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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막장으로 치닫는 정치 테마주

국내 증시를 배경으로 한 한 편의 막장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주연은 올 12월 대선에 출마할 예비 후보들을 등에 업고 '묻지마' 급등세를 연출하는 정치 테마주로 개인 투자자들도 대거 출연해 불나방 같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또 일부 유사 투자자문회사가 수백 퍼센트(%)의 수익률로 유혹하는 등 적극 투자를 권하며 감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부 종목의 주가가 예비 대선주자와 학연 등으로 묶였다는 이유만으로 치솟고 개미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로 상승 추세를 돕는다는 게 지금까지의 얘기다. 결말도 예측 가능하다. 이들 정치 테마종목은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은 등 별다른 상승 요인이 없어 다시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가고 결국 일확천금을 노렸던 개미 투자자들만 손실이라는 구렁텅이로 떨어진다.

문제는 이렇듯 줄거리나 결말이 뻔한 정치 테마종목이란 막장 드라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수익을 꿈꾸며 즐기던 드라마는 점차 비극을 예고하지만 여기서 헤어나오는 이는 많지 않다.

불륜과 억지 설정이 난무하는 TV 속 막장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왜 저런 걸 보냐"고 말하면서도 꾸준히 시청한다. 이성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헛된 감성이 시청을 종용하는 것이다. 현재 기승을 부리는 정치 테마종목 열기도 마찬가지로 이성보다는 헛된 욕망이 투자자들을 조정하고 있다.



이 둘은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결론은 전혀 다르다. TV 내 막장 드라마는 보고 나면 허탈함이 남는다. 시청자로서는 별반 잃을 게 없다. 하지만 투자는 엄청난 손실이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금융당국이 감독 강화를 외치며 정치 테마종목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감독 강화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투자자들의 비(非)이성적 투자가 정치 테마주가 치솟는 이면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그만큼 투자자 스스로의 이성적 판단만이 예정된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이제는 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이라는 허황된 꿈이 아닌 '정도 투자'라는 이성을 따를 때가 아닐까. 선택은 투자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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