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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견기업 쪼개서 영업하기' 옳지 않다

중견 가구업체 퍼시스는 사무ㆍ교육용 가구시장의 절대강자로 중소기업 전용 조달시장에서 1위를 달려왔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중소기업 기준에서 벗어나자 팀스라는 회사를 새로 만들어 분할했다. 그리고 팀스 이름으로 중기 전용 조달시장에 계속 참여해 정부 발주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 퍼시스를 따라 다른 중견 가구회사들도 기업 분할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다른 중소업체들이 비상대책위까지 꾸려 팀스 퇴출 대책에 나서는 등 중기 가구시장에 팀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퍼시스ㆍ팀스 문제는 국가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견ㆍ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원칙, 그리고 각급 경제주체의 동반성장을 요하는 우리 경제에서 빚어지는 모순점과 과제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중소기업에서 졸업하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 분할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퍼시스의 주장은 기업 현실상 나름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매출이 3분의1에서 절반까지 줄어든다는 항변이 사실이라면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달사업을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회사를 쪼개기까지 해서 법규를 피해가는 행위는 정당하지 않다. 대기업 수준을 내다보는 중견기업으로서는 유치한 처사다. 중기 전용 공공조달시장의 취지는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품목 역시 195개로 제한하고 이들 품목은 고도의 기술보다는 영세중소기업의 범용기술로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10년 전체 공공조달시장의 거래규모는 75조원이고 중기 전용은 이중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으면 10% 미만이 아니라 나머지 90% 이상의 시장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중견 정도로 성장했으면 기술력과 영업력도 나름대로 갖춰진 만큼 공공조달시장이 아니라 국내외 민간시장에서 경쟁해 대기업으로 성장할 전략과 꿈을 갖고 전진해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어항에서 안주하며 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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