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초·중·고등학교 재학생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즉시 휴교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학생 감염자가 생기면 보건소가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고 검사하는 데 필요한 기간만큼 임시휴교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교육담당 부처인 문부과학성은 초중고에 적용하는 코로나19 위생 관리 매뉴얼에 재학생 중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생의 등교는 금지하되 휴교 여부는 보건소의 견해를 근거로 판단한다는 지침을 넣었다. 아울러 즉시 휴교는 가정 내 감염이 아닌 확진자가 여럿 발생했거나, 확진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근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한 경우 등 교내 감염이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제한했다.
문부과학성은 지난 8월 이후 감염자가 보고된 1,996개교 가운데 1,552곳(78%)의 감염자가 1명뿐이었고, 1,106곳(55%)은 기존 매뉴얼에 따른 휴교를 실제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매뉴얼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문부성 집계에 따르면 올 6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초등생 1,252명, 중학생 782명, 고교생 1,224명, 특별지원학교생 45명 등 전국의 초중고에서 총 3,303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들 중 가정 내 감염이 55%를 차지했고, 학교 내 감염은 13%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정부 당국의 바이러스 억제 대책은 오히려 완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360명대 나왔던 올 4월 7일 긴급사태를 선포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가 6~7배 정도 많아졌지만 여행 장려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정부 당국의 위기 감도는 긴급사태 선포 당시와 비교해 훨씬 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518명으로 조사됐다. 겨울철을 앞둔 지난달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누적 감염자 수는 16만 명 선에 근접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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