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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수출은 생장점이다

오기현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분주한 마음으로 시작한 2004년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곧 2005년의 해가 떠오를 참이다. 올 한해 우리 경제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주요 언론이 선정한 10대 경제뉴스 가운데 내수불황, 청년실업 증가, 원자재가격 급등 같은 어두운 소식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만 봐도 그렇다. 밝은 뉴스라면 수출이 잘됐다는 것 정도다. 다른 뉴스에 파묻혀서 그렇지 사실 수출은 2004년 한국경제를 혼자 지탱했던 ‘1등 공신‘이다. 내수불황의 골이 깊게 패인 가운데 사상 최초로 2,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4.7%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을 견인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수회복의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우려하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세, 원화환율 급락 등으로 하반기 들어 둔화되기 시작한 수출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4.2%로 비교적 높게 제시했지만 동아시아 10개국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인 6.5%에 비해서는 2.3%포인트 낮고 2.3%인 캄보디아를 제외하면 최하위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공업근대화를 이룩하고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이겨냈으며 환란이라는 국가적 재앙마저 극복한 마당에 이 정도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내년 수출도 두자릿수 증가를 유지할 전망이다. 최근 무역협회가 제시한 2005년 수출증가율은 주요 교역국의 성장 약화와 IT경기 둔화, 원화강세 속에서도 10.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 사회의 한정된 자원을 수출에 집중 배분하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국으로 대표되는 후발개도국의 성장세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이들에게 뒷덜미를 잡혀서는 좀처럼 재역전이 쉽지 않고 이는 곧 한국경제가 상당기간 중진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대부분의 식물이 생장점을 통해 성장을 지속하지만 생장점의 세포들이 언제나 활발하게 분열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환경이나 호르몬 작용 같은 내부조건에 의해 휴면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내수불황에 빠진 우리 경제가 성장의 해법을 해외에서 구할 수밖에 없다면 수출이라는 생장점을 적절히 자극하는 것은 그래서 언제나 유효한 처방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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