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번지며 전체 50개 주 가운데 신규 환자가 감소 중인 곳은 2개 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산세가 가파른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는 이에 따라 경제재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미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통계를 자체 분석한 결과 1주일 전과 비교해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한 주는 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주 2곳뿐이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 등 36개 주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늘었다. 특히 플로리다주에서는 전날인 지난 27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환자로는 가장 많은 9,585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미국의 최대 코로나19 진원지였던 뉴욕의 4월 초 정점 때 일일 신규 환자와 맞먹는다고 CNN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이날 4만587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다. 사흘 연속 4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WP는 “미국 신규 환자의 기록적인 급증은 코로나바이러스 통제의 역사적 실패를 보여주는 명료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신규 환자 수가 치솟자 최소한 12개 주에서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경제재개 계획을 중단하거나 후퇴시켰다. 텍사스·플로리다주가 26일 술집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7일에는 워싱턴주가 재가동 계획을 보류했다. 워싱턴주에서는 일부 카운티가 재가동 4단계 돌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한 일부 지역의 술집 영업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환자 증가를 이유로 LA카운티를 포함한 7개 카운티에서 술집 문을 닫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7일 이동평균 신규 환자가 12일 연속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 보건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인 톰 프리든은 남부 주들에서 환자가 증가한 것은 너무 일찍 경제를 재개한 결과라며 앞으로 수주간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음달에는 최소한 1만5,000명의 사망자가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장관도 이날 CNN에 출연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며 코로나19를 통제할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신규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 “두 달 전과 아주 달라졌다”고도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전 세계 일일 확진자가 19만명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전 사상 최고치는 26일의 18만명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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