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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방송사 드라마 주춤하자 '이때다' 치고 나오는 OTT 드라마들

현재 방영 중인 지상파 드라마 ‘펜트하우스’, ‘카이로스’, ‘도도솔솔라라솔’(왼쪽부터). / 사진제공=SBS, MBC, KBS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드라마 제작과 편성을 점점 축소하는 분위기다. 미디어 환경 변화와 광고 수입 감소,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달 말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내년에 방영할 드라마의 제작과 편성을 대폭 축소한다. 올해 총 16편을 편성한 KBS는 6~10편으로, 올해 15편을 선보인 MBC는 정규 드라마 6편과 8부작 드라마 1~2편으로, 올들어 13편을 내놓은 SBS도 10편 규모로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인다.

SBS는 일찍이 ‘지상파 광고 시장 축소와 제작비 증가 등 국내외 방송 환경 급변’을 이유로 저녁 일일드라마를 폐지했으며, 현재도 수목 황금시간대를 ‘트롯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 ‘맛남의 광장’과 같은 예능으로 대체한 상태다. KBS도 아침 일일드라마를 폐지하고, 그 대신 전날에 방영했던 저녁 일일드라마를 재방송 하고 있다.

오리지널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과 ‘며느라기’. / 사진제공=넷플릭스, 카카오TV


지상파가 드라마 제작과 편성을 줄이게 된 이유는 급격히 변화 중인 미디어 플랫폼 환경의 탓이 크다.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등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OTT플랫폼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졌다.

OTT 플랫폼 이용자의 증가는 TV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절대적 시청자수의 감소를 가져왔고, 이미 이들 대다수가 신선하면서도 짧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OTT 플랫폼의 주 이용층이 됐다. 이들은 빠른 전개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TV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종영이 아쉬운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드라마의 회차를 늘리는 경우는 드문 일이 됐다.

MBC는 빠른 속도로 미디어 변화 대응에 나섰다.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M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상파 방송사 OTT 서비스인 웨이브와 합작해 ‘시네마틱 드라마 SF8’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미쓰리는 알고 있다’, ‘십시일반’ 등 장르물 드라마를 특집 편성해서 기존 드라마 공식(16부작)을 깨뜨리고 방송회차를 줄였다.



KBS 역시 지난 9월 12부작 예능 드라마 ‘좀비탐정’을 내보냈고, 내년에 방송 예정인 청춘 로맨스물 ‘디어엠’을 12부작 편성했다. 이 밖에 tvN은 ‘산후조리원’(8부작)을 비롯해 각각 12월과 내년 상반기에 방송 예정인 ‘루카’, ‘나빌레라’를 12부작으로, OCN은 10부작 밀리터리 스릴러 ‘써치’에 이어 요괴 퇴마물 ‘아일랜드’를 10부작으로 편성했다.

8부작 ‘산후조리원’과 10부작 ‘써치’. / 사진제공=tvN, OCN


그럼에도 방송사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MBC는 지난 3월 종영한 토요드라마 ‘두 번은 없다’(13.2%)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를 기록한 드라마가 없다. 반면 SBS는 ‘스토브리그’, ‘굿캐스팅’ 등 10%대를 넘긴 드라마가 다섯 편을 넘는다. KBS는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 고정 시청층 덕에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지상파 드라마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SBS ‘날아라 개천용’(5.9%), KBS2 ‘도도솔솔라라솔’(4.2%), MBC ‘카이로스’(3.3%), ‘나를 사랑한 스파이’(3.1%) 등은 작품성·마니아층과는 별개로 모두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20부작인 ‘펜트하우스’만 매주 자극적인 소재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며 선방 중이다.

반대로 시청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OTT 플랫폼은 화제성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내년에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5편을 제작한 넷플릭스는 9편을, 쇼트폼 드라마 6편을 공개한 카카오TV는 15편 정도를 제작·편성한다. 웨이브는 자체 플랫폼에서만 방영하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1~2편 제작한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방송국의 편성표는 드라마 대신 예능으로 대다수 채워지고, 매년 열리는 3사 연기대상 시상식이 무의미한 지경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플랫폼이 다양화될수록 드라마 시청층을 잡기 위해, 방송사 간 더 치열하고 치밀한 드라마 제작 및 편성 전략과 구조 개편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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