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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900점인데 대출 안 된다고?"…초고신용자 아니면 1금융권 문턱 못 넘는다는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0.28 09:40:12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 심사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초고신용자 중심의 대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저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심사가 느슨한 제2금융권이나, 최악의 경우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NH농협·신한·우리·하나·KB국민 등 5대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점수는 941.6점이었다. 대출 가능 평균 신용점수 범위는 하단 933점, 상단 947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에서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의 평균 점수는 950점으로, 지난 3월 935.2점에서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자금대출 평균도 936점으로, 하단 926점~상단 943점 등 고신용자들에게 대출이 쏠리고 있는 양상이다. KCB 신용점수는 1000점 만점으로, 900점 이상이 1등급(고신용자)에 해당한다. △2등급 870~899점 △3등급 840~869점 △4등급 805~839점 △5등급 770~804점 등으로 총 10등급까지 구분된다. 2~3등급은 준고신용자, 4~5등급은 중신용자, 그 이하는 저신용자로 구분된다. 이 같은 현상은 대출규제 강화와 함께 ‘포모(FOMO·소외공포)’형 대출 수요가 늘면서 은행이 심사 문턱을 높이고,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전반적인 점수 상승으로 인한 변별력 약화) 현상까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KCB 기준 1등급이라도 900점대 초반이면 대출이 어려워, 중저신용자들의 1금융권 접근성이 갈수록 줄고 있다. 박찬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5대 은행 신규 가계대출의 49%(9조3000억원)가 신용점수 950점 이상 차주에게 집중됐다. 950점 이상 비중은 2021년 초 27%에서 2023년 초 30%, 지난해 초 43%, 올해 초 46%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800점 이하 차주는 같은 기간 9%에서 5%로 줄었다. 박찬대 의원은 “지난 3년간 중저신용자의 시중은행 접근성이 점진적으로 악화하고 있었다”며 “금융 약자에 대한 여신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보다 정밀한 포용금융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정부 규제에도 집값 오른다…주택전망지수 4년來 최고치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28 08:18:00한미 관세협상 장기화 등의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두 달 연속 나빠졌다. 반면 주택가격 심리지수는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전월(110.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으로 급락한 뒤 오르내리다가 올 4~8월 5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내렸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미 무역협상 장기화, 미·중 무역갈등 재부각 등 통상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를 기록해 전월 보다 무려 10포인트나 수직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권때 집값이 한창 급등하던 2021년 10월(125) 이후 4년래 가장 높은 수치다. 증가폭도 2022년 4월(+10포인트) 이후 최대다. 이 지수는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와 함께 7월 11포인트 급락했다가 8월, 9월 소폭 상승한 뒤 이달 급증했다. 대출을 규제하는 정부의 강도 높은 ‘10·15 부동산 대책’에도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한은은 “수도권 중심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의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주택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2.6%)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오름폭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 등으로 9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
APEC 찾은 틱톡 정책 총괄…"韓은 배울 점 많은 나라, K-컬처 글로벌 확산 지원"
산업 IT 2025.10.28 07:00:00에릭 에벤스타인(사진) 틱톡 미주정책총괄이 한국을 ‘영감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27일 방한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높은 기술 역량, 창의적 문화, 그리고 안전과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동시에 갖춘 국가”라며 “틱톡에도 영감의 원천이자 배울 점이 매우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PEC CEO 서밋은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 혁신을 통한 공동 번영을 논의하는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의미 있고 중요한 자리 중 하나”라며 “틱톡은 이를 통해 디지털 거버넌스, 안전, 경제적 포용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진 다양한 우선순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PEC에서 ‘건전 IT 생태계’ 조성한 틱톡 경험 공유 에릭 에벤스타인 틱톡 미주 정책 총괄은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APEC에서의 첫번째 목표는 기업이 혁신 과정에서 거버넌스와 안전을 직접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투명한 정보기술(IT) 생태계 발전을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매년 이용자 안전 분야에 3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 중이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틱톡의 이같은 경영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이달 30일 APEC CEO 서밋에서 ‘신뢰 주도 성장: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디지털 기회 확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그는 “틱톡의 지식을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디지털 규범을 만들어가는 정책 입안자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 이러한 변화를 일상에서 경험하는 지역사회로부터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APEC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혁신은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틱톡의 비전을 가장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이번 APEC에서 틱톡이 전 세계의 디지털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는 방향성도 나눈다. 