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만으로 충분히 목돈을 만들고 은퇴자금까지도 마련할 수 있는 태평한 시기가 있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은행 금리는 10%대로 저축만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연일 오르는 물가와 멈출 줄 모르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금리로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되었다. 해마다 연도의 숫자가 늘어난 만큼 금리는 줄어들고 있었나 보다.
금리가 매우 낮아 은행에 돈을 묶어놓는 것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투자를 시도하되, 다양한 우량주에 골고루 투자를 하는 주식형 펀드에 장기 적립식 접근으로 위험을 분산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유연한 안목을 통해 자금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0.1%가 아쉬운 현시점에선 세(稅)테크가 필수적이다. 이자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의 활용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필승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부터 시작되어 한동안 관심을 집중시킨 '재형저축'은 7년만기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형 절세상품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시입출금 통장 하나도 고금리 상품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 다양한 예금상품이 시중에 나와 있어 꼼꼼히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카드 사용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 혹은 은행 직원이 직접 방문하여 계좌개설을 돕는 다이렉트 뱅킹 상품 등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다이렉트 뱅킹의 경우 무지점 운영으로 지점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금리로 돌려 다른 상품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한 가지 주의 할 것은 우대 조건, 수수료 면제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다.
금융환경은 자산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중요한 것은 본인의 노력 여하이다. 어차피 한결같이 지속되는 평화로운 환경은 없다. 변화하는 상황에 재빨리 적응하여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의미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유연성 있는 자세로 자산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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