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석림빈씨와 선원 1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가라앉은 배에서는 기름이 일부 유출돼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포항 해양경찰서는 16일 "사고 선박과 인근 바다에서 중국인 선원 8명을 구조하고 9명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밤새 강풍과 높은 파고 때문에 사고 선박에 접근하지 못하다가 날이 밝자 선박 꼭대기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있던 선원 7명을 헬기로 구조했다.
또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던 1명을 구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신 9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당초 사고 선박에는 베트남인 1명, 중국인 18명 등 모두 19명이 타고 있었다.
구조된 선원들은 현재 포항 기독병원과 선린병원 등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국적의 선원 씨에하이핑(38)씨는 "갑판 밑에서 기계를 담당하고 있는데 선장이 빨리 갑판으로 올라오라고 방송해 올라가 보니 배가 가라앉고 있었다"면서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타려고 했지만 파도가 높고 보트가 바다에 떨어져 결국 타지 못했고 밤새 닻을 내리려고 애쓰다가 결국 날이 밝았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인 선원은 "갑판 위로 올라온 선원들 가운데 미처 선수 쪽으로 가지 못한 10여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경은 이날 사고대책본부를 차리고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에 나섰다.
또 실종된 2명을 찾기 위해 경비함정 13척, 항공기 3대, 구조대와 경찰 등을 동원해 주변 해역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숨진 선원들에 대해서는 대사관과 협의해 사후 문제를 처리할 방침이다.
해경은 사고 선박 안에 있던 벙커C유 106t, 경유 26t 등 130여t의 기름이 누출돼 확산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초반에 기름이 일부 흘러나왔지만 지금은 더이상 누출되지 않아 기름탱크가 파손되지는 않은 것 같다"며 "흘러나온 기름에 대해서는 해안가에서 흡착포를 이용해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과 방제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고 선박에 대한 예인 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께 포항시 영일만항 북방파제 북동쪽 900여m 해상에서 정박 중이던 파나마 국적 화물선의 닻이 해저에 고정되지 않아 끌리면서 발생했다.
사고 선박은 파도에 밀려 북방파제 끝단에서 방파제에 부딪히며 좌초해 수심 14m의 바다에 몸체 대부분이 잠겼다.
이 화물선은 지난 2일 코일 5,000여t을 싣고 평택항을 출발해 이틀 뒤 포항 영일만항에 도착, 하역작업을 모두 마치고 정박 중이었다.
사고 직후 해경은 경비정, 항공기 등을 투입했으나 20~40m/s의 바람과 6~8m의 파고로 구조·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동해 전 해상에는 지난 15일부터 풍랑경보가 발효 중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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