그는 “틱톡은 △투명성과 협업을 통한 신뢰 강화 △소상공인을 포함한 다양한 크리에이터의 성장을 지원하는 포용적 경제 △청소년 보호와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제고 등을 통해 전 세계의 디지털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번 APEC을 계기로 책임 있는 혁신은 한 기업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잘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韓은 기술·문화·안전 모두 갖춰…K-컬처 영향력도 ↑ 에벤스타인 총괄은 한국 시장의 힘은 기술·문화·규제에 대한 조화로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균형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트렌드를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개인정보보호 등 국내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은 강한 제도적 원칙과 이용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나라”라며 “틱톡은 이를 높게 평가하며, 현재 한국 정부 기관과 맺고 있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투명성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이어 한국이 틱톡의 글로벌 정책 개발에도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리터러시, 콘텐츠 창작, 청소년 보호의 측면에서 한국이 보여주는 리더십은 글로벌 정책 개발에도 큰 통찰을 제공한다”며 “한국 창작자와 소상공인들은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될 때 어떤 성과를 만들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틱톡이 전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K-컬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APEC CEO 서밋에서 K-뷰티 등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틱톡만의 ‘체인지 메이커’를 소개할 예정이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틱톡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식지 않고, 미국 틱톡샵에서는 한국 뷰티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틱톡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전 세계 소비를 이끌며 수많은 한국 창작자 및 브랜드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번 APEC에서 몇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틱톡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K-뷰티’로 생성된 콘텐츠 수는 57만 9440개로, 전년 동기(24만 2481개) 대비 239% 늘었다. ‘숏폼(짧은 영상)’이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K-뷰티 브랜드들이 전세계 젊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틱톡을 제품 홍보 및 소비자와 소통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틱톡은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해 해외 마케팅에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없는 인디 브랜드들의 글로벌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한국 문화의 전 세계 확산, 로컬 브랜드의 글로벌 성공 지원 등 더 많은 상생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틱톡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APEC을 통해 틱톡이 강조하는 신뢰 기반 성장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대출 막혔는데 금리는 더 뛴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0.28 05:30:00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6·27 규제’에 ‘10·15 부동산 대책’까지 더해져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마저 뛰어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적용하는 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3.75~5.15%로 1주일 전 대비 0.02%포인트 인상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각각 0.04%포인트, 0.03%포인트 높였다. KB국민은행은 매주 금리를 산정하는데 시장금리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주요 상품의 금리가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주담대 역시 같은 기간 금리가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0.031%포인트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금융 당국의 부동산 억제책에 되레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가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만 가계대출 영업을 자제하라는 게 금융 당국의 기조여서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를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23일까지 1조 89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인 6월(6조 7500억 원), 7월(4조 14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가계대출이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은 줄었지만 거꾸로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 4억 원, 2억 원으로 대출 한도를 정했기 때문에 그 다음에 나올 수 있는 카드는 결국 금리 조정일 수밖에 없다”며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됐고 향후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진 와중에 대출금리마저 뛰면서 실수요자의 대출 절벽이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5년 혼합·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75~5.15%로 지난달 22일(3.58~4.98%)보다 상·하단이 모두 0.17%포인트 올랐다. 주 단위로 대출금리를 끊어보면 일부 등락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대출금리도 같은 기간 0.13%포인트 뛰었고 하나은행도 0.115%포인트 올랐다. 1차적으로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오른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무보증 AAA 기준)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2일 2.873%에서 이달 24일 2.973%로 한 달여 간 0.1%포인트 올랐다.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가산금리를 조정할 수 있음에도 금융 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에 시장금리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요 상품 금리가 조금씩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평소 같으면 우대금리를 일부 늘려 영업했을 테지만 당국이 은행별 대출 총량을 크게 조여놓은 상태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뛰면 원리금 자체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이에 맞물린 DSR이 뛰어 대출 한도가 준다. 정부가 실수요자의 자금난을 달래겠다며 생애 최초 구매자 등에 대해서는 완화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새어 나온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반발에 40%로 낮췄던 대환대출 LTV를 70%로 높였지만 대환대출은 어떻게 하든 신규 대출로 잡힌다”며 “당국이 내년부터 주담대의 위험가중치(RWA)를 높이기로 한 만큼 대출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년 4월부터 은행권 주담대 RWA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겨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은행권의 주담대 공급 규모가 연간 27조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용대출을 연봉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가 계속 풀리지 않으면서 2금융권을 추가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많다. 저축은행의 경우 6·27 대출 규제 전 일평균 4930건이었던 개인 신용대출 취급 건수가 3641건으로 27% 급감했다. -
