하게 하는 요소다. 싱스북은 각 계정에 책·영화·달력과 가로·세로 콘텐츠 등 5개 화면을 제공한다. 여행기, 요리법, 체험기, 각종 후기 등을 나누는 카테고리를 마치 책장 속 책처럼 보여주고 영화 리뷰는 DVD 케이스처럼 정리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달력 페이지에서는 각 일자별 포스트를 달력 속 일정처럼 확인할 수 있어 여행기 등을 일정대로 따라가기 좋아 보인다. 가로·세로는 전체 콘텐츠를 카드처럼 정리해 ‘스와이프’로 손쉽게 훑어볼 수 있는 기능이다. 색감과 디자인은 Z세대가 열광하는 틱톡·스냅챗을 떠올리게 한다. 싱스북은 북미 Z세대를 주 사용자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한국 Z세대에 블로그가 인기인 만큼 북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시 이 의장은 “블로그가 오래됐지만 10~20대에게는 생소하고 처음 보는 서비스”라며 “SNS도 패션처럼 모두가 사용하면 쓰기 싫어지는 유행 사이클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외향은 Z세대 특화 SNS이지만 내부는 네이버 블로그처럼 사용자 스스로 작성한 질 높고 진솔한 콘텐츠로 차 있다. 이는 싱스북이 수집할 데이터의 가치가 높음을 의미한다. 최근 AI계는 학습 데이터 고갈로 고민이 크다. 인터넷에 공개된 ‘정형화’ 데이터를 모두 학습해 AI 합성 데이터로 AI를 훈련시키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활발히 콘텐츠를 올리는 UGC 데이터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구글·오픈AI 등이 북미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과 거액의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의장은 레딧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과거에는 UGC가 신뢰하기 힘든 질 낮은 데이터라 봤지만 이제는 AI 학습에 굉장히 유용한 데이터로 인식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싱스북이 노리는 콘텐츠 방향성에서는 상거래화 의도가 느껴진다. 출시와 함께 활동할 앰배서더로 ‘피규어·레고·트레이딩카드·스니커즈·LP·와인·자동차·스타워즈·마블 등에 열정 있는 자’를 원했다. 모두 마니아층이 확고한 동시에 중고 거래가 활발한 영역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2023년 인수한 북미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최근 미국 스톡엑스와 합병설이 나오는 한정판 리셀 플랫폼 크림 등과 연계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싱스북 포스트와 상거래 플랫폼을 광고·직링크 등으로 직결하는 방식 등이 떠오른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인수하냐는 의문이 있지만 상거래 데이터 확보를 위함”이라고 했다. 이미 확보한 북미 상거래 데이터에 싱스북의 UGC 데이터를 더하겠다는 구상이다. UGC·상거래 빅데이터는 궁극적으로 AI 개발을 뒷받침한다. 이 의장은 “검색 엔진도 초기에는 알고리즘 경쟁이었으나 상향평준화 이후 차별화 데이터 싸움이 됐고 AI도 그럴 것”이라며 “한국 AI 기술력이 미국·중국보다 부족하지만 UGC와 상거래 등 특정 분야 소버린 AI로는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이미 AI 개발에 UGC를 적극 활용 중이다. AI 에이전트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2027년까지 검색부터 예약·결제까지 모두 가능한 통합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방침이다. “제주도에서 세 살 아이와 함께 갈 식당 추천해줘”라고 명령하면 AI가 블로그 내 제주도 식당 후기를 종합 분석해 맥락·취향에 맞는 장소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UGC 콘텐츠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AI도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싱스북을 시작으로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기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철학을 지닌 이 의장이 연초 경영 일선에 복귀한 후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주택공사와 전략적 합작법인(JV)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설립하고 중동 현지 슈퍼앱 구축과 디지털 트윈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태국 AI·클라우드 기업인 ‘시암 AI 클라우드’와는 연내 태국어 특화 관광 전문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컨소시엄으로 모로코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
머스크도 인정한 업스테이지…'솔라 프로2' 성능 세계 12위
산업 IT 2025.07.20 18:01:48업스테이지의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라 프로2’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분석 기관으로부터 성능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로써 솔라 프로2는 엑스에이아이(xAI)의 ‘그록4’,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특히 xAI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관련 소식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며 더욱 큰 주목을 끌었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는 글로벌 AI 분석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의 ‘지능 지표(Intelligence Index)’에서 58점을 획득해 전체 12위를 기록했다. 기업 기준으로는 업스테이지가 전 세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으며 이는 한국 기업 중 첫 사례다. 또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해당 지능 지표를 발표하며 자사 SNS를 통해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를 직접 소개했다.