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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숲에서 행복한 미래를


최근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화두 중 하나가 바로 '힐링(healing)'이다. 정신적 치유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인기 방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베스트셀러 제목에도 반드시 등장한다. 힐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삭막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까닭일 것이다.

최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높은 자살률과 묻지마 범죄 등 심각한 사회적 갈등의 근본 배경에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지는 청소년들, 우울증에 시달리다 삶을 포기하는 연예인들, 늘 스트레스 속에 파묻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 등 현대인 모두가 치유의 대상일 만큼 스트레스와 불안이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해결이 요원할 듯하다. 현대인들이 일상 속에서 휴양과 치유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나는 그 근원적 해답이 숲에 있다고 생각한다.

숲은 휴양ㆍ치유 위한 녹색복지공간

최근의 많은 연구결과들은 숲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연세대 연구팀의 생리변화 측정 실험에 의하면 일상생활에서의 측정치와 비교했을 때 숲 속에 있는 사람에게서는 안정 상태에서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파가 크게 증가되는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 수치와 혈압은 현저히 낮아졌다.

또한 미국 아이다호에서 청소년들을 '아스펜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결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우울ㆍ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가 크게 줄어들었고 공격적인 행동과 성향이 대폭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기 지역의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자존감을 비롯한 정신적ㆍ심리적 문제가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산림청은 자연휴양림과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숲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숲을 국민의 새로운 휴양과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숲 태교 프로그램을 도입해 확대하고 있고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청소년 숲 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다. 국민들이 숲의 맑은 공기와 푸르름을 즐기며 삶의 여유와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숲에서 많은 동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제는 온 국민이 위와 같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숲이 휴식과 치유를 위한 녹색복지공간이 돼야 한다. 그간의 치산녹화(治山綠花)를 통해 지금의 울창하고 푸른 숲을 가지게 됐다면 이제는 숲을 녹색복지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이에 적합한 나무로 수종을 갱신하고 숲을 지속적으로 가꿔나가며 관련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또한 숲을 국민들이 더 자주 찾을 수 있고 일상 속에서 더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민의 90%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 곳곳에 나무를 심고 숲을 더욱 확충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도시 숲 면적은 1인당 평균 7㎡으로 런던 27㎡, 뉴욕 23㎡에 비하면 3분의1에 불과하다. 학교 주변, 자투리 땅 등 아직도 나무를 심을 만한 곳이 많다.

국민들 혜택 누리도록 도시 숲 늘려야

4월5일은 우리가 68번째로 맞이하는 식목일이다. 특히 올해는 국토녹화에 착수한 지 40년을 맞이하는 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그간 나무심기가 황폐화된 국토를 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나무심기는 녹색복지공간으로서의 행복한 삶터를 만들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이번 식목일이 바로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

숲이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잃어버린 웃음을 되찾게끔 하는 삶의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담론을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광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자 한다. 이번 식목일 숲이 있어 행복한 나라, 국민이 행복한 숲을 다시금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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