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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숫자놀음 돼선 안될 국가재정계획

새 정부가 5년 단위의 나라살림 청사진인 국가재정운용계획(2013~2017년) 수립에 착수했다. 국가재정계획은 실로 막중한 정책과제다. 중장기적 재정운용 전략과 재원배분 원칙인 동시에 당해 년도 예산편성의 지침이기도 하다. 세금 징수 규모와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도 담긴다. 새 정부가 첫 번째로 짜는 것인 만큼 이번 계획의 중요성은 여느 해와 비할 바가 못 된다.

불행히도 새 정부가 처한 나라살림 여건은 역대 어느 정부 보다 불리하다. 저성장이 고착할 조짐을 보이는데다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복지지출까지 더해졌다. 경기둔화로 세금마저 덜 걷히면서 지난해 세계잉여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여유 돈 마저 없어졌다. 저성장 추세 속에서 복지 지출 증가가 굳어진다면 재정 건전성이 급속히 훼손되는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 대선공약을 반영하지 않아도 5년간 해마다 20조원씩 재정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국회보고서도 있다.

2004년 도입된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기본적으로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도록 하는 재정 건전성 보강 장치다. 문제는 해마다 수정하면서 당초 계획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관리 같은 재정건전성 목표는 있으나 마나 한 숫자놀음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전 정부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사정은 딴 판이다. 흑자재정 전환은 고사하고 해마다 20조원 안팎의 재정적자를 봤다. 그나마 균형재정을 목표로 삼았다던 전 정부의 실적이 이럴 진대 공약 이행을 위해 13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게 현 정부이니 어떻게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지 걱정부터 앞선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12일 예정된 국가재정운용계획 첫 회의에서는 ‘건전재정기조 유지’라는 원론만 확인된다고 한다. 정책당국자들의 답답한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방향이라도 제시되어야 한다. 과연 지금 같은 저성장 기조 아래 복지공약 이행에 집착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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