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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청와대
저신용자 부담 덜겠다며 금리 낮춰···정부 '금융사 돈'으로 선심 쓰기

[법정 최고금리 20%로 인하 강행]

서민금융 출연 전 금융권 확대

햇살론 금리도 2%P 낮추기로

"서민복지 지원에 준조세 걷어

여전히 불법사채 몰릴것" 지적





법정 최고 금리를 20%까지 낮추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었다. 취임 이후 27.9%였던 최고 금리를 2018년 24.0%로 한 차례 낮췄고 올해 들어 다시 20%까지 낮췄다. 문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령안을 통과시킨 이후 “208만 명에 달하는 고금리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며 “고금리 단기 대출·생계형 소액 대출 등을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보험 등 전 금융사 자금 동원해 저신용자 지원


정부가 마련한 최고 금리 인하 후속 대책의 핵심은 금융사의 출연을 통해 저신용자에게 쓰일 정책금융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3조 원 규모의 햇살론 재원을 마련해 운용했다. 출연 대상은 저신용자가 대출 상품에 주로 가입하는 상호금융기관과 저축은행이었다.

7월 시행 이전 서민금융법 개정을 통해 출연기관을 은행과 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각 금융사는 가계 대출 잔액 대비 출연요율(0.03%포인트)만큼의 금액을 정책서민금융에 출연해야 한다. 서민금융 보증부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일정 비율만큼 보증 이용료를 출연토록 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향후 5년간 매년 2,000억 원씩 모두 1조 원가량의 금융기관 돈이 모이는 셈이다.

이렇게 마련된 돈은 저신용자들을 위해 ‘햇살론 뱅크’나 ‘햇살론 카드’ 등 각 금융기관이 새로 출시할 서민금융 상품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또 금융 당국은 하반기부터 대출 만기가 되는 저신용자를 위해 ‘안전망 대출Ⅱ’ 를 3,000억 원 확대, 공급한다. 20% 이상의 고금리를 쓰던 저신용자가 20% 이하의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안전망 대출은 국민행복기금의 100% 보증을 통해 재원이 마련된다.

20% 초과 금리 대출 이용자 중 31만 6,000명(13%)이 최고 금리 인하 후폭풍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3만 9,000명(12%)을 안전망 대출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대표적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의 금리도 낮아진다. 연리 17.9%였던 햇살론17의 금리를 15.9%로 약 2%포인트 낮추겠다는 것. 상품 명칭도 햇살론15로 바뀐다. 금융 당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 추가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 추가 인하 여부에 따라 7등급 이하의 최저 신용층의 햇살론 이용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미취업 청년이나 사회초년생 혹은 만 34세 이하,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 공급도 당초 계획(1,400억 원) 대비 1,000억 원 늘려 잡았다. 정책서민금융 이용자가 복지·고용·채무 조정 서비스까지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질 예정이다.

재정 아낀 정부는 선심 쓰고, 부담은 금융권이 감당


금융권은 정부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반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선심은 정부가 쓰는 데 후폭풍은 금융사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민금융은 복지 성격의 돈인데 정부가 재정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라며 “금융권에 준조세를 거둬서 하겠다는 것에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관계자도 “최고 금리 인하로 대출을 못 받는 분들은 사실 은행의 주 고객이 아니다”라며 “그런 분들을 위해 은행 돈으로 재원을 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최고 금리를 내렸을 때처럼 기존 계약에도 소급 적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여신전문회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은 소급 적용을 안 하고 자율적으로 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지만 (금융 당국이 하겠다는 데)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급 적용을 하면 카드사가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신용평가·이자율 책정 등의 운영 방식이 한꺼번에 바뀌면서 관련 리스크는 카드사가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사 출연금으로도 저신용자가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7년 논문에서 최고 금리를 20%로 내릴 경우 금융권에서 배제되는 저신용자 수가 52만 3,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최고 금리 인하로 신용등급 5등급 초반까지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힌다고 가정하면 최대 300만 명까지도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빠질 수 있다”며 “금융사 출연도 말이 안 되지만 그렇게 해도 막을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두고 결국 저신용자들이 순차적으로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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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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