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에 볼 만한 책으로 서가를 채우고 바닥에 온돌을 깔았더니 주민들의 이용이 두 배로 늘더군요. 공익적 가치가 큰 도서관의 수익 모델 개발은 쉽지 않지만 사회적기업으로서 '작은도서관' 컨설팅, 운영자 교육 등 다양한 사업으로 재단의 수익 모델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SK그룹의 사회공헌재단인 행복나눔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ㆍ경기도의 후원으로 지난해 5월 출범한 행복한도서관재단의 이우정(51ㆍ사진) 상임이사는 지난 1년4개월여를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출범한 재단의 설립 목적 중 하나는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 지원사업. 아파트단지 내 작은도서관은 지난 2006년 개정된 건축법을 근거로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의 의무시설 중 하나다. 허가 기준은 33㎡ 이상의 면적에 책 1,000권과 6개의 좌석을 갖추면 된다. 문화부는 이를 근거로 8월 작은도서관활성화진흥법과 시행령 시행에 들어갔다. 작은도서관은 주민 밀착형 생활문화공간으로 지역에 상관없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재단은 그동안 군포 휴먼시아아파트, 마포성산 임대아파트 등 두 곳을 맡아 건설사의 지원으로 장서(藏書)를 추가하고 도서관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시설을 보완했다. 문화부ㆍ경기도의 작은도서관 활성화사업을 위탁 받아 도서관 운영자 교육, 독서 프로그램 개발ㆍ보급 등도 진행했다.
이 이사는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은 허가를 받기 위한 시설이다 보니 운영자는 고사하고 서가도 없이 책만 쌓아놓고 방치하는 곳이 많다"며 "건설사들이 우리 같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아 제대로 운영한다면 단지 안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주민들의 주거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문화부의 작은도서관진흥법 및 시행령 발효로 작은도서관이 늘고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커지면 재단의 사업도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단 살림살이는 SK그룹이 지원한 출자금 15억원을 종잣돈 삼아 꾸려가고 있다. 그는 "재무ㆍ관리ㆍ홍보 등 사회적기업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SK그룹의 지원이 재단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말이 있듯이 SK그룹의 도서관 지원사업은 대기업의 일회성 사회공헌 차원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또 "미국 공공도서관의 역사는 '철강왕 카네기'에 의해 이뤄졌다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도서관에 대한 미국 기업의 기부문화는 보편화됐다"며 "우리 기업들도 도서관에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987년 대구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이 이사는 15년간 인하대 도서관 사서로 근무했으며 출판인회의 사무국장, 동대문정보화도서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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