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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인 부성애 담은 한국판 '아이 엠 샘'

[프리뷰] 영화 '7번 방의 선물'


교도소 7번 방. 이곳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독특한 이가 수감된다. 지능은 6세에 멈췄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성실성으로 일곱 살 딸 예승(갈소원)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이용구(류승룡)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온다. 사리 판단이 어려운 용구에게는 오로지 혼자 두고 온 딸 예승이 걱정이다.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 방 수감자들은 용구의 순진무구함에 감화되고, 딸의 이름만을 수없이 되뇌는 용구와 그의 딸 예승과의 만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영화'7번 방의 선물'은 똑 부러지는 딸을 둔 지적 장애 아버지의 부성애가 녹아 든 한국판'아이 엠 샘'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만 알아도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에 신선함과 세련미가 깃들여 있지는 않다. 극의 초·중반은 코미디적 요소로 웃음을 주고, 후반부는 예정된 부녀의 이별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단순한 이야기를 127분이라는 적지 않은 상영 시간 동안 구구절절 풀어내는 인상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뻔한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어디까지나'배우들의 힘'이다. '최종병기 활'은 물론 지난해'내 아내의 모든 것''광해, 왕이 된 남자'등을 통해 충무로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온 류승룡은 지적 장애를 지닌 '딸 바보' 용구로 옷을 갈아 입는다. 이번 영화는 그의 첫 주연작이다. 장면, 장소, 시간별로 감정의 그래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등 평소 철저한 시나리오 분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관객의 마음까지 쥐락펴락 하며 온전히 캐릭터에 녹아 들게 만든다. 류승룡과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갈소원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백지 같은 느낌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캐스팅 했다"는 감독의 말대로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감성적인 연기가 류승룡의 섬세한 연기와 조화를 이룬다.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등 7번 방 교도소 수감자로 열연한 주·조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한다. 각기 다른 개성과 허를 찌르는 유머로 극의 웃음을 책임진다. 박신혜의 연기도 돋보인다. 검사로 성장한 딸 예승으로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박신혜는 화자 입장으로 자신의 아버지 용구의 억울함과 절절한 부성애를 풀어낸다.



각자 제 몫을 해내는 배우들이 빚어낸 연기 앙상블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각설탕'(2006)'챔프'(2011)를 통해 말과 사람의 오랜 우정과 교감을 스크린에 옮겨온 김환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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