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가 곤두박질친 내수시장에서 수입차는 훨훨 날았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수입차업계는 새해 들어서도 질주를 이어가 역대 1월 판매량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입차 브랜드는 국산차 판매량이 1월 전월 대비 25%나 급감한 데 반해 20%나 증가하며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 1월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지난해 12월(7,879대)에 비해 19.8% 늘어난 9,441대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수입차 판매실적이 집계된 후 1월 등록 대수로는 사상 최대치다. 종전 기록인 지난해 1월 8,659대보다 782대나 많은 판매량이다.
더욱이 국내 완성차 5사(현대ㆍ기아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의 1월 내수 판매량(9만6,448대)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25.5%나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내수시장의 소비위축 바람이 거세지만 수입차시장만은 무풍지대에 있다는 얘기다.
질주의 핵심동력은 역시 유럽차였다. 브랜드별로 지난해 1위를 기록한 BMW가 2,347대로 여전히 가장 많았고 메르세데스벤츠가 1,330대로 2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아우디가 1,148대로 폭스바겐(1,119대)을 제치고 3위에 오르는 등 독일차의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다 그동안 유럽 브랜드의 득세 속에 주춤했던 일본과 미국의 수입차업체도 신차효과를 앞세워 연초부터 대공세에 나섰다. 한국토요타는 주력 모델인 뉴 캠리를 앞세워 총 520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7%나 증가한 수치다. 뉴 캠리는 18일 출시됐음에도 433대나 팔려 BMW의 520d(753대)와 528(583대)에 이어 월간판매 3위를 기록했다. 뉴 캠리는 지난달 말 기준 계약 대수가 1,500대를 넘는 등 당초 목표했던 월 500대, 연간 6,000대의 판매목표를 넘어 최다 판매 수입차에 오를 기세다.
지난해 고전했던 혼다도 지난해 말 출시한 CR-V가 181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10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총 353대로 부활의 조짐을 알리고 있다.
미국차 중에는 크라이슬러의 약진이 눈에 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1월에 총 368대를 팔아 전달 대비 48%, 전년 동월 대비 43% 성장하며 1월 판매량으로는 2008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1월에 신차가 출시된 뉴 300C(125대)와 그랜드 체로키(94대)가 각각 전달에 비해 279%, 40% 성장하며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신차 투입과 대기물량 해소로 1월 수입차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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