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SNS 게시물에서 “솔라 프로2는 310억 개의 매개변수를 보유하고 있는 모델로 크기에 비해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다”면서 “‘생각’ 모드에서는 ‘클로드4 소넷’에 근접하는 지능을 갖춘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해당 게시물은 19일 머스크가 직접 공유하면서 솔라 프로2의 탁월한 성능에 대한 평가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머스크는 솔라 프로2의 성능을 호평한 게시물을 인용하면서도 “xAI의 그록은 여전히 1위이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해 자사 모델의 우위를 강조했다. 아티피셜애널리시스는 이전 게시물에서 솔라 프로2를 ‘가장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모델’로 선정한 반면 그록4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낮은 모델’로 평가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평가를 의식한 듯 성능 측면에서는 여전히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각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업스테이지는 이번 평가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인정받는 한국 대표 AI 기업으로 부상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SNS를 통해 “공신력 있는 글로벌 모델 평가 기관의 지표에 등록되면서 솔라 프로2가 글로벌 주요 LLM보다 좋은 성능을 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머스크가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더욱 많이 홍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단독] 이해진 승부수… 네이버 '美 특화 SNS' 낸다
산업 IT 2025.07.20 17:44:58네이버가 구상·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조만간 공개한다. SNS 플랫폼의 명칭은 ‘싱스북(ThingsBook)’이다. 국내 네이버 블로그 등을 통해 수익화에 성공한 사용자제작콘텐츠(UGC) 운영 경험을 SNS 플랫폼에 이식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구상이다. 19일(현지 시간) 실리콘밸리 테크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미국 자회사 유허브가 올 9월을 목표로 싱스북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미 5월 미국에 싱스북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싱스북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할 ‘앰배서더’를 모집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유허브 주도로 신규 UGC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미국 현지 사용성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했다. 싱스북은 네이버 블로그와 이미지 중심의 SNS를 결합한 형태다. 블로그에 흔히 보이는 책·영화·음악·여행 등 취미 활동 포스트를 각 사용자 계정에 한데 모은 후 Z세대에 어울리는 감각적 사용자경험(UX)으로 마감했다. 친구 또는 선호하는 블로거의 계정을 팔로하면 사진보다 깊이 있는 포스트를 인스타그램처럼 볼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가 ‘글로벌 네이티브’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라인·밴드·웹툰 등은 모두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과 달리 싱스북을 북미에서 먼저 내놓는 것은 한국과 동아시아권 대비 부족한 북미 UGC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시작부터 현지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올 6월 네이버벤처스 출범식에서 실리콘밸리 특파원단을 만나 “최근 UGC가 인공지능(AI)에 굉장히 유용한 데이터로 주목받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 UGC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밝힌 바 있다. 포시마크·크림 등 상거래 플랫폼과의 연계도 이뤄질 전망이다. 블로그는 ‘취미’ 기반 포스팅이 대부분이어서 중고 거래와 시너지를 낼 요소가 많다. 당시 이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하고 싶은 사업은 상거래로, 글로벌 상거래 데이터를 위해 포시마크·왈라팝을 인수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특장점인 UGC·상거래 빅데이터 기반 특화 AI라면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
韓, AI·바이오·조선 최고 파트너…"日처럼 다 퍼주는 협상 못해"
경제·금융 경제동향 11분전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미국으로 떠나면서 한미 통상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현재 25%인 자동차 관세가 1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사업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회장이 이번 협상에서 측면 지원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30일 브리핑에서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가 품목관세 대상이고 대미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어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계 총수들의 잇단 방미가 우리나라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수준의 협력을 넘어 한미 양국 간 제조업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안보와 경제 협력을 잇는 한미 동맹의 세 번째 기둥을 만들자는 게 정부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조선,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중요한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미국과 윈윈하는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강점은 조선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방산 분야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약점을 보강해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선박 제조 역량 보유국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쇄빙선 등 특수 선박 분야 건조 기술과 노하우·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조선업 부흥을 통한 해양력 강화, 중국 조선업 및 해양력 견제 등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실상 유일한 파트너인 셈이다. 