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국의 대표 CEO]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

초대 CEO로 신생조직 2년만에 연착륙<br>2015년까지 정책금융 100조 공급목표<br>각종 규제 묶인 중소기업에 지원 확대


어느 조직이건 초대 최고경영자(CEO)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신생조직의 틀을 잡는 것에서부터 가장 중요한 단기ㆍ중장기 '비전'도 세워야 한다. 초대 CEO가 중심을 잡지 못할 경우 그 조직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건 첫 번째 CEO가 어떤 인물이 오는가를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 2009년 출범한 정책금융공사는 신생조직이다. 초대 CEO는 유재한 사장.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 공직자 출신이다. 공적자금을 조성해 외한위기 이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기도 한다. 금융분야 역시 전문가다. 유 사장이 정책금융공사의 초대 CEO로 임명됐을 때 그의 이력을 알고 있는 세간의 평가는 '적임자가 갔다'였다. 취임 2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는 어떨까. 조직은 단시간에 연착륙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차별화 된 비전도 세웠다. 2015년까지 정책금융 100조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양분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중견기업 집중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중견기업들은 정책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중소기업들은 기업을 분할해 중견기업이 되는 것을 피한다. 중견기업은 대기업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지원도 받지 못한다. 우리나라 기업구조가 선진국과는 달리 중견기업 비중이 낮은 '첨탑형 기업분포'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책금융공사는 출범 후 선진형 금융상품인 온렌딩 대출과 간접투자 등을 통해 중소ㆍ중견기업에 모두 7조3,000억원의 정책금융을 공급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지원을 더욱 늘린다. 중소·중견기업 부문에는 32조원, 녹색·ㆍ성장동력산업 부문에 42조원, SOCㆍ지역개발 및 해외자원개발 부문에 26조원 등으로 이를 20115년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정책금융공사는 국내 금융기관 중에는 최고의 1인당 생산성을 달성한다. 2015년에는 1인당 자산규모 3,000억원, 1인당 자금공급규모 600억원으로 '강소(强少) 공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잡게 할 것이라는 유 사장의 비전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유 사장은 종종 '배가 가장 안전할 때는 항구에 머물 때이다. 그러나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를 즐겨 말한다. 미국의 교육자 존 셰드(John A. Shedd)가 한 말이다. 유 사장은 안주보다는 정책금융공사의 존재 이유에 맞도록 '끊임 없는 도전'을 하자고 독려한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완벽한 업무수행보다 실행 과정에서 비록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품위 있고 명예로운 리스크'로 간주하여 담대하게 감당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유 사장의 이런 독려로 직원들의 업무행태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CEO가 어떤 비전을 갖고 직원들을 독려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문화가 달라지는데, 정책금융공사는 합격점수를 받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먹거리산업 육성을 위해 녹색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 지원에 심혈을 기울여 공사 설립 이후 녹색ㆍ신성장동력산업 분야에만 총 9조8,0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정부로부터 '녹색금융선도기관'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자금지원을 받은 기업들 역시 빠른 속도로 매출이 늘고, 경쟁력을 키우면서 녹색ㆍ신성장동력 분야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하는 기업도 수두룩하다. 유 사장은 항상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을 강조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시스템이 중요한데, 그런 과정에서 우수인력을 고용하고 우수인력이 다시 기업성장을 촉진하는 게 바로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 구조'라는 것이다. 유 사장은 "창업과 중소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데, 이를 적극 육성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한다는 것인데, 그의 비전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He is ▦55년 대구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1977년 행정고시 합격 ▦198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원 경제학과 수료 ▦1998년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2002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2005년 금융정보분석원장 ▦2007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2008년 한나라당 정책실장 ▦2009년 10월~ 정책금융공사 사장
강단·뚝심의 구조조정 전문가로 인품까지 갖춰
● 柳사장의 리더십 후배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선배로서 가장 큰 영광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시절, 직원들로부터 항상 인정받았다. 인기투표라는 게 있는데, 유 사장은 매번 3위 안에 들었다. 업무추진력은 물론 인품 등을 두루 갖춰야 이룰 수 있는 성과다. 유 사장은 공직자 시절 유독 구조조정 관련 업무를 많이 맡았다. 구조조정은 아무나 맡을 수 없다. 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 객관성, 냉철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칫 잘못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해당 기업은 물론 나라 경제에는 치명상을 준다. 그만큼 부실에 정확하게 메스를 들이대 솎아 내고, 가능성 있는 기업은 다시 살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유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별칭을 얻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재정경제부에서 예금보험기금과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해 공적자금을 조성·운용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다. 2002년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서 공적자금 회수대책은 물론 서울은행·대한생명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공적자금 조성과 회수를 모두 경험한 것이다. 이런 경험을 살려 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현대건설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구조조정전문가로서의 '강단과 뚝심'을 다시 한번 세간에 각인시켰다. 현재는 매번 실패해왔던 하이닉스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TX를 주축으로 해 거대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어느 때 보다 높다. 매각차익보다는 능력 있는 주인을 찾아주고 '승자의 저주'를 방지하는 M&A전략이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창립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유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어떨까.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형식보다는 내실과 실질적 효율성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탈(脫)권위적인 리더십을 보이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가 짧은 시간에 안착한 것도 그의 이런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유 사장은 업무보고 역시 형식보다는 적정한 시점과 정확성을 우선시한다고 한다. 부서장뿐 아니라 팀장, 팀원들도 직접 보고가 가능하도록 사장실 문을 늘 열어두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또 인트라넷 내에는 '사장과의 대화'를 개설해서 익명이나 비공개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밝힐 수 있도록 해 놨다. 모든 직원들이 함께하는 워크숍 등을 직접 제안하고 참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CEO'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공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정책금융 선진화 연구 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직원들과 함께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데, 열린 CEO로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