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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4월 23일] 선교사 알렌


운산 금광, 경인철도, 한성(서울) 전기ㆍ전철 공사. 구한말 최고의 이권사업 목록이다. 사업권자는 하나같이 미국인. 노른자위 사업을 왜 미국이 독점했을까. 호레이스 알렌(Horace N. Allen)에게 답이 있다. 알렌은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근대적 병원인 제중원 설립에도 관여한 인물이다. 1858년 4월23일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종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라나 의과대학을 마친 25세 알렌의 선택은 중국 선교. 첫 부임지인 중국에서 그의 평판은 좋지 않았다. 다른 선교사와 싸워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다. 중국에 적응하지 못해 조선 포교를 자원한 알렌의 제물포 도착은 1884년 9월. 알렌의 일기에 한국인은 ‘말할 수 없이 게으르고 더럽지만 좋은 사람들’로 그려져 있다. 선교사의 입국을 꺼리던 조선정부의 정책 때문에 미국공사관 의사로 신분을 숨겼던 알렌은 입국 3개월 만에 고종의 총애를 얻는 기회를 잡았다. 갑신정변 당시 7군데에 칼을 맞은 명성왕후의 조카 민영익을 살려냈기 때문. 어의(御醫)로 발탁되고 당상관(고급 관료) 품계까지 받았다. 고종이 하사한 알렌의 저택에는 조정의 신료는 물론 일본인과 대원군까지 드나들었다. 알렌의 표현대로라면 ‘머리가 좀 모자라는 국왕’ 고종은 미국을 끝없이 믿었다. 아관파천을 끝내고 환궁한 뒤에도 미국 공사관 근처에서 기거하고 미국 해병대에게 경호를 부탁할 정도였다. 이권이 자연스레 미국에 넘어갈 수밖에. 알렌은 재산을 불리고 미국공사관 대리공사까지 올랐지만 1905년 3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해임돼 고향으로 돌아가 의사로 지내다 1932년 12월,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한때 이땅을 주름잡았던 알렌은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복음의 전파자이자 이권 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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