이미 한화그룹은 최근 계열사 한화오션이 보유한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에 3500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을 발주하며 미국 조선소에 50년 만의 LNG 운반선 수주 실적을 안긴 바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민간기업이 미국 정부에 실제로 투자를 약속하는 식의 지원을 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와 기업의 제조 동맹 제안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미세한 부분에서 아직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31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의 면담만 예정했던 구 부총리가 이날 그의 카운터파트도 아닌 러트닉 장관과 깜짝 협상을 진행한 것은 양국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현지 시간) 러트닉 장관이 스코틀랜드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모든 것을 다 가져오라(bring it all)”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유럽연합(EU), 일본, 영국을 포함한 수많은 주요 교역국들과 무역 협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왜 한국과 새로운 협정을 맺어야 하는지 설득돼야 한다”고 압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미국 측에 제시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관세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 부총리가 31일 베선트 장관과 협상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깜짝 최종 협상을 할 가능성 또한 나오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우리 정부는 당초 협상팀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것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호관세 15%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일본처럼 모든 것을 퍼주는 협상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상호 호혜적 협상이 아니라면 쫓기듯 불리한 결과물을 받아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날 협상단에 파견된 장관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조차 미국과 구속력 있는 협상을 맺지 않았고 EU에서도 ‘너무 쉽게 깡패에게 굴복당했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며 “시장의 충격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AI는 도구…'리만 가설' 풀더라도 인간의 결과물로 봐야"
산업 IT 14분전구글 딥마인드가 이달 20일(현지 시간) 호주에서 폐막한 IMO 2025에 공식 참가해 6개 문제 중 5개를 완벽하게 풀어 42점 만점 중 35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참가자 630명 중 상위 11% 안에 드는 성적이다. 지난해 첫 참가에서 4개 문제를 풀어 은메달을 딴 지 불과 1년 만의 성과다. 오픈AI도 IMO에서 금메달급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대회에 정식 참가해 주최 측 공식 채점을 받은 곳은 구글뿐이다. 정준혁 미국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 겸 구글 딥마인드 방문연구원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추론·계산 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위해 열리는 IMO에서 일반 언어 인공지능(AI) 모델로 금메달을 기록했다는 것은 1년 새 상상을 초월하는 발전이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정수론 연구자로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러(KIAS Scholar)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구글 딥마인드 AI 추론 개선과 IMO 프로젝트에 참여해 학습 데이터 큐레이팅 및 AI 성능평가를 이끌고 있다. 정 교수는 “1년 전 만해도 AI는 딸기(strawberry)라는 단어에 포함된 알파벳 ‘R’의 개수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추론과 연산이 터무니없이 약했다”며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1년 후에는 AI가 최고 수준 수학 문제풀이에서도 학자들의 ‘컴패니언(동반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세부 사항을 들여다보면 점수보다 놀라운 발전이 읽힌다. 지난해 구글은 수학·기하학 전용 모델인 ‘알파프루프’와 ‘알파지오메트리’로 IMO에 도전했다. 올해 사용한 모델은 일반 언어 모델에 고급 추론 기능을 더한 ‘제미나이 딥싱크’다. 수학 외 범용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함과 동시에 곧 일반 사용자들도 ‘IMO 금메달급 AI’를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수학 전용 모델은 수식과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형식 언어’로 추론해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없는 대신 다룰 수 있는 문제가 한정돼 있다”며 “환각이 심하지만 자연어로 기술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접근 가능한 범용 언어 모델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풀이 과정도 인상적이다. 구글 딥마인드 AI는 IMO 참가자와 동일한 하루 4시간 30분의 풀이 시간을 부여받았으나 주어진 시간을 모두 쓰지 않고도 1장가량의 ‘간단한’ 답안지를 내놓았다. 