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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현정택의 세상보기] 2019년 한국경제 성적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대내외환경 악화 성장률 2% 못미쳐

규제·시장교란정책 자제하고

신산업 발전위한 제도구축 시급

현정택 이사장




2019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희망을 품고 시작했던 한 해가 저물 때 뒤돌아보면 늘 아쉬움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올해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에 재물인 황금이 붙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해서 경제적인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에도 못 미쳐 경제위기 때를 빼고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애초 세웠던 목표인 2.6~2.7%에 한참 뒤처진다. 더 심각한 지표는 경상 GDP다. 경상 GDP란 현금으로 계산한 국내총생산으로, 가계·기업·정부와 같은 경제주체의 입장에서는 통계에 자주 쓰이는 경제성장률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수치다. 올해 한국의 경상 GDP 성장률은 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다. 미국(4.1%), OECD 평균(3.9%)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며 일본(1.6%)에도 뒤진다.

올해 우리나라 상장회사의 영업이익은 3·4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45% 줄었다. 실적 악화로 대기업 임원들이 10~30% 감축됐으며 일반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기업도 많다.

정부 설명처럼 올해 경제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에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환경이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내우외환’이라는 말이 뜻하는 바처럼 국내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지수 중 노동시장의 순위는 세계 하위권이다. 만성 적자인 코레일이 파업하고 기아차·한국GM·르노삼성 등 자동차 업체도 파업했다. 데이터 3법과 같은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입법은 지지부진하고 ‘타다 금지법’과 같은 혁신을 가로막는 입법활동이 전개됐다.

부진한 기업활동의 결과 한국의 주가는 올해 6% 남짓 올랐을 뿐이다.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최고가 기록을 여러 번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하고 선진국은 평균 20% 이상,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도 평균 13% 수준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점은 부동산값 폭등으로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멀게 만든 일이다. 서울 아파트 중간수준 가격이 8억8,000만원으로 올라 10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도 사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기업환경의 불투명성으로 돈이 부동산으로 발길을 돌리고, 여기에 더해 정부가 18번이나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대책을 발표해 수요공급의 기능을 잃게 했기 때문이다.

올해 경제성적 중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을 역대 최저치로 만든 일은 평가할 만하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한국으로서는 이를 예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8월 중순 달러당 원화 환율이 1,222원까지 오르도록 출렁인 국제금융환경을 극복한 것이다.

여성의 고용률을 꾸준히 늘린 것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 인력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특히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20만명 이상 대폭 줄어드는 상황으로 가용노동력을 확대하는 것이 잠재성장률 유지에 긴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경제성적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줄이라는 점이다. 경색된 노사관계로 인한 경영의 제약을 축소하고 시장기능을 교란하는 정부 대책을 남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데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30~40대의 취업자가 줄었으며 노동생산성이 1% 수준에서 정체됐다.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와 같이 쉽게 체감하기 어렵지만 이 추세대로면 한국 잠재성장률이 미국과 별 차이 없는 2% 근처로 내려간다. 기득권에 막힌 진입장벽을 허물고 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시급히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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