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땜질식 黨운영 반성해야'

충청권 연대 차원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심대평(사진) 자유선진당 대표가 16일 당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국정 현안에 대한 이회창 총재의 매일매일 촌평에만 안주할 뿐 당의 선명한 노선 또는 정체성과 적극적인 정책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이 총재의 일방 독주식 당 운영을 겨냥,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충청권 연대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이 총재와 심 대표 간 갈등설도 흘러나온다. 심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진당은 (정부) 정책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하고 총재님이 회의 때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당이 지향하고 있는 바를 언급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진당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선진당의 정책이 국민을 위한 정책이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홍보하려는 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땜질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선진당이 '이회창당'으로 비춰지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기존 당내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숨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당내 2인자이자 최근 총리 기용설까지 제기된 심 대표가 당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 자체가 주목할 만한 사안이라는 것. 충청 연대론 등 최근 당내 최대 현안을 놓고 이 총재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심 대표는 최고위원회회의가 끝난 뒤 "이 총재님과 나 사이에 '틈'이 있다는 식의 발언으로 보면 안 된다"며 "선진당이 총재의 발언만 믿고 정책대안을 만드는 등의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