문제 풀이 동안 외부 문헌 참조를 금지했고 IMO 2003 금메달리스트인 정 교수를 비롯한 유경험자들의 ‘노하우’를 학습하지도 않았다. ‘증명은 간결해야 한다’는 명령에 따라 창의적인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교수는 AI가 사람이 쓰지 않을 법한 아이디어를 종종 내놓는다며 3번 문제 풀이 방식을 예로 들었다. 그는 “디리클레 정리(소수가 특정 규칙 속에서 예측 가능하게 나타난다는 정리)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나 문제 풀이에 너무 큰 개념이었다”며 “AI는 풀이에 필요한 경우만 찾아 ‘자체 완비 증명(타 문헌을 찾아볼 필요가 없는 증명)’을 해내 IMO 회장으로부터 경이롭다(astonishing)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AI가 완벽하지만은 않다. 가장 어려운 6번째 문제를 풀지 못했음은 물론 조합 등 특정 유형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정 교수는 “조합에 약한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며 “조합은 유형이 많아 낯선 문제를 어려워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는 농담 섞어 “AI가 한국식 암기 학습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AI는 작은 정보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AI의 IMO 참가를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는 학자들도 많다. 29세에 필즈상을 받은 테런스 타오 UCLA 교수는 “무제한의 풀이 시간과 계산·검색력을 지닌 AI와 인간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 또한 AI는 기본적으로 ‘도구’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언젠가 인류가 리만 가설의 풀이를 보게 된다면 그건 AI를 활용한 인간의 결과물일 것”이라며 “AI와 인간 각각의 존재보다는 AI와 인간의 결합이 더욱 강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또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드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해서도 “수십년이 지나도 인간은 AI가 대답하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질문을 찾아내고 ‘이건 AGI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IMO 2025 금메달 수상 발표문에는 유난히 한국인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 실제 이번 IMO 프로젝트에 참여한 120명 중 한국계가 30명에 달한다. 대부분 서울대·KAIST 등에 재학 중인 한국 IMO 대표 출신들로 정 교수의 ‘인맥’이 작용했다고 한다. 올해 한국 대표단은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로 전체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한국에 훌륭한 인재들이 많다며 육성보다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는 “지금부터 기초과학·AI 인재를 육성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 이미 빅테크와 글로벌 학계에서 활약 중인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할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2003년 출전 당시에는 한국이 IMO 3위에 드는 게 힘든 목표 같았다. 똑똑한 요즘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
기초과학 학습해 파형 분석도 척척…美中 'AI 과학자' 경쟁
산업 IT 16분전인공지능(AI)이 일상 언어를 넘어 어려운 수학과 과학 이론을 이해할 정도로 발전하면서 이를 활용한 연구 혁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올해 초 구글·오픈AI 등 미국 빅테크들이 과학 연구 특화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중국도 정부 주도로 자체 기술을 개발하며 주도권 경쟁을 시작했다. 3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은 26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과학 연구 특화 모델 ‘사이언스원’을 공개했다. 사이언스원은 수학·물리학·화학·천문학·생물학 등 기초과학 전반의 전문 지식을 학습했다. 이를 통해 전기·소리 같은 신호를 그래프로 표현한 형태인 파형을 분석하거나 스펙트럼·장(場)처럼 과학 논문에서만 다뤄지는 개념이나 기호를 인식할 수 있다. 사이언스원은 ‘베이징 전자·양전자 충돌기’ 실험 같은 실제 자국 내 연구 활동을 효율화하고 있다는 게 CAS 설명이다. 사이언스원은 특히 연구에 필요한 논문 등 문헌 조사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3~5일에서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 모델은 또 AI 도구 300종을 연구 과제별로 최적화해 지원한다. AI 도구 중에는 구글 딥마인드의 단백질 분석 모델 ‘알파폴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재 분석 모델 ‘매터젠’도 있다. 단순히 특정 분야 작업을 돕는 모델을 넘어 이들을 통합해 과학 전(全) 분야에 통달한 모델을 연구자에게 지원하겠다는 게 CAS의 구상이다. 중국에 앞서 미국에서도 빅테크 주도로 유사한 기술들이 등장했다. 구글은 올 초 범용 모델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비서) ‘AI 코사이언티스트(공동 과학자)’를 선보였다. AI 코사이언티스트는 연구 목표가 주어지면 슈퍼바이저(관리자)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은 전문 에이전트들이 협업해 실험 진행 등을 돕는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후보 물질을 찾는 등 실제 활용 사례도 등장했다. AMD도 올 초 존스홉킨스대와 함께 선보인 ‘에이전트 래버러토리(실험실)’를 선보였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29일(현지 시간) ‘버추얼랩(가상 연구실)’으로 코로나19 치료용 물질 나노바디(단일도메인항체) 92종을 새로 설계한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버추얼랩은 여러 전문 에이전트들이 모여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문헌 검토 등을 수행하는 AI 협업 시스템으로 지난해 구축됐다. 