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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재명입니다" 족쇄 풀린 도지사, '내 사람 만들기' 나섰다

기본소득.소상공인 고리로 접점 넓혀

당내 세력 작은 점 한계로 지목됐지만

무죄 확정.지지율 상승에 바뀐 분위기

"당장 이낙연.이재명 중 택할 일 아냐"

수원=오승현기자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앞서 정 의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 지사에게 철이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 할 이야기가 있느냐”고 질문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30만원씩 50번, 100번 줘도 재정건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이 지사의 말을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를 벗어 던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젠 국회 내 세력 다지기에 나섰다. 그간 “인재 풀이 적다” “이재명계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회 내 세력이 크지 않았던 이 지사지만,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고 지지율을 꾸준히 올리자 “대선 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처해졌다가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특히 지역화폐, 기본소득 등 ‘이재명표 정책’을 공유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9월29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이동주 민주당 의원과 ‘전국 소상공인단체 대표 간담회’를 열었다. 같은 달 1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민주당 내에서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이 의원과 함께 목요 대화를 열어 소상공인 문제를 논의한 데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 의원과 ‘복합쇼핑몰 불공정 사각지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같이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양 측이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9월 28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전국 소상공인단체 대표 간담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역화폐의 효과를 강조하며 경제 살리기의 핵심 열쇠로 ‘억강부약’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지난 9월 ‘조세재정연구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으로 설전을 벌일 때도 이 의원 측의 논거를 인용하기도 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9월 지역화폐가 다양한 손실과 비용을 초래하면서 역효과를 낸다는 보고서를 내자, 이 의원은 “근거 없이 정부 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 연구기관”이라며 몇 가지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여기에 일부 논거들을 경기도가 이 의원 측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 지시가 의원들과 접촉을 늘리는 또 다른 통로다. 이 지사는 지난 7월 30일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 총회에 참석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동료 국회의원들을 격려했다. 포럼의 책임연구위원을 맡은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을 10년 전부터 선거 공약으로 제시해왔다”고 말하자, 이 지사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그 때부터 했느냐”며 허 의원을 추어올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이처럼 이 지사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것은 그간 한계로 지적돼왔던 ‘작은 세력’을 극복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현재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은 경기를 지역구로 둔 정성호·김영진·김병욱·이규민·임종성 의원이 대표적이다. 원외 인사로는 이종걸·유승희·제윤경 의원이, 경기도에서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재용 경기도 정책공약수석을 비롯해 은수미 성남시장 등이 ‘이재명의 사람들’로 꼽힌다.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을 받고 지지율을 끌어올리자, 그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이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기 전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이재명계 딱지가 붙는 순간 민주당에서 정치 생명은 끝났다”며 자조적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일대사관·주중대사관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권욱기자


2215A06 이낙연 이재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그러나 최근 대권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비교해 이 지사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자 흐름이 바뀌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최근 대선주자 후보 선호도에서 이 대표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성인남녀 2,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22.5%, 이 지사는 21.4%로 1.1%포인트 차를 기록했다. 4월 총선 당시 이 대표는 친문의 지지를 등에 업고 40.2%의 선호도를 기록한 반면 이 지사는 14.4%에 불과했지만 불과 반년 만에 차이가 1%포인트대로 좁혀진 것이다(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최근 이 지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한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님이 이낙연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당장 이 대표와 이 지사 중 누구를 선택할 일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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