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원회의가 열린 미국 시애틀의 농구·아이스하키 경기장 ‘키 아레나’ 주변에는 MS 직원 1만 3,000명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년 내에 MS를 떠나기로 한 발머는 이 자리에서 마이클 잭슨의 노래 ‘워너 비 스타팅 섬씽’(Wanna Be Startin’ Somethin’)에 맞춰 숨겨온 춤 실력을 직원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이 노래가 자신이 30년 전 첫 사원회의에서 공연한 곡이라며 추억을 되새겼다.
지난 1980년 MS에 입사한 발머는 2000년 빌 게이츠 공동창업자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최근 윈도8의 실망스런 성과로 은퇴 압박을 받아왔다.
발머는 회의 중반까지 무대를 뛰어다니며 시종일관 들썩이는 분위기를 이끌다가 막바지 들어 참았던 눈물을 비 오듯 쏟아냈다.
그는 마지막 발언에서 “우리 앞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에겐 엄청난 숙명이 주어졌다”며 “MS와 소수의 기업만이 미래를 써나갈 준비를 갖췄다”고 독려했다.
이어 경쟁사들을 겨냥해 “애플은 유행을 타고 아마존은 너무 저렴하며, 구글은 ‘더 많이 아는 것’에만 집중하는 반면 우리는 ‘더 많이 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또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MS에서의 지난 세월을 추억하며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말한 뒤 무대를 떠났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번 행사 소식을 전하며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자리였다”고 묘사했다.
지난 8월 MS는 발머 CEO가 연내에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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