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19대 국회에 거는 기대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고 춤추며 노래하겠다", "진보ㆍ개혁 진영이 의회 다수당이 되면 망사스타킹을 신겠다"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ㆍ11 총선을 앞두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유명인들의 장외 공약이 잇따랐다. 삭발을 하겠다는 장발의 작가, 상의를 벗겠다는 방송인 등 우스꽝스러우면서 눈길을 끌기 위한 야한 다짐도 많았다.

언뜻 재미있어 보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무관심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나라 투표율은 점점 낮아져 지난 18대 총선의 경우 46.1%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앞으로 사회의 주력층이 될 20~30대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더 저조해 앞날은 더욱 어두워 보인다.

투표에 무관심해진 데는 정치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에 다니는 29세 남성 유권자는 "어려서부터 TV만 틀면 정치인들이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에 질렸다. 정치인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투표장에 나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며 강한 반감을 보였다. 매번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몸싸움과 초등학생만도 못한 상호 비난ㆍ비방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다 보니 정치의 영역에 부정적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실행하기 힘든 공약을 남발해오면서 투표가 무의미하다는 인식도 사람들의 정치 무관심에 한몫 했다.

시민의 투표를 기반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에 이 같은 정치 불신과 무관심은 제도 자체를 흔드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 일부만 참여하므로 사회적 불만을 키우고 엉뚱한 방향으로 세상이 흘러갈 수 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과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만들어냈다. 공약을 실천하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번 국회는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의원들이 합리적인 비판과 수준 높은 의사 결정 과정을 보여주고 공약과 정책을 잘 이행한다면 시민들은 한 표를 행사하는 보람과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4년 뒤 열리는 20대 총선에서는 '투표율 몇%가 넘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슬픈 촌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