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스타트업이 일으킨 유통혁명] <2회> 헬로네이처

■ 유통비용 거품 뺀 신선 먹거리… 직거래 시스템으로 산지 시세 바로 반영<br>중소규모 농가와 직접 계약… 주문 즉시 수확 1~2일후 배달<br>품질위원회 구성 검증 뒤 판매… 생산지 표지제로 신뢰도 높여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가 제주도의 당근 생산농가에서 농민들과 함께 수확한 당근을 맛보고 있다. /사진제공=헬로네이처

온라인 친환경 농축산물 커머스인 헬로네이처에서 현재 판매하는 유기농 쌈채소는 1㎏ 기준 1만3,900원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똑같은 제품이 1만8,000~2만원선에 팔리는 것에 비하면 약 30% 싼 셈이다. 하지만 헬로네이처와 거래하는 농가들 이윤은 약 15% 이상 더 많다. 직거래 시스템으로 유통단계를 대폭 줄인 데다 산지 시세를 바로 반영,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헬로네이처'는 '더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 왜 소비자들이 덜 신선한 농축산물을 먹어야 하는지', '같은 값을(혹은 더욱 저렴한 비용을) 치르고도 더 맛있는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데 대형마트 MD(상품기획자)가 선별해주는 덜 맛있는 제품만을 먹어야 하는지' 두 가지 의문에서 출발했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평균 비용은 소비자가의 44%(2009년 농산물유통실태조사). 이를 감안하면 누구나 직거래로 먹거리를 구입하는 것이 맞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불편함을 줄이는 대가로 유통비용을 지불한다.

특히 신선식품은 믿고 살 수 있는 생산자나 판매자가 아니라면 선뜻 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물론 대형마트들이 대형 농가와 계약해 직매입에 나서며 가격 거품을 줄이고 있다. 거렇다 해도 이 역시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마트의 특성상 소규모 농가의 명품 먹거리를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게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의 생각이다.

가격 못지 않게 헬로네이처가 강점으로 꼽는 분야는 맛이다. 대량 구매가 불가피한 대형 유통사들의 경우 대단위 생산자와 계약을 맺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헬로네이처의 경우 중소규모 생산자여도 맛과 품질이 뛰어나면 얼마든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현재 헬로네이처는 전국 각지의 250여명의 생산자와 계약을 맺고 있다.

사업 초기만 해도 생산자들은 좋은 먹거리를 팔 수 있게 해달라는 박 대표를 문전박대하기 일쑤였다. 이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찾아와 함께 농사 짓고 김장까지 담그는 박 대표의 노력에 한두 명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몇 달간 전국 각지를 다니며 농민들과 동고동락한 덕분에 적어도 4월에는 어느 마을의 양파가 가장 맛있는지, 대저 토마토를 가장 맛있게 생산하는 농민이 누구인지 정도는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고객들로 구성된 품질위원회에서 별 3개(만점 별 5개) 이하의 점수를 받은 제품은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 전문 MD가 상품을 발굴해 오면 품질위원회에서 판매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각 상품 페이지에는 생산자가 직접 쓴 편지글과 가장 맛있게 먹는 요령부터 모양과 맛, 배송상태, 신선도 등에 대한 품질위원들의 솔직한 평가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



모든 제품에는 생산자의 이름을 붙여 신뢰도를 높이고 동시에 농민들 스스로 품질을 높이며 브랜드 인지도를 키울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미 '이규수님의 성산 넘버원메론' '안필순님의 잘익은 유기농 방울토마토' '이귀남 아주머니의 17가지 건강 잡곡' 등의 제품이 베스트셀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회사 철학은 '생산자와 판매자, 소비자'의 윈윈이다. 최근 산지 시세가 떨어지면서 헬로네이처는 쌈채소 가격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농수산물의 소비자가가 천정부지로 올라도 산지 농가에 더 많은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산지가격이 떨어져도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헬로네이처는 바로 바로 산지 시세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신선도 역시 기존 유통채널이 따라잡기 힘들다. 대형마트의 경우 보통 수확 후 평균 5일 후부터 고객들에게 판매되지만 헬로네이처의 경우 주문이 들어오면 수확해 다음날 배송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모든 제품이 주문 후 1~2일만에 집까지 배달되는 것.

박 대표는 "발품을 팔아 전국 250개 농가와 계약을 맺었고 같은 야채나 과일을 팔더라도 가장 맛있는 농가의 제품을 선별해 팔고 있다"며 "마트에서는 수확 후 평균 5일이 지난 방울토마토를 더 비싼 가격에 사 먹지만 헬로네이처 고객들은 주문 직후 바로 따서 다음날 배송한 방울토마토를 더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