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가 빈라덴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복수를 천명하자 국제 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라크 등지에서는 이미 알카에다의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이 터졌으며 미국, 유럽 등 알카에다가 복수의 대상으로 지목한 국가들은 테러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지난 6일 성전주의자들의 인터넷 포럼에 게시한 성명에서 무슬림들을 향해 “빈라덴의 피는 결코 헛되지 않고 매우 갚진 것”이라며 미국에 대항해 일어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알카에다는 파키스탄 무슬림들에게 “파키스탄 내에서 부패를 퍼뜨리고 있는 미국인들을 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알카에다가 복수를 다짐한 바로 다음 날 이라크 동부 디?U라주 바쿠바에서 무장 괴한들이 환전소를 급습, 5명을 살해하고 차량폭탄으로 7명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사건 발생지역이 이슬람 무장 세력의 주요 활동 무대라는 점을 들어 알카에다의 테러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라크에는 여전히 알카에다가 활동하고 있다”며 알카에다가 이라크 내에서 복수 차원의 테러를 계획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7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시에서는 주지사 관사 시설과 정보당국 시설과 경찰 검문소 등 시내 곳곳의 관공서가 6차례의 자살폭탄 공격을 포함한 무장세력의 일제 공격을 받았다. 알카에다의 복수 천명 이후 이슬람 국가 내에서 빈라덴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레바논의 급진주의 성직자 오마르 바크리는 “레바논과 유럽, 캐나다, 특히 영국에 있는 추종자들이 빈라덴의 죽음 애도해야 한다”며 “미국 대사관 앞에서 빈라덴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집트에서는 빈라덴 추종자들이 카이로 미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이다 군인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들의 손에는 ‘미국과 이슬라엘이 저지른 범죄를 잊지 않을 것’이라는 배너가 들려 있었다. 소말리아, 팔레스타인 등지에서도 성전을 다짐하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알카에다의) 잠재적 활동 가능성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미 국토안보부 장관도 “알카에다와 그 지부, 그들의 이념을 추종하는 자들이 서방에 대한 공격에 집중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경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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