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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 우리 술 세계화 지금이 적기


문화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나라에는 세계적인 숙성주가 있다. 스카치위스키(영국), 버번위스키(미국), 코냑과 칼바도스(프랑스), 마오타이(중국), 사케(일본) 등이 대표적이다.

영국ㆍ미국ㆍ중국 등은 곡주(穀酒)를 중심으로 명주(名酒)가 발달됐고 프랑스ㆍ이탈리아 등은 지중해성 기후로 좋은 과실이 풍부해 과실주가 유명하다. 술이 제조 지역의 주요 농산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농산물을 원료로 한 고부가가치 상품인 술은 원료 농업과 주류산업을 동시에 육성할 수 있는 국가전략적 품목이기도 하다.

엄격한 품질·원산지 관리가 기본

스카치위스키나 코냑은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세계 200여개국에 수출되는 명품이며, 명주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일본은 '세계 100대 고급 증류주'에 7가지 제품을 올렸다.

각 지역의 숙성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과정을 보면 엄격한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소비자가 품질을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도록 원료ㆍ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해 전국적으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그리고 품질이 보증된 지역 특산주를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인 이탈리아ㆍ스페인산 주류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얻는 데도 성공했다. 영국의 스카치위스키 역시 제조방법ㆍ숙성기간 등을 특화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금까지 이러한 주류산업의 잠재력을 간과해왔다. 반만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임을 자부하는 우리에게 세계적인 명주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술의 세계화는 현존 세대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고품격 전통주를 개발한다면 한국의 전통주산업도 재기의 활로를 찾게 될 것이다. 새로운 농산물 수요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우리 농산물 애용 분위기 조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발 더 나가 드라마ㆍK팝 등 한류 열풍을 타고 우리 술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한국 성인의 1년 평균 주량만 놓고 봐도 주류산업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우리 조상들이 개발해놓은 우수한 전통주들은 불행하게도 일제강점기 주세법과 주류면허 제도 등 때문에 지난 100여년 동안 거의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최근 전통주의 맥을 찾아 재현해내는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전통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저가, 명절용 선물, 약용성 등이다. 이래서는 세계인들과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적 취약점을 극복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해서 우리 술의 고급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통 명주 고급화로 차별성 부각시켜야

우리 술의 세계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상들이 개발한 명주의 '비전(秘傳)'을 찾아 차별화 요인을 부각시키고, 이를 토대로 우리 술을 고급화해 부가가치를 높여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히 원료의 성격ㆍ생산지ㆍ제조방법ㆍ상품화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품질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표준 원주(原酒) 개념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정부도 전통주를 세계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영국ㆍ프랑스나 일본ㆍ중국 등에 비해 늦었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100년산 전통주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우리도 하루빨리 좋은 술을 담가 숙성시키자. 그리고 제발 당대에 마시지 말고 묵혀두자. 그래야 아름다운 술과 풍류를 후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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