일본 스타트업 사카나AI는 지난해 ‘AI 사이언티스트(AI 과학자)’를 개발하고 올 3월 이를 활용해 만든 논문이 학술지 게재를 위한 피어리뷰(동료평가)를 통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사이언스온 AI(SAI)’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산학연에 제공 중이다. 챗GPT처럼 연구 관련 질문을 하면 SAI가 논문·특허·연구동향 등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AI 기업 수장 출신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달 17일 취임식에서 “기초과학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AI는 필수가 됐다”며 “혁신적 연구 성과 도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AI 도입·활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 AI 활용 앞장 전담인력·예산 늘린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6분전정부가 공공기관의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예산도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AI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임기근 제2차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의 AI 활용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AI 도입과 확산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운위 산하에 AI 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AI 소위는 각 기관의 AI 전략 수립부터 실행 성과 점검까지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AI 서포터스도 운영한다. 아울러 AI 도입·활용에 앞장서는 선도 기관을 선정해 AI 도입을 자문하는 한편 우수 사례 확산을 지원한다. 공공기관의 AI 전담 인력과 예산도 확대한다. 기재부는 내년도 공공기관 예산운용지침을 통해 AI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에 AI 활용 실적도 반영한다. AI 활용 우수 기관에 대한 포상과 함께 공공기관 통합 공시 항목에 ‘AI 활용 현황’을 신설하고 AI 활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제도적 인센티브를 마련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연내 AI 활용 우수 사례 발표 대회를 개최하고 기술 마켓 내에 ‘AI 전용관’도 신설할 방침이다. 각 기관의 AI 활용 사례 등을 실시간 공유해 공공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는 등 AI 활용 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AI 활용을 활성화해 AI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AI 기술이 향상되고 민간 AI 시장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배임죄 대상 축소·폐지까지 시사…李 '투자 썰물' 우려한 재계 다독여
정치 대통령실 30분전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배임죄 개선’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따른 시장의 우려와 비판 여론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노란봉투법 추진과 법인세 인상 등으로 재계 반발이 커지자 이들을 달랠 수 있는 ‘당근’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이 난산으로 흐르고 있는 데다 각종 입법으로 외국계 기업의 탈(脫)한국 경고가 나오는 상황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3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위한 규제 혁신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배임죄가 남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점에 대해서 우리가 다시 한번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며 배임죄 제도 개선을 공식화했다. 대선 국면 전인 지난해부터 배임죄 완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온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언급한 배임죄 완화는 국회에서 입법이 진행 중인 안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회의에 참석한 김용범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대통령이 여러 경제, 기업인들과 만남을 통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사업하다 잘못하면 감옥 간다’면서 한국에 투자를 꺼리고 배임죄에 대한 공포가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걱정을 하시고 (배임죄 완화와 관련해) 조금 더 나아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 없이 경영상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경우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형법·상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와 국회가 함께 추진하는 법안은 이보다 배임죄 적용 대상을 대폭 줄여 사실상 배임죄를 폐지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 입장에서 규제 강화로 받아들여지는 정책들에 대해 오해를 불식하고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공포된 가운데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여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24%로 낮춘 법인세 최고세율도 기존 25%로 올리는 데 합의한 상태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정부로서는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긴밀히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도 기업은 정부의 협상력을 뒷받침할 주요 축이다. 