[사설] 與 '李 재판중지법' 압박, 누굴 위한 사법부 흔들기인가
오피니언 사설 2025.10.28 00:05:00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재판중지법을 통과시킨다면 그 즉시 이재명 정권이 중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조용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해당 법안을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헌법 제84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소추’의 개념이 재판 절차까지 포함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해석이 내려지지 않았다. 올해 5월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판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섯 건의 형사재판은 임기 동안 중단된다. 김 의원이 이 시점에 다시 법안을 꺼낸 데는 일부 법원장들의 국정감사 발언이 일부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대웅 서울고법원장은 “이론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 기일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법원이 여권의 ‘사법 개혁 압박’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억측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뒤따랐다. 원론 수준의 답변이라도 법원장이 대통령에 대해 법적 잣대를 들이댈 듯 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억측을 빌미로 헌법 조항의 불명확한 부분을 하위 법률로 규제하려는 무리수를 둬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재판중지법의 혜택은 이 대통령에게 돌아가 특정인을 위한 법을 만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불을 때니 물이 끓는다”며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언제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원칙도 명분도 없는 사법부 흔들기 탓에 싸늘해지는 여론의 기류를 직시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법왜곡죄 신설 강행 기류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는 판에 재판중지법까지 압박한다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사법부를 흔드냐는 뼈아픈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
러트닉 "美 취업비자 발급 상무부가 맡아 신속 처리…현대차 공장 사태서 교훈"
국제 국제일반 2025.10.27 21:31:12미국이 최근 대미 투자 기업들의 우려 사안으로 부상한 취업 비자 발급과 관련해 발급 업무를 기존 국무부가 아닌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 창구인 상무부가 맡아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해 취업 비자 규제를 사실상 완화할 방침을 시사했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엄격해진 취업비자 취득은 최근 대미 투자 검토 기업의 부담으로 부상했다. 특히 지난 9월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이민 단속으로 현지 직원 475명이 체포·구금되면서 해외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러트닉 장관은 "공장 건설과 미국인 연수를 위해 희망하는 직원 명단을 제출받아 상무부가 비자를 발급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비자 발급은 통상 국무부 소관이지만, 앞으로는 해외 기업의 대미 투자 창구인 상무부가 투자를 신속히 실행할 수 있도록 비자 발급에도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발생한 사안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교훈 신속히 반영해 시스템을 수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일본 도쿄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새로운 비자 시스템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주 현대차 공장 사태에 대해 “나는 그들을 내보내는 것에 반대했다”고 말한 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비자 제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한국)이 전문가를 데려오기를 원하며, 그들은 와서 우리 사람들에게 일을 가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으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과 관련해서는 연내로 전력 분야에서 제1호 투자 안건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에 따르면 일본의 전력·조선 등 10~12개 기업이 대미 투자 사업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그는 "미일 경제안보를 위한 공동투자"라며 “1호 안건은 전력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수요가 높아진 미국의 발전 능력 증강을 위해 일본 기업이 가스터빈, 변압기, 냉각시스템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알래스카주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도 대상 사업에 포함된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이 이 사업에 참여하면 LNG 인수 권리를 얻어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뒤 5500억 달러의 절반 이상이 전력 사업과 에너지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 양국은 지난 7월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융자 사업에 합의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호 안건이 결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투자·회수 방안이 불투명해 망설이는 일본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러트닉 장관은 "발전, 가스관(파이프라인) 등 리스크가 없는 인프라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국가사업에 대한 투자이기에 일본의 손실 리스크는 제로”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참여하는 협의위원회에서 1단계로 투자 안건을 심사하기 때문에, 미국의 독단이 아닌 일본과의 공동 사업 설계가 이뤄진다는 점도 언급했다. 투자 사업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을 분배하기 때문에 일본 측이 원금과 이자를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일본 납세자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향후 5500억 달러 투·융자 금액 증액 가능성도 부인했다. -
"연차 하루로 5일 황금연휴를?"…62년 만에 '노동절' 부활 소식에 직장인 '들썩'
