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를 지난 2~4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악마의 수괴(grand chief of devils)'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오바마가 중미 국가들을 돌며 건방지고 무례한 말들을 쏟아내고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해치도록 우파 파시스트들에게 명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또 "하지만 우리는 평화와 민주주의ㆍ제도ㆍ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여기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오바마와 같은 악마의 수괴는 물론 어떤 자들도 참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이 격앙된 반응은 오바마 대통령이 3일 코스트리카 순방 중 미국의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달 14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합법적 선거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몫"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의 접근법은 베네수엘라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의회의 자유라는 원칙이 준수됐는지 여부인데 선거 이후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전세계는 이 나라 전역에서 발생한 폭력과 항의, 야당 탄압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대선에서 고(故)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좌파 집권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지만 초박빙 개표 결과와 맞물려 야권의 큰 반발을 부르며 승패 논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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