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의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A사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지만 한 개 업체만 참여하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효로 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이번 입찰은 지난 4월 정부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한 후 강남권에서 처음 개최된 시공사 선정이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최대 3개 층의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최대 15% 늘리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대청역 바로 앞인데다 개포지구를 비롯해 주변에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요지다. 특히 지난달 초 조합 측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서는 10곳의 대형 건설사들이 참석했었기에 이번 유찰은 예상 밖이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분양가를 3.3㎡당 3,000만원 수준까지 잡을 수 있어 사업성 자체는 괜찮을 것이라는 평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업성 검토에 시간이 좀 더 필요했다는 반응도 제기됐다.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허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술적인 면부터 평면설계, 디자인 등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이 단지는 규모가 상당한데다 시공사 선정작업이 2~3개월에 불과했던 만큼 입찰 결정에 시간이 촉박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합 측이 기존 시공사와의 가계약을 해지하고 재선정에 나선 것도 이유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합 측은 기존 시공사인 D사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다는 이유로 5월 총회를 열어 가계약을 해지했지만 이 업체가 기존에 투입한 비용처리 문제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일단 조합 측은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재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여전히 업체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미비점을 보완하면 시공사 선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