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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홀!] 해남 파인비치 골프장 비치코스 6번홀

그린 품은 바다 땅끝 향해 티샷

해안선 활용한 코스 비경… 골프 CF 단골 배경으로

샷 바다에 빠지기 일쑤지만 쾌감은 볼 값에 비교 안돼

여름철 시원한 라운드·휴가 두토끼 즐기기 안성맞춤



400곳을 훌쩍 넘은 국내 골프장은 무한경쟁 시대를 맞았다. 차별화하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다.

'튀는' 골프장 마케팅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다'다. 멀리 바다가 보이는 종전의 '시뷰' 코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바다와 접한 본격 '시사이드' 코스가속속 선보이고 있다. 영업환경이 악화된 골프장업계가 들으면 발끈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차별화 경쟁 속에 골퍼들은 오감이 즐거운 호사를 누리게 됐다.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는 천혜의 비경을 제대로 담아 '경쟁이 없었다면 골프장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두륜산 줄기가 남으로 뻗어내리다 땅끝에 이르러 바다로 돌출한 곶과 들쭉날쭉한 해안선을 그대로 활용해 배치한 코스는 어떻게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파인과 비치 2개 코스 등 18홀로 조성된 이곳에서는 13개 홀에서 바다를 보면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코스 이름에서 보이듯 비치 코스가 주로 바다와 면해 있는데 특히 6번홀(파3·215m)은 압권이다. 몇 차례 프로골프대회에서 주목받고 골프 관련 CF의 단골 배경으로 등장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날려야 한다는 점에서 바다 절벽을 건너 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포인트를 연상하게 한다.

곶 지형을 활용한 설계자의 지혜가 번뜩인다. 땅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그린이다. 골프와 자연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곶이 'C'자 형태로 약간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어 마치 섬을 향해 샷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을 받치고 있는 바닷가 바위와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호쾌한 샷에 대한 의욕을 자극하나 공략은 만만하지 않다. 짧으면 바다로 직행하기 때문에 넉넉한 클럽 선택이 필수다. 앞바람이 불 때면 드라이버를 잡고도 볼을 바다에 빠뜨리기 일쑤지만 쾌감만큼은 볼 값과 비교할 수 없다. '실리'를 원한다면 핀을 직접 노리기보다 그린 왼쪽 벙커를 겨냥해 치는 게 좋다.



이어지는 비치 코스 7번홀(파4) 역시 바다를 가로질러야 한다. 왼쪽으로 칠수록 물을 건너는 거리가 짧아 안전한 반면 그린까지 180m 이상이 남는다. 오른쪽으로 티샷을 감행해 성공하면 100m 안팎의 짧은 세컨드 샷으로 버디를 노릴 수 있다.

대다수 홀이 도전에 대해 확실한 보상과 징벌을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 방심하다가는 더블보기 이상이 쉽게 나온다는 말이다. 비슷한 홀이 거의 없이 홀마다 인상적이라는 것도 코스의 강점이다.

코스 밖에서는 남도 음식이 매력적이다. 서해의 석양을 바라보며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는 경험은 다른 곳에서 쉽게 해볼 수 없다. 땅끝의 햅쌀과 붉은 황토에서 재배한 호박고구마 등 모든 음식이 지역 특산품이다.

시원한 골프와 휴가를 겸한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마침 파인비치는 여름철 '힐링 패키지'를 마련했다. 라운드와 클럽하우스 내 골프텔 숙박, 경기 성남~파인비치 셔틀버스를 한데 묶은 상품으로 부담 적은 가격에 심신의 휴식과 재충전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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