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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돈봉투 사건이 남긴 것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서울경제신문에 쓴 로터리 칼럼(본지 지난 2011년 12월14일자 38면 참조) 한 편이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 의원은 칼럼을 통해 과거 전당대회가 열리기 며칠 전 당 대표 경선 후보자로부터 상당한 액수가 담긴 봉투가 배달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ㆍ홍준표 전 대표 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결국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나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선거를 할 때마다 정치권 안에서 돈이 오간다는 사실은 일종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모두가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사태가 터진 뒤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른바 '돈 봉투 폭탄'이 터진 후 당내를 휩쓸었던 단어는 다름아닌 '공천'이었다. 치열한 공천 경쟁 속에서 의도적으로 흘린 이야기라는 것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요즘 서초 갑ㆍ을까지 다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이런 방법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며 폭로 의도를 궁금해했다.

민주통합당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은 즉각 한나라당을 '만사돈통'으로 규정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의 위기를 발판 삼아 당 지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여야를 떠나 정치권 일반에 대한 문제로 인식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돈 봉투 사건을 단지 한나라당을 비판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지 한나라당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한마디로 물귀신 작전"이라며 일축해버렸다.



지금은 비록 따갑고 아프더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과 분명하게 단절하고 나가는 것은 우리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왜 이 시점에 터졌는지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 아니고 사태를 이용한 자기 지지율 끌어올리기도 아니다. 정치권이 얼마나 새롭게 태어나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또 그 결과는 올해 두 번의 큰 선거에서 심판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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