사회 사회일반 2025.10.27 18:51:50내년 5월, 하루 연차로 최장 5일간의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근로자의 날’을 다시 ‘노동절’로 복원하고 이를 공식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을 비롯해 노동부 소관 8개 법률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63년 이후 62년 만에 ‘근로자의 날’ 명칭이 다시 ‘노동절’로 돌아오게 됐다. 노동부는 명칭 변경에 그치지 않고 5월 1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절이 일하는 모든 국민이 땀의 가치를 되새기고 기릴 수 있는 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통과 시 ‘노동절’은 법정 공휴일 지위를 갖게 된다. 내년 5월 1일은 금요일이다. 노동절이 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5월 4일(월요일)에 연차를 하루만 사용하면 주말과 어린이날(5월 5일, 화요일)까지 이어져 총 5일간의 황금연휴가 완성된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5월 황금연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동절’은 1886년 미국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기념한 ‘메이데이(May Day)’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는 1923년부터 이를 ‘노동절’로 기념해왔으며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명칭이 ‘근로자의 날’로 바뀌었다. 당시 법 제정 당시에는 기념일이 3월 10일이었지만, 1994년 개정을 통해 다시 5월 1일로 옮겨졌다. 이번 명칭 복원에 대해 노동계는 “근로자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돼 왔으며 산업화 시대의 통제적·수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노동의 자주성과 인간의 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사전적 의미에서도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으로 ‘노동(몸을 움직여 일함)’보다 가치중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근로’는 일제 잔재가 아닌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하는 우리말이며 헌법에도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명칭 변경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 “용어보다 노동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노동절 명칭 복원 외에도 노동자 권익과 직결된 다수의 노동 관련 법안이 통과됐다. 임금을 체불해 이름이 공개된 사업주가 퇴직급여 등을 다시 체불할 경우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그중 하나다. 또한 정부가 임금 등을 대신 지급한 경우 체납 국세 징수 절차에 따라 해당 금액을 사업주에게서 받아낼 수 있도록 한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고용보험법 개정으로는 전국적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할 경우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 지급할 수 있게 됐으며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규제를 완화한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 밖에 근로복지공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한국산업인력공단의 노동이사 임명 근거를 명확히 하는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
현대카드처럼 당일 고지해도 카드발급 중단 막을 길 없어
경제·금융 은행 2025.10.27 18:19:52현대카드가 14일 대표 상품이었던 ‘스타벅스 제휴카드’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종료 시점은 15일 0시(14일 자정)였는데 사실상 당일 공지였다. 5년간 명맥을 이어오던 카드였지만 삼성카드가 스타벅스 측과 전용 카드를 내놓으면서 돌연 중단한 것이다. 문제는 고지 기간이다. 마땅한 규정이 없다 보니 당일에 이를 알려도 된다. 특정 카드사의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골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카드의 단종 카드는 총 16종으로 공지 기간은 상품별로 1일~40일로 큰 격차를 보였다. 기간이 가장 길었던 카드는 ‘SC제일은행·더레드스트라이프’로 갱신 종료 사실을 40일 전에 공개했다. ‘인플카 현대카드’는 4일로 1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사실상 당일 고지인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신청자가 예상치의 2배를 웃돌아 업계 히트작으로 꼽히는 ‘MG+S 하나카드(2주)’와 비교해도 지나치게 기간이 짧다. 현대카드는 지난해에도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에디션1’을 기습적으로 단종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현행 신용카드 표준 약관에 따르면 부가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변경할 사유가 발생하면 고객에게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미리 고지하게 돼 있다. 그러나 단종과 관련해서는 어떤 규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제도적으로 단종과 관련해 고지 의무를 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고무줄 고지와 혜택 축소를 막기 위해 단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단종된 카드는 총 400종(신용카드 324종, 체크카드 76종)으로 지난해 하반기 235종 대비 1.7배가량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사례”라며 “금융감독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APEC CEO 서밋] 틱톡 "글로벌 트렌드 이끄는 韓, 영감의 원천"
산업 IT 2025.10.27 18:14:08에릭 에벤스타인(사진) 틱톡 미주정책총괄이 한국을 ‘영감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27일 방한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높은 기술 역량, 창의적 문화, 그리고 안전과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동시에 갖춘 국가”라며 “틱톡에도 영감의 원천이자 배울 점이 매우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PEC CEO 서밋은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 혁신을 통한 공동 번영을 논의하는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의미 있고 중요한 자리 중 하나”라며 “틱톡은 이를 통해 디지털 거버넌스, 안전, 경제적 포용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진 다양한 우선순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기사 4면으로 에릭 에벤스타인 총괄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APEC에서의 첫 번째 목표는 기업이 혁신 과정에서 거버넌스와 안전을 직접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모범 사례 등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투명한 정보기술(IT) 생태계 발전을 위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발간하는 한편 매년 이용자 안전 분야에 3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 중이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틱톡의 이 같은 경영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이달 30일 APEC CEO 서밋에서 ‘신뢰 주도 성장: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디지털 기회 확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그는 “틱톡의 지식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규범을 만들어가는 정책 