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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리뷰] 권모술수를 쓴다해도 이런 정치는 삼류정치가 아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 <br>다니엘 데이 루이스 남우주연상...미술상 수상



반대파를 매수해 정치적 승리를 거둔다해도 삼류 정치라는 비판을 듣지 않는 정치란 어떤 것인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링컨’이 링컨의 생애 마지막 4개월을 통해 그것을 이야기한다.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공화당)은 노예제 폐지를 위한 수정헌법 13조를 통과 시키기 위해 반대파(민주당, 공화당 내 보수파)를 매수하는 중 노예제 유지를 주장하는 남부군에서 평화 협정을 제안을 받게 된다. 평화 협정을 받아들인다면 노예제 폐지 법안은 무산된다. 대신 전쟁은 끝이 난다. 링컨은 노예제 폐지 수정법안을 선택한다. 하원에서 열세인 공화당은 노예제 폐지 법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파로부터 평화 협정 제안 사실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링컨은 “‘내가 아는 한’ 평화 협정 제안은 없다”라는 정치적 레토릭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리고 마침내 노예제 폐지 수정안은 통과가 되고 미국 영토와 통치권이 미치는 곳에서 노예제는 폐지가 된다.

영화는 노예제 폐지의 순간을 우리가 생각하는 ‘해방’의 이미지로 담지 않았다. 환희의 순간이 아닌 담담하고 차분하게 노예제 폐지의 느낌을 서사한다. 감독이 링컨과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에 균형을 만드는 지점이다. 노예제 폐지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링컨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의지라기보다는 미국의 남부와 북부의 경제전쟁이라는 의견과 중앙 집권을 원했던 북부와 지방자치를 원했던 남부의 정치대결이라는 의견도 힘을 받는다. 이를 감안한다면 링컨에 대한 ‘노예제를 폐지한 위대한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설명은 위인전기용이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링컨은 법 앞의 평등에 대해 방점을 찍는다. 실질적 평등은 급진적이라는 정치인 링컨의 판단이 작용해서였을까? 그러나 링컨은 이미 역사이고 역사에 대한 판단은 현재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장면이 하나 있다. 공화당 내에서도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급진파 새디어스 스티븐스(토미 리 존스)가 수정법안이 통과된 후 그는 의회 서기에게 법안이 씌어진 종이를 빌려 집으로 들고 가 법안을 그의 흑인 아내에게 전달하는 장면이다. 스티븐슨이 노예제 폐지에 찬성한 이유는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라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함이 컸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사회와 법이 변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해결해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우리는 사회 변화의 이유에 대해 가장 설득 당할 것이다.



한편 링컨 역으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번 85회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받았다. <나의 왼발(1989)> <데어 윌 비 블러드(2007)>로 이미 두 차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링컨으로 남우주연상을 또 한 번 거머쥐면서 아카데미 첫 세번째 남우주연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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