관세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핵심 카드가 될 대규모 대미 투자의 경우 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경기회복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기업들의 투자와 경영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어제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국내 정치 및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올해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1.4%에서 1.8%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 완화와 지원책을 통해 기업들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었던 국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100조 원 규모의 국민펀드’ 조성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방 우대로 정책 체계를 전면 개편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내용의 지역균형발전 방안도 논의됐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처럼 지방에 더 많은 금액을 배정하는 차등적인 재정 정책을 모든 분야에 적용시켜야 한다고 이 대통령은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새 정부 재정 운용 방향에 대해 전략적 재정 투자 및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성과 중심 재정 운용’ 방향도 보고됐다.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대한 재정 투입으로 경기 회복 및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성과가 낮고 관행적으로 지출되는 예산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에 “재량 지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뿐만 아니라 의무 지출에 대해서도 한계를 두지 않고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또 국정과제를 포함한 새 정책 과제 예산을 적극 발굴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서두를 것을 지시했다. -
SKT·크래프톤, 수학·코딩·게임 특화 AI 공동개발
산업 IT 2025.07.30 17:17:00SK텔레콤(017670)과 크래프톤(259960)이 수학과 게임 등 추론 분야에 특화한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공동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오픈싱커2’ ‘오픈싱커3’ ‘에이스리즌 네모트론 1.1‘ 총 3종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학습 기법을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킨 결과물을 개발자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새 모델은 수학 문제 해결과 코드 개발에 특화한 7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의 소형언어모델이다. 이 모델은 수학 추론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AIME 25’에서 성능 향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능은 게임을 포함한 고난도 추론 분야와도 기술적으로 밀접하다. 크래프톤은 이 모델을 적용한 학습기법을 게임 플레이 분석, 전략 판단 등 게임 특화형 AI 응용에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다양한 규모의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해 한국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공동개발에서 데이터 검증과 모델 학습의 인프라 구축을 담당해 모델의 품질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크래프톤은 기존 모델의 취약점을 분석해 이를 개선하는 오답 복기 학습 기법을 자체 개발했다. 틀린 문제의 정답을 찾아 오답과 비교해 학습하며 추론 정확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적 학습 방식이다. 김지원 SK텔레콤 AI모델랩장은 “양사의 기술로 고성능 언어 모델을 개발해 소버린 AI 전략 실현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글로벌 수준의 LLM 개발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크래프톤은 독자적인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이를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두 회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AI 모델 개발 사업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컨소시엄을 꾸리고 공동 참여를 추진 중이다. -
한미반도체 “HBM4용 장비 전량 수주 자신…올해 매출 2배 증가”
산업 산업일반 2025.07.30 16:33:28한미반도체(042700)가 앞선 기술력 바탕으로 수요가 폭증할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열압착 장비(TC본더)를 전량 수주하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최대 두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한미반도체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포스트타워에서 설명회를 열고 향후 사업전략을 설명했다. 김정영 한미반도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비사의 실적은 고객사의 투자에 연동된다”며 “향후 HBM 생산 기업들이 HBM4(6세대 HBM)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 보는데 자사는 HBM4 생산을 위한 TC본더 장비를 전량 수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C본더는 AI 메모리로 불리는 HBM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D램을 수직 결합할 때 사용된다. 수직 결합에 필요한 D램 단 수가 높아질 수록 고성능 장비가 요구되는데 한미반도체는 이달 최신 장비인 TC본더4 양산을 시작했다. TC본더4는 HBM4 등 고성능 HBM 생산에 최적화돼 있다. 현재 양산되는 최첨단 HBM은 5세대인 HBM3E이다. 