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일본을 잇는 뱃길 승객을 놓고 여객선사 사이에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항공사와 기존 업체들이 각축을 벌여온 부산~일본 여객 노선에 최근 신규 업체들도 대거 취항에 나서면서 각 업체간 피 말리는 승객유치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한류 붐에다 엔고 현상 등으로 해마다 부산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수가 급증하고 있고 일본 내 값싼 여행상품도 잇달아 개발되면서 일본 관광에 나서는 한국인수도 증가 일로에 있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 여객선사는 물론이고 신규 취항 여객선사들도 부산~일본 노선에 국제여객선을 집중하는 등 사활을 건 승객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견 해운선사인 폴라리스쉬핑㈜ 자회사인 하모니크루즈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2만6,000톤급 크루즈 선박인 클럽하모니호를 인수, 부산~큐슈, 부산~오사카 등 2개 노선에 지난달 중순 신규 취항했다.
클럽하모니호는 모두 383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고 승선 정원은 1,300명으로 한~일 노선 여객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부산~큐슈 노선에는 앞서 대아고속해운이 올 초 쾌속선 드림호를 투입했다. 또 부산~쓰시마(대마도)노선에도 올 초 대아고속해운이 '오션플라워호'를 신규 취항시키는 등 각 노선에 대한 여객선사들의 신규 취항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큐슈 노선은 후쿠오카행의 경우 ㈜미래고속과 ㈜JR큐슈고속 측이 쾌속선 코비호와 비틀호를 이미 각각 3척과 4척을 투입해 운항중이며 고려훼리도 대형 여객선 뉴카멜리아호를, 시모노세키에는 (주)부관훼리가 두 척의 배를 수십년 전부터 운항중이다. 부산~오사카 노선은 ㈜팬스타라인닷컴이 팬스타드림호를 운항하고 있고 부산~쓰시마 노선은 미래고속과 JR큐슈고속 등이 쾌속선을 이미 운항중이다.
여객선사들은 이처럼 과당경쟁이 불을 붙자 요금인하로 승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쓰시마 노선의 왕복 운임은 예전의 절반 수준인 8만~9만원으로 떨어졌다. 종전 왕복요금은 15만~17만원이었다. 3개사의 출혈 경쟁으로 여행사 단체 운임은 3만~5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부산~규슈(후쿠오카)노선도 대아고속해운이 3월 말까지 주중 6만9,000원, 주말 9만2,000원의 특가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노선 정상가는 23만원이다. 기존 업체들도 여기에 맞서 각종 할인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클럽하모니호도 이달부터 부산~일본 4박5일 크루즈 여행상품을 49만원대의 초특가에 판매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여객선사들의 과당 경쟁이 업체 부실과 운항중단 등의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초 부산~큐슈 노선에 신규 취항했던 그랜드훼리의 대형 여객선 세코마루호가 취항 1년여 만에 적자 누적으로 운항을 중단한 사례를 업체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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