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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으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청야니(23∙대만)와 미셸 위(23)는 최종일 같은 조에서 싸웠다. 결과는 청야니의 우승. 미셸 위는 5타 차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청야니는 이후 LPGA 투어에서 6승을 더 챙기며 '여제'로 자리매김한 반면 미셸 위는 기대에 못 미쳤다. 당시의 단독 2위가 지난해 시즌의 최고 성적이었다.
딱 1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다시 만난 둘은 각기 다른 의미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지난주 호주 여자오픈에서 공동 8위로 시즌을 시작한 청야니는 지난해 시즌의 영화(榮華)를 잊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는 과거가 된 지 오래예요. 지난해 이뤘던 것들을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에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더 일관되게 잘 쳐야 한다"는 그는 "개리 길크라이스트 코치와 지난 몇 달간 일관된 스윙을 만드는 데 매달렸다"며 기대를 유도했다. 청야니는 '절친'이자 라이벌인 최나연(25∙SK텔레콤)에 대해서는 "가장 무서운 경쟁자"라고 했다. 청야니는 그동안 껄끄러운 상대를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마다 최나연을 포함한 복수로 뭉뚱그려 말했다. 최나연을 1순위에 놓은 적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한편 이번 대회 출전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미셸 위는 대회 개막전의 프로암을 끝내자마자 클럽하우스에서 과제에 매달릴 정도로 졸업 준비로 바쁜 모습이다. 다음달로 스탠퍼드대 학사 과정을 마치고 오는 6월 졸업하는 그는 "스탠퍼드는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줬다. 대학생활 없이 골프만 쳤다면 삶이 피폐해졌을 것"이라고 말해 대학생활이 기량 발전을 막았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했다. LPGA는 대학 졸업으로 한 단계 성숙해진 미셸 위가 올 시즌 청야니의 대항마로 부상하기를 바라고 있다.
16일 태국 촌부리의 샴CC 파타야 올드코스(파72∙6,477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미셸 위는 6번홀까지 2오버파(한국시간 오후4시 현재)로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같은 조에 묶인 최나연과 청야니는 각각 이븐파∙1언더파(이상 5번홀)를 기록 중이고 경기를 끝낸 캐리 웹(호주)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가 4언더파 68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LPGA 투어 통산 38승에 빛나는 웹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11개월 만의 우승을 향해 산뜻한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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