이보다 한 단계 향상된 제품인 HBM4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르면 올해 내 양산될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HBM4용 장비를 잠재 고객사와 테스트 중인 곳은 국내에서는 한미반도체가 유일하며 전세계로는 한미반도체를 포함해 2~3곳으로 알려졌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은 5589억원이며 올해는 많게는 1조 1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한 잠재 기업과도 소통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HBM 생산과 관련해서 국내 신규 고객사 몇몇곳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고객인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HBM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 중 한 곳으로 점쳐진다. 한미반도체는 기존 해외 TC본더 주요 고객인 마이크론으로부터 주문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세대 HBM 생산을 위한 플럭스리스 TC본더도 올해 내 첫 납품에 돌입한다. 김 부사장은 “플럭스리스 TC본더는 이미 HBM 제조사들로부터 주문을 이미 받은 상태며 올해 안에 납품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
'재정' 15번 거론하면서 '건전성'은 0번…기재부 "성과낼 곳에 집중"
경제·금융 정책 2025.07.30 16:23:2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국가전략회의를 설명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재정 건전성’ 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대신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 중심으로 재정을 지출하겠다며 확장재정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30일 기재부가 배포한 2쪽 분량의 국가재정전략회의 보도 자료에는 ‘재정’이라는 단어가 총 15번(부처 및 부서명 제외) 사용됐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 재정과 함께 즐겨 써온 ‘건전성’이라는 표현은 자취를 감췄다. 윤석열 정부 때 첫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11쪽 분량의 보도 자료를 통해 정부의 4대 재정 운용 방향 중 하나로 ‘건전 재정’ 기조 확립을 넣고 ‘건전’ ‘건전성’ ‘건전화’ 등 같은 표현이 5번이나 등장한 것과 정반대다. 기재부는 “재정 투입의 선택과 집중 부족으로 생산성·성과가 낮고 감세로 인해 세입 기반이 훼손됐다”며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대한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투자 성과·생산성을 높여 경기 회복 및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류덕현 대통령비서실 재정기획보좌관이 수차례 재정 건전성보다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재정 지속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류 보좌관은 교수 시절인 지난해 7월 한 언론 기고에서 “재정 당국은 언제나 지나치리만큼 재정 건전성에 집착한다”며 “건전 재정을 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재정을 운용할 경우 민생경제의 회복과 안정화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재정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국가채무비율(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백분율)과 재정수지비율(재정수지를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백분율)에 대해 “경기 변동에 대한 대처, 경제위기 극복 과정의 막대한 재정 지원, 또한 경제사회의 구조 전환 지원 등 숫자로 나타나지 않은 정책과 그 성과들은 이 지표에 담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올해 민주당이 주도한 두 차례의 추경으로 국가채무는 1300조 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 원을 각각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 보좌관은 “세입을 통해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어 이자를 또 다른 빚으로 메우지 않고 채무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재정은 지속 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채무 규모 자체보다는 세입이 장기적으로 재정 지출 소요를 감당할 정도로 충분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인공지능(AI) 대전환, 기업 활력 제고 방안 등을 뼈대로 하는 새 정부 경제성장 전략도 보고했다. 기재부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하에 구체적 초혁신 아이템을 목표로 선정하고 모든 경제 주체가 협업해 세계 1등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연구개발(R&D)·창업·인력·금융·재정·세제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
청년 창업가, 서울시가 최대 7000만 원 쏜다…'프렙 아카데미'
사회 사회일반 2025.07.30 16:02:50서울시가 외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실전형 창업 교육 프로그램 ‘프렙 아카데미’를 업그레이드한 9기 정규과정을 30일부터 3주간 모집한다. 이번 9기는 기존 수료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 ‘AI 기반 마케팅’ 신설, 브랜딩 교육 강화, 성공 창업가 특강 확대 등 실질 창업 역량 중심으로 대폭 개편된 것이 특징이다. 프렙 아카데미는 2021년 ‘골목창업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후, 외식업 분야에 특화된 체계적 창업 교육과정으로 기수마다 높은 만족도와 성과를 기록해 왔다. 지금까지 총 155명의 수료생 중 84명이 창업에 성공했으며, 90.5%의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9기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업 환경에 맞춰 1인 자영업자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마케팅 과정’을 신규 도입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의 중요성을 반영해 브랜딩 수업 비중도 확대됐으며, 현장의 실전 노하우를 전달할 성공 창업가 초청 특강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외식업 창업이 단순히 요리를 잘하는 것을 넘어, 상권분석, 고객 분석, 인테리어 등 다양한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교육과정은 예비 창업자에게 필요한 창업 및 경영 필수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강좌로 구성되어 있다. 