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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3월 26일]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 가져야

손영진(한국야쿠르트 인재개발팀 차장)

최근 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보금자리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도배를 하고 장판을 새로 교체하는 일이 주요 활동이었다. 협회에서 한국야쿠르트의 후원을 받아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후 거의 8년 만에 보수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일을 마치고 난 후 예쁘게 단장된 보금자리를 보면서 병마와 싸우며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환우들과 어머니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이라 꽤 피곤했지만 뿌듯함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했다. 사랑의 보금자리는 지방에 있는 백혈병 어린이들이 통원치료를 받으러 올라와 있는 동안 이용하는 곳이다. 보금자리가 생기기 전에는 주로 여관방을 이용했는데 우선 먹을거리가 가장 문제였고 둘째는 열악한 위생상태가 환우들에게 늘 걱정이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거처를 옮겨 다니면서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는 게 현실이다. 보금자리가 생기면서 잠시 다녀가는 곳이지만 자신들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32평의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치료를 받아야 할 환우들이 많이 모일 때면 여덟가족이 모여 식사를 준비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힘을 얻어 돌아가는 실질적인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병마와 싸우는 힘겨움에 버금가는 고민이 있다. 주위 이웃들의 시선이 늘 부담이라는 것이다. 환우들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조금이라도 이상해지면 먼저 고개를 숙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통행이 뜸한 시간을 찾아 숨어다니며 보금자리를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이웃들은 환우들에게 따뜻한 미소와 격려의 말을 건넨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집값을 걱정하며 보금자리의 존재 자체를 못마땅해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변에는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봉사활동을 하는 봉사자들이 있다. 이제 봉사활동은 선택이 아닌 삶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에 반해 자기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여러 가지 핑계로 상처를 보태는 경우도 있다. 이제 우리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자. 비록 집값이 당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이웃과 함께 호흡하면서 올바르게 성장한다면 훨씬 값진 투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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