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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김광수 기자의 ‘아! 차!’(17)

회장님은 170억 페라리를 갖고 있을까?





한정판 車 국내는 찬밥, 해외는 재테크 수단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국내 굴지의 S그룹 회장님은 지난해 장물을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지가 1963년식 페라리 330LMB를 회장님이 갖고 있다고 보도한 거죠. 프랑스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달리기 위한 레이스카로, 현재 4종만 존재하는 이 차의 가격은 약 1,500만달러(17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차가 수십년 전에 도난당한 차였고,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회장님에게 넘어갔다는 것. 사실 관계야 어찌됐든 170억원이라는 가격에 사람들은 더 놀랐습니다. 차 값이 170억이라뇨!

부유층 사이에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명품 백이나 시계, 주얼리 등이 재테크의 수단으로 이용된 지 오래됐습니다. 상속세 없이 증여도 할 수 있고, 명품의 가치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으니까요. 특히 소수의 수량만 만들어서 판매하는 한정판의 경우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기도 하죠.

자동차는 어떨까요? 국내에도 최근 한정판 모델의 출시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자동차를 이용한 재테크는 흔치 않습니다.

수입차 브랜드에서 흔히 한정판 모델을 볼 수 있죠. 한정판이라고 하면 일단 수가 적어야 희소성이 높아집니다.

람보르기니는 전 세계 3대만 판매하는 모델을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 내놨습니다. 람보르기니 양산 모델 중 가장 빠른 ‘베네노’인데요. 가격이 약 300만유로, 한화로 42억원이 넘는데 이미 판매는 완료됐다고 합니다. 누가 샀을지 모르겠네요.

페라리도 엔초 페라리 후속으로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 슈퍼카이자 가장 빠른 양산 모델인 라페라리를 선보였고, 전 세계에 499대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선 페라리 수입하는 업체의 회장님도 사려고 한다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자동차 좋아하는 회장님도 마찬가지겠죠.

한정판은 주로 기존 모델에 내ㆍ외관을 바꾸고 엔진 성능을 높인 차량이 많습니다.

폭스바겐은 2007년 ‘골프 GTI 파렌하이트’, 2008년 ‘골프 R32’를 국내에 50대, 45대씩만 출시합니다. 각각 마그마 오렌지, 딥 블루 펄 이펙트 색상에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외관 스타일을 표현했죠. 골프 R32는 당초 32대만 들여왔는데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13대를 추가로 확보했는데도 금세 매진됐고, GTI 파렌하이트도 조기에 완판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더 뉴 SLK 55 AMG 에디션 1’과 ‘더 뉴 C 63 AMG 쿠페 론치 에디션’을 각각 10대씩 선보였는데, 역시 나온다는 소문만으로도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역사가 깊은 브랜드나 모델은 특정 시점을 기념한 모델을 주로 한정판으로 선보이죠.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올해 브랜드 창립 50주년을 맞아 ‘아벤타도르 LP720-4 50° 애니버서리오’를 전 세계 100대 한정으로 선보였습니다. 아벤타도르 LP700-4의 엔진을 튜닝해 출력은 720마력으로 업그레이드했고, 특별한 외관 컬러와 실내 트리밍이 눈길을 사로잡는 모델입니다. 국내에 들어올 대수가 얼마나 될 지 궁금하네요. 포르셰도 올해 911 50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연도를 상징하는 1,963대만 한정 생산하는데, 국내에는 하반기에 출시된다고 합니다.

특정 행사를 위해 준비된 특별한 모델들도 소장가치가 있어 인기가 좋은데요.

아우디가 2010년 내놓은 ‘뉴 아우디 A8 G20 스페셜에디션’은 뉴 A8 모델에 아우디 독일 본사에서 특별 주문 제작한 G20 엠블럼을 비롯해 알칸타라헤드라이너, 20인치 휠 등의 사양들이 추가 적용된 모델로 G20 서울 정상회의 의전차량을 위해 단 34대만 제작됐습니다. 정상회의가 끝나기도 전부터 문의가 쇄도해 모두 팔렸다고 합니다.

한정판 자동차의 경우 기존 차량과 다른 외관에 특별함을 표시하는 엠블럼이 달려있지만 무엇보다 소유자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차’라는 만족감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선 사는 순간부터 가격은 쭉쭉 떨어져 재테크 수단으로의 가치는 적은 편이라고 하네요. 일반인이 보기에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는 없고 가격만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고, 매물이 거의 없어 시세 형성도 어려운 편이죠.

재테크까지 원한다면 수십년된 모델의 클래식카를 찾아야겠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고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합니다. 현대차에서도 박물관 건립을 위해 포니 초기 모델을 구하고 있지만 소유자들이 너무 비싼 가격을 불러서 선뜻 나서지 못한다고도 하죠. 수십년 후를 내다 본 차테크, 한번 해보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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