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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휴대폰 스팸에서 해방되려면

이성옥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장>

옵트인(Opt-in)제도의 시행과 더불어 급감했던 휴대전화 스팸이 최근 다양한 전송방식을 통해 다시 국민들의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불법스팸대응센터로 접수되는 휴대전화 스팸 관련 신고건수의 경우 특별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광고에 발송자에 대한 정보 없이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도록 하는 URL SMS나 부재중 전화번호를 남긴 후 상대방이 이에 회신할 경우 ARS를 통해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 등이 광고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전화스팸은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지만 옵트인제도 도입 이후에 그 비중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불법 휴대전화 스팸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은 옵트인제도의 시행을 앞둔 지난 2004년 말과 2005년 초에 극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이동통신 3사에 지난 한해 접수된 불법 휴대전화 스팸 신고건수는 87만건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통신부는 문자메시지ㆍ음성전화 등 유형에 관계없이 전화라는 통신수단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광고를 수신자의 사전동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발송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전화광고에 대한 옵트인제도의 도입이었다. 올 3월31일부터 실시된 옵트인제도의 효과는 대단했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2004년 12월 당시 1.7통이던 일평균 휴대폰 스팸 수신량이 올 5월에는 0.62통으로 무려 64%나 감소했으며 불법스팸대응센터나 이통사에 접수되는 휴대전화 스팸 관련 민원건수 역시 제도 시행 이후 80% 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3,600만 휴대폰 이용자들이 스팸으로 인해 겪는 스트레스를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무척 성공적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옵트인제도 시행 이후 불법 스팸에 대한 정부의 집중단속과 이통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060 차단서비스 등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스팸 발송기술이 개발되면서 전화스팸의 유형은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 060 등 특수번호가 아닌 일반 전화에서 전송되는 스팸, 대출, 부동산 등에 대한 광고전화 및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해 전송되는 스팸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발신자표시 서비스를 이용한 방법까지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인터넷전화가 스팸 발송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옵트인제도의 도입을 통해 전화스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광고의 유형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옵트인제도의 시행으로 스팸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SMSㆍ음성통화 등을 불문하고 불법으로 광고를 하면 처벌된다는 인식을 사업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전동의 없이 광고할 경우 스팸의 전송매체, 발송번호, 발송에 이용되는 망의 종류 등과 관계없이 발송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옵트인제도가 도입된 이상 스팸 발송기법이 아무리 다양해진다 하더라도 불법 스팸 발송자를 찾아 처벌할 수만 있다면 스팸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정통부에서는 올해 말까지 스팸트랩(Trap)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스팸트랩 시스템이란 다수의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해당 전화번호로 발송되는 모든 메시지ㆍ통화 등을 기록,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스팸트랩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화스팸의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화스팸 발송행위에 대한 일반의 경각심을 높임으로써 스팸을 크게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기술적 해결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들의 의식전환에 따른 신고정신이다. 광고행위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불법으로 광고를 한 업자를 처벌함으로써 경각심을 제고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스팸을 수신했을 경우 불법스팸대응센터(www.spamcop.or.kr, 02-1336)로 신고해 스팸 발송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스팸트랩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국민들의 의식이 제고돼 불법 스팸이 발붙일 수 없는 기술적ㆍ사회적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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