입안자들,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 이러한 변화를 일상에서 경험하는 지역사회로부터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을 찾았다”며 “APEC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혁신은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틱톡의 비전을 가장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한국 시장의 힘은 기술·문화·규제에 대한 조화로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균형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원동력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트렌드를 이끄는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등 국내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은 강한 제도적 원칙과 이용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나라”라며 “틱톡은 이를 높게 평가하며 현재 한국 정부 기관과 맺고 있는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투명성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이 전 세계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K컬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APEC CEO 서밋에서 K뷰티 등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틱톡만의 ‘체인지 메이커’를 소개할 예정이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틱톡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가 식지 않고 미국 틱톡숍에서는 한국 뷰티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틱톡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전 세계 소비를 이끌며 수많은 한국 창작자 및 브랜드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번 APEC에서 몇 사례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벤스타인 총괄은 “한국 문화의 전 세계 확산, 로컬 브랜드의 글로벌 성공 지원 등 더 많은 상생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틱톡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APEC을 통해 틱톡이 강조하는 신뢰 기반 성장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의눈]참을수 없는 정책의 가벼움
경제·금융 은행 2025.10.27 18:00:00“문재인 정부 시절 26번의 부동산 정책이 생각났습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고 이같이 촌평했다. 정책 발표 보름도 지나지 않아 수차례의 오류 정정과 입장 번복으로 시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킨 데 대한 평가다. 문재인 정부 당시 5년간 이어진 잦은 규제에 시장은 내성이 생겼고 새 규제가 추가될 때마다 오히려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폭등했다. 이 같은 혹평이 나온 것은 정책의 가벼움 때문이다. 정책 발표 후 잦은 수정과 번복이 이뤄지면서 시장에서는 규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 적용을 70%로 번복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6·27 대책 때도 비슷한 지적이 있어 이후 예외를 인정했는데 이 부분을 미리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 금융 당국은 서민의 이자 부담 경감을 가로막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대환대출 LTV에도 10·15 대책이 적용되는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받는 대출인 전세퇴거자금대출 LTV도 규제 발표 9일 뒤에야 70%를 적용하라고 안내했다. 정책이 우왕좌왕하는 며칠 새 당장 돈 구할 곳이 막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실수요자들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정책 혼선을 넘어 명백한 오류가 발견돼 뒤늦게 정정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정부는 규제지역 비주택 담보대출의 LTV도 10·15 대책에 따라 40%로 강화된다고 했다가 이틀 만에 기존 70%가 유지된다고 정정했다. 부동산처럼 시장 민감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신뢰와 일관성이 정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집을 사고 파는 일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의사 결정 중 하나다. 정부는 이번 10·15 대책에 이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보유세 인상 등 추가 대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 책임자들은 자신들의 말 한마디에 수많은 국민들의 인생 계획표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무겁게 되새겨야 한다. -
[청론직설] “경제 개혁 미루다 ‘잃어버린 20년’…‘정치과잉 시대’ 끝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27 17:59:46한국 경제와 정치가 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있는 ‘일모도원(日暮途遠)’ 형국에 빠졌다. 기업들은 미중 통상 전쟁의 거친 파고를 헤쳐나가기도 버거운데 집권 여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까지 곧 도입할 태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도 한국 경제는 0.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는 국민들에게 비전과 희망 대신 절망과 한숨을 안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에 취해 민심을 무시하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며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 세력에 아부하는 ‘정치 과잉’ 시대를 끝내고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과 정책’ 시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이사장은 “굳건한 경제 동맹이었던 미국이 되레 한국을 압박하고 추격자로 여겼던 중국은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면서 “구조 개혁을 서둘러 미중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강(自强)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나.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겪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을 지나고 있다고 본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 경제로 진입했다. 그러나 환란 이후 과감하게 진행된 개혁 기조가 2000년대 들어 중단되며 ‘선진도상국(先進途上國)’ 경제로 다시 내려 앉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세계 GDP의 2%라는 두개의 벽에 오랫동안 갇히고 말았다. 노동과 연금·교육·의료 등 4대 부문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장기 전략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념 논리에 빠진 역대 대통령들이 개혁을 미뤘다. 지난 20년에 걸쳐 대통령 집권 5년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기 성장에 취해 개혁 작업을 미룬 것이 잃어버린 20년의 원인이자 본질이다. -여당이 주 4.5일제 근무와 정년 연장도 입법화하려 하는데. △강성 노조 지원에 힘입어 집권한 여당이 노동 편향 입법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데 이어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도 추진하려 한다. 