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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갈 길 바쁜 한국미술의 세계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를 양성하고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K-아트'부흥 프로젝트도 구체화해야 합니다."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강남대 교수)의 탄식이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미술품 가격 분석업체인 아트프라이스(artprice)가 발표한 지난 2011년 미술경매 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총액은 110억5,000만달러. 세계적인 불황과 유럽발 금융위기를 탓하는 악재가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술시장은 전년도보다 21%나 성장했다. 금융위기가 온 후 미술시장이 위축됐지만 불황이 이어지면서 매물로 내놓는 작품이 많아지는 동시에 '안전자산'으로서 검증된 미술품에 대한 구매가 늘면서 오히려 거래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성장세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8.4% 포인트 상승한 41.4%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선두자리를 굳혔다. 전통적인 문화강국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2위인 미국도 약 18% 포인트의 격차로 따돌렸다.



미술시장의 중심축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로 기울었음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낙찰된 작품의 약 12%가 10만~100만달러 사이의 가격대였다. 반면에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이 같은 고가의 낙찰작품이 2.2%에 불과했다. 막강한 '차이나파워'는 파블로 피카소마저 끌어내렸다. 지난해 낙찰총액으로 따진 작가 순위에서 1위는 중국의 근대화가 장다치엔, 2위 역시 중국 근대화가 치바이스가 차지했다. 톱10에는 쉬베이홍, 우관중 등 중국 작가가 6명이나 포함됐다. 반면 한국 작가는 500위 안에 작고한 김환기(219위)와 구겐하임 특별전으로 힘을 얻은 이우환(246위) 만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미술계가 각성해야 할 때다. 서 교수의 지적대로 한국 미술도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작가들은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부족한 것은 미술관과 미술시장의 인프라 구축이다. 미술관이 미술계의 큰 흐름을 설정해주고 화랑과 경매회사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작가를 지원, 육성해야 한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등 아트페어의 국제화 프로젝트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의 지원책이나 세제 혜택안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과 개인들도 미술과 미술품 소비의 가치를 깨닫고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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