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대체로 3200선 아래에서 횡보를 이어간 가운데 이번주 시장 참여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데드라인(8월 1일) 이전 합의가 타결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5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7.98포인트(0.25%) 오른 3196.05로 한주 거래를 마쳤다. 단기간 급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묻어나오는 가운데 한미 무역협상 경과를 지켜보자는 관망 심리가 강해졌던 결과로 해석됐다.
이번주 코스피는 국내외 변수를 주시하는 흐름 속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8월 1일 관세 부과일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협상 후 안도 랠리를 대비한 관세 피해주 트레이딩도 관심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이슈에 더해 세법개정안 초안 공개 과정에서도 변동성이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관망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세제 개편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당 내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이견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련 결과를 지켜본 뒤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란 조언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가 많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이 지속 중이며 현지시간 2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관련 결정이 이뤄진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미국 고용과 개인소비지표(PCE) 등 지표도 다수 발표될 예정이어서 한미 협상 결과와 더불어 증시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한편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는 한미 재무 통상 협상이 난기류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며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이달 25일로 예정됐던 한미 재무·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돌연 취소된 바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과거 외부변수가 발생할 때마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것과 달리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증시에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로 불리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거센 상황이다. 여기에 관세 협상 관련 불확실성까지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5월부터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는 외국인은 지난주(21~25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2009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는 한화오션(2963억 원), 현대차(2384억 원), 기아(1971억 원), 삼성전자(1673억 원), 한화엔진(1253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관도 1158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2조6908억 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방향성이 갈피를 못잡는 상황 속 종목 장세가 진행되는 기류도 엿보였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시 수혜주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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