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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천국'이라 불리며 세계의 관광객을 유혹해 온 홍콩이 5월이면 '미술 쇼핑(Art Shopping)의 천국'으로 탈바꿈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3대 미술시장 하면 뉴욕과 런던 그리고 바젤아트페어가 열리는 스위스의 바젤을 꼽았지만 홍콩이 최근 몇 년 새 급부상해 바젤을 제치고'세계 3대 미술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중화권 상류층 미술애호가들의 구매력이 홍콩을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올려놓았다. '무관세'라는 장점도 시장 성장세에 가속도를 더했다.
아시아 최대의 미술품 거래장터가 된 '홍콩국제아트페어(ART HK)'가 17일(현지시간) 홍콩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해 20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을 운영하는 스위스의 MCH그룹이 아시아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홍콩아트페어의 지분 60%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올해 '아트 홍콩'은 '아트 바젤' 못지않게 엄격히 선정된 화랑들이 참여한 자리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전세계 266개 화랑이 작품들을 들고 참여한다.
한국의 경우 첫회 홍콩아트페어 때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학고재갤러리가 중국작가 장환과 독일 출신의 팀 아이텔을 중심으로 이우환과 이용백ㆍ이세현ㆍ이명호ㆍ김아타ㆍ이영빈ㆍ유현경 등의 작품을 출품했다. 국제갤러리는 해외 컬렉터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양혜규, 이기봉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PKM갤러리는 이불ㆍ배영환ㆍ함진ㆍ임상빈과 올라퍼 엘리아슨ㆍ토마스 데만트ㆍ가브리엘 오로즈코ㆍ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갤러리현대는 중국의 아이웨이웨이를 비롯해 국내작가 장영혜중공업ㆍ이수경ㆍ전광영ㆍ강익중ㆍ김덕용의 작품을, 가나아트는 김남표ㆍ이환권ㆍ정명조ㆍ정해윤ㆍ지용호 등 홍콩시장에 친숙한 전속작가들의 작품을 내놓았다. 아라리오, 카이스, 원앤제이, 갤러리인 등 총 9개 국내화랑이 참여했다.
홍콩아트페어에 이어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의 홍콩지사가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아시아 20세기 및 동시대미술 경매'를 진행한다. 한국작품 33점을 비롯해 중국 355점, 일본 47점, 동남아 124점 등 총 559점의 작품들을 내놓는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 서도호의 대형 설치작품 '인과(Cause & Effect)'가 추정가(감정가) 150만~200만 홍콩달러(약 2억2,500만~3억원)에 출품돼 주목받고 있다. 한국적 색채를 완숙미로 표현한 김환기의 1960년대 작품 '무제'가 55만~75만 홍콩달러, 크리스티 홍콩에 첫 선을 보이는 이대원의 '북한산'은 50만~80만 홍콩달러에 경매에 오른다. 이외에도 김창열ㆍ강형구ㆍ최영걸ㆍ홍경택ㆍ이세현ㆍ최소영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으며 한국작품 33점의 추정가 총액은 730만~1,100만홍콩달러(약10억~16억원)다.
한국의 미술품경매회사인 K옥션은 홍콩 아트페어 기간 중 아시아지역경매회사와 손잡고 연합경매를 진행한다. K옥션과 싱가포르의 라라사티, 홍콩의 AAAA가 참여한 'UAA(United Asian Auctioneers)'는 19일 홍콩 르네상스하버뷰 호텔에서 경매를 진행한다. 르누아르, 쿠사마 야요이, 나라 요시토모 등 세계시장에서 폭넓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작품을 비롯해 한국의 이우환ㆍ김창열ㆍ배병우ㆍ이동기ㆍ이호련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옥션의 홍콩법인은 이미 지난 4월에 실시해 이달에는 경매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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