생산성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시간만 줄이는 것은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충수에 다름 아니다. 제조업 강국이었던 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과도하게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복지 혜택을 늘렸기 때문 아닌가. 한국 경제가 유럽 전철을 따라가려 한다. 생산성이 정체된 상태에서 임금은 외려 올라가는 구조에서 어떤 기업이 생존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주 4.5일제는 우리 경제와 기업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기업을 해외로 몰아내는 악법이다. 기업 옥죄기 정책과 법안이 양산되면 기업들의 해외 이탈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고 우리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정치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 정치는 정쟁을 교묘하게 이용해 사익을 챙기려는 ‘악화(惡貨) 정치꾼’이 선량한 ‘양화(良貨) 정치인’을 구축하는 왜곡된 생태계에 빠져들고 있다. 의원들이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갖고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강성 지지 세력을 바라보며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아내면서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양보하거나 타협에 나서면 ‘배신자’ 낙인이 찍힌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셤의 경제법칙이 우리 국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한심하고 안타깝다. 정치가 나라를 진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는 기술로 전락할 때 우리 사회는 집단 허무에 빠진다.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자는 결국 대통령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는 양쪽 극단을 버리고 균형을 찾아가는 예술이다. 그러나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강성 지지층의 힘으로 당선됐고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극단의 강성 지지층은 탄탄한 권력 기반이 되는 동시에 국정 운영의 족쇄도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상대 진영의 비판 목소리를 포용하지 못하고 내부 결속에 매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균형 감각을 잃고 진영 논리에 빠지면 독단과 독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시계추’ 국정운영을 해서는 안 되고 중간에서 균형 감각을 갖고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중심이 흔들리면 경제정책 균형도 함께 무너진다. -정부의 돈 풀기 확장 재정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 재정은 이미 위험 수위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채무비율이 50%를 넘었고 지금 기조를 이어간다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재정 확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일시적 수단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상시적 포퓰리즘 도구로 변질됐다. 복지 확대와 현금 지원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지금의 재정정책은 지속 가능성보다 단기적 정치 이익을 우선한다. 돈 풀기보다 구조 개혁이 우선이고 복지보다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마저 무너질 수 있다. -원전과 에너지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환경과 에너지를 한 부처에 묶은 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정책과 규제가 본질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산업의 뼈대이자 생산성의 기반인데 환경 논리로만 접근하면 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원전은 AI·반도체·데이터 산업의 필수 인프라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안 되면 첨단산업 전체가 흔들린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산업 정책 차원이 아니라 정치 논리에 맞춰져 있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명분은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원전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탄소 중립 수단인데 이를 배제하면 국가 경쟁력의 근본이 흔들린다. 에너지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생산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탈원전과 친환경이라는 허울 좋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지속성을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트럼피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국가자본주의’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중국 모델을 닮은 것으로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시장경제와 충돌하고 있다. 미국의 국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해외로 유출됐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통상 압박과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으로 동맹국의 부를 이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의 글로벌 신뢰 자산을 크게 훼손할 것이다. 한국은 트럼프식 국가자본주의와 신뢰 파괴의 후폭풍을 체감하고 있다. 이제부터 한국은 미국에 대한 맹목적 의존 관계에서 벗어나 자강 비중을 높이면서 전략적 대외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한 동맹 관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이익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협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추격과 추월이 무섭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보완적 존재가 아니라 최대 경쟁자다. 과거에는 한국이 핵심 부품과 소재를 공급하면 중국이 이를 조립·가공해 수출하는 분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은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급속히 끌어올려 한국의 주력 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했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독일·미국까지 추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디스플레이·전기차 등에서 정부 보조금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국을 추월하거나 대체하고 있다. 미국 통상 압박에 맞서 중국이 일대일로 국가들을 중심으로 ‘레드 공급망’을 완성하면 한국의 수출 기반은 더욱 약화될 것이다.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이 같은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 세계 질서는 ‘복합 전환기’에 있다. 자강(自强)만이 살 길이다. 