수료 이후에는 창업 전·후 전문가 컨설팅, 창업자금 융자지원(최대 7000만 원)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모집 대상은 외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서울시 거주 청년으로 교육은 9월 9일부터 11월 25일까지 3개월간 매주 월~목 운영된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요즘처럼 외식 창업의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생존하려면, 차별성을 가진 창업자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정규과정은 검증된 전략과 실전 경험을 통해 특색있는 창업가로 육성하고, 더 나아가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제약·백신 경북 대표산업 키운다”…육성위원회 첫 회의
사회 전국 2025.07.30 15:51:00경북도는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제약‧백신산업 육성 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안동을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함에 따라 도는 특화단지 조성을 위해 기존 ‘백신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약·백신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로 개정했다. 위원회는 이 조례에 근거해 구성됐다. 위원회는 양금희 경제부지사를 위원장으로, 산업계, 연구기관, 대학의 민간 전문가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위원회는 경북의 제약·백신산업 정책 방향, 종합계획 수립, 산업 육성·지원 등에 대해 심의·자문한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양 경제부지사는 “위원회는 지역 생명공학·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 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제약・백신산업이 지역 대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KB손보, 설계사 교육에 AI 도입한다
경제·금융 보험 2025.07.30 15:44:50KB손해보험이 설계사들의 고객 응대 능력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KB손보는 AI 기반 화법 코칭 솔루션인 크디랩의 ‘쏘카인드’를 지난 6월부터 영업 교육현장에 시범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KB손보가 시범 운영 중인 AI 화법 코칭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드러나는 설계사의 언어와 음성, 표정, 시선, 습관 등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설계사는 자신의 화법과 표현 습관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반복 훈련함으로써 고객과의 소통 역량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당 솔루션은 KB금융(105560)그룹이 주관한 ‘2025년 KB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과제로 선정됐고, 크디랩은 KB금융의 유망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에도 포함된 바 있다. KB손보는 8월까지 석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효과를 따져본 뒤 향후 설계사 교육 프로그램에도 정식 도입할 방침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설계사의 말 한마디나 표정 하나가 고객 신뢰를 좌우하는 만큼 고객과의 공감과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 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디지털 기반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테슬라 동맹에…계열사도 '불기둥'[줍줍 리포트]
증권 국내증시 2025.07.30 14:48:42삼성전자(005930)와 테슬라 간의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등 계열사의 주가도 훨훨 날고 있다. 사업 협력이 잇따라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기준 삼성SDI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32% 오른 20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슬라 22조 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삼성SDI의 주가 상승은 그간 중단됐던 자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 심리에 의한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12.81% 올라 15만 5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이전 반도체 AI4, AI5용 반도체 기판인 FC BGA(Flip Chip BGA)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AI6 반도체 계약으로 인해 삼성전기의 FC BGA 사업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기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덕산하이메탈(077360)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덕산하이메탈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55% 올라 48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29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화상통화를 하며 진정한 파트너십이 어떤 것일지 논의했다"며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도 이날 장중에 7만 3000원대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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