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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진 가계살림에 차담보대출 급증

동부화재, 5개월 만에 8배 늘어

직장인 이동건(가명)씨는 최근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서 보내온 메일이었다. 대출 안내문이었는데 담보는 자동차, 연 금리는 6~12%였다. 마침 급전이 필요했던 이씨는 출고된 지 2년 된 차를 맡기고 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금리는 9.5%였다.

통상적으로 담보물건 중 우선순위로 평가 받는 것이 주택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면 신용대출로 내려간다. 보험사라면 약관대출이 다음 순서다. 자동차를 담보물건으로 잡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자동차담보대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가 지난해 8월 첫 출시한 '프로미 자동차담보대출' 실적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상품 출시 첫 달인 8월까지만 해도 대출실적이 2억2,300만원에 불과했지만 두 달 만에 1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12월에는 17억원까지 늘었다. 불과 5개월 만에 8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보험사도 적잖이 놀란 눈치다. 현재 보험사 중 자동차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곳은 동부화재가 유일하다. 2000년대 초반 일부 손보사들이 자동차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했지만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판매가 중단됐다. 동부화재는 저금리에 대응하고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자동차담보대출을 재개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이 대출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라기보다 급전이 필요한 자동차보험가입자들의 편의를 위해 기획됐다"며 "보험사 전체로 보면 규모가 미미하지만 자동차담보대출 이용계층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그만큼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통상 보험사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약관대출을 이용한다. 자동차담보대출은 이마저도 안될 때 찾는 상품이다. 당연히 금리는 더 높다. 이 상품의 경우 신용등급 별로 최저 6%에서 최고 12%까지 차등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4%대에 형성돼 있고 약관대출 금리는 공시이율을 제외할 경우 금리가 1.5%선이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값비싼 외제차를 제외한다면 자동차를 담보로 맡기고 빌릴 수 있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소득수준이 낮은 고객들이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용실적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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