자강이란 외부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스스로의 경제력과 국방력을 키워 스스로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자강은 이념론자들이 주장하는 자주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이 과거와 같은 도덕적 리더십을 상실하고 신뢰를 훼손함에 따라 한국은 더 이상 맹목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전략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경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He is… 194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서울 배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 경제협력국장, 국제금융국장,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 등을 거쳤다.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수석 대표로 활동하며 위기 극복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대중 정부 때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했고 제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냈다. 서울대 국제금융연구 소장과 중국 베이징대와 런민대에서 초빙 교수를 지냈다. 2007년 의원직을 사퇴한 뒤 재단법인 니어재단을 창립해 굴지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켰다. 주요 저서로는 ‘거대 중국과의 대화’ ‘외환위기 징비록’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기로에 선 북중관계’ 등이 있다. -
부동산 악재에…李 지지율 51%로 2주째 하락
정치 정치일반 2025.10.27 17:51:38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2주 연속 동반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여권 인사들의 ‘갭투자’ 의혹과 부동산 관련 발언 논란이 터지며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이달 20~24일 18세 이상 유권자 2519명에게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51.2%가 ‘잘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주 조사(52.2%)에 비해 1.0%포인트 하락한 숫자다. 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못한다’는 응답은 44.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9%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지층인 진보층(-4.1%포인트)에서 하락했지만 보수층(1.7%포인트)과 중도층(1.2%포인트)에서는 소폭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10.2%포인트)과 대전·세종·충청(-4.9%포인트)에서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민주당 지지층인 광주·전라(-2.9%포인트)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다. 반면 서울(2.2%포인트)과 인천·경기(1.1%포인트)에서는 오히려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고위 공직자의 갭투자 의혹과 여당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연이어 터지면서 규제 강화 정책의 실효성 논란과 맞물려 정부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코스피 3900 돌파, 한미중 정상회의 조율, 대구 타운홀미팅 등 경제·외교·민생 행보가 지지율 하락을 방어하며 소폭 하락으로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도 줄어들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44.1%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0.6%포인트 상승한 37.3%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특히 30대와 중도층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3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주 사이 6.7%포인트 올랐고 민주당은 5.9%포인트 내렸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6.1%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3.5%포인트 상승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인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7.5%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2.3%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갭투자 의혹과 복기왕 의원의 ‘15억 서민 아파트’ 발언 등 여권 인사들의 실언이 연일 보도되며 여론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핵심 스윙층인 중도층에서 대거 이탈하며 지지율이 상당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해병 특검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속과 ‘김건희 여사 명성황후 침전 출입’ 논란 등 사법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민주당의 악재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
中 희토류 통제 유예·美 추가관세 철회…'부산 담판' 청신호
국제 정치·사회 2025.10.27 17:51:30희토류 수출통제와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극한 대치를 이어갔던 미국과 중국이 가까스로 파국을 피하며 나흘 앞으로 다가온 ‘부산 담판’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은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를 없던 일로 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서다. 30일 부산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공식 무역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 속에 중국이 군수용 희토류 규제는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틀간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후 미 방송사들과 연쇄 인터뷰를 하고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무역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글로벌 수출 허가 제도를 1년 유예하고 (제도 자체도) 재검토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9일 중국산 희토류를 극소량이라도 포함한 제품의 경우 해외에서 생산됐더라도 12월 1일부터 중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대신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에 대해 “부과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 만료되는 서로에 대한 115%포인트 관세 인하안도 연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의 상당한 미국산 대두 구매를 예상한다”며 “미국 대두 농가가 이번 거래로 올해와 향후 몇년간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중 정상이 대규모 농산물 구매계약과 관련한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두 구매 재개가 실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상당한 정치적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중국이 펜타닐 원료 물질 문제 해결을 돕기로 했다”며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에 대해서도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양국 정상이 30일 한국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말 