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00억위안의 긴급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단기금리 폭등세가 주춤했지만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1일 중국 칭화대 교수를 지낸 패트릭 초바넥 실버크래스트자산운용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은행 간 대출시장이 얼어붙고 은행들은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의 현재상황에 대해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 자금시장이 멈췄던 것과 비슷하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인민은행이 전일 500억위안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와 중국 21세기경제보는 한 은행 관계자를 인용해 전일 인민은행이 중국 최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에 역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방식으로 500억위안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오전 중국 단기금리는 1일물이 전일보다 3.84%포인트나 떨어진 7.90%를 기록했고 7일물도 3.51%포인트 하락한 8.11%를 나타냈다. 전일 사상 최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단기금리가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소식에 2007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한 셈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공상은행이 1일물 5.1%, 7일물 5.4% 금리에 자금을 공급받아 다시 시장에 풀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공상은행에서는 인민은행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을 받은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은행업계는 인민은행이 시중 자금난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분석했다. 공개시장 조작으로 직접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는 공상은행을 통하는 것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더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조작이나 지급준비율 인하 등 직접적인 금융시장 개입을 자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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