상대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중국에서 나온 발표도 긍정적인 표현이 많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이 각자의 무역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합의에 도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관세 중단 기간 연장, 펜타닐 관세와 법 집행 협력, 농산물 무역, 수출통제 등 주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강경한 인물로 지목한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는 “회담이 격렬했고 미국의 입장이 강경했다”면서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 양측이 예비합의 이행을 위한 내부 승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합의에 도달한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불신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중국 관영매체는 “세계는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좋은 소식을 듣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에서 양국 정상의 완전한 합의를 이룰 것을 희망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27일 사설에서 “중국과 미국의 경제무역 관계는 지난 한 달 동안의 진동과 파동을 겪고 다시금 좋은 소식이 전해져 세계를 안도하게 했다”며 “올바른 상호 교류의 길로 돌아간다면 공동 번영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타임스는 정상 간의 만남에서 정식 서면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동안 매번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은 미국이라고 지적하며 이번에도 양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책임은 미국에 있는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여기에는 양측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단적으로 베선트 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가 1년 유예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화통신 보도에 ‘희토류’라는 단어는 없었다. 중국 유력 경제학자 셰궈중은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에서 “중국이 미국 자동차 산업 등 민간 부문에 쓰이는 희토류 공급은 늘릴 수 있지만 군수용 희토류 통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은 낮다”며 “미 정부가 대만을 둘러싼 전쟁 가능성을 계속 암시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무기 생산을 돕고 싶어하겠는가”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측 협상단이 “미국의 중국 선박 항만 이용료 부과 정책에 대해 미중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 측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정책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현금 들고 있으면 바보” 에브리씽 랠리에 포모 커진다
증권 국내증시 2025.10.27 17:48:02“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과 금 현물만 투자했었는데 이제는 ‘국장’도 해야 할까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27일 주식 정보 교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지금이라도 국내 증시에 투자해야 하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코스피지수가 3500선을 넘었을 때까지만 해도 냉소적이었던 반응이 4000선을 돌파하자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주식과 서울 아파트 가격, 금(金)에 이어 국내 주식까지 오르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포모(FOMO·소외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과잉 유동성에 주식 등 위험자산과 금 같은 안전자산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면서 현금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마저 1430원대로 급등하자 원화 자산 보유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마땅한 투자처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은 올 들어 수익률이 높지 않은 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부동산 거래는 막혔다. 국내 주식도 지수 자체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갈 곳 없는 장세’라는 말이 나온다. 시장의 온기가 일부 업종에만 머무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하는 동안 상당수 종목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빈익빈 랠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20일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490개(코스피 490개, 코스닥 1000개)로 같은 기간 상승한 종목(코스피 440개, 코스닥 706개)을 웃돌았다.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회복한 6월 20일부터 불과 넉 달 만에 4000선까지 치솟았지만 체감 수익률은 그만큼 뜨겁지 않은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는 약 33.7% 상승했지만 86거래일 중 52거래일에서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특히 이달 17일에는 하락 종목이 1908개로 상승 종목(526개)의 세 배를 넘어서며 지수와 체감 장세의 괴리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크게 올랐다고 보고 주식을 매도하거나 심지어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기업을 고르거나 어렵다면 지수 ETF라도 사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
[단독]부동산 옥죄자…가계대출 금리 더 뛰었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0.27 17:46:32정부의 부동산 옥죄기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6·27 규제’에 ‘10·15 부동산 대책’까지 더해져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마저 뛰어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적용하는 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3.75~5.15%로 1주일 전 대비 0.02%포인트 인상했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각각 0.04%포인트, 0.03%포인트 높였다. KB국민은행은 매주 금리를 산정하는데 시장금리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주요 상품의 금리가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주담대 역시 같은 기간 금리가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0.031%포인트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금융 당국의 부동산 억제책에 되레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채 금리가 불안정한 측면이 있지만 가계대출 영업을 자제하라는 게 금